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야당] 특검, 김기춘·조윤선 압수수색…'블랙리스트' 수사

입력 2016-12-26 17:47 수정 2016-12-26 20:0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중인 특별검사팀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오늘(26일) 압수수색 대상엔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자택과 사무실도 포함돼 있는데요. 두 사람의 공통된 혐의, 반정부 성향의 문화계 인사들이 정리된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특검이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실장은 이 외에도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둘러싼 의혹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박영수 특검이 이번 수사에서 김기춘에 대한 수사가 가장 어려울 거라고 예고했던 만큼 수사 초반부터 고삐를 바짝 죄는 모양새입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김기춘을 겨냥한 특검 수사와 함께 속보 상황 짚어 보겠습니다.

[기자]

특별검사팀! '왕 실장' 김기춘을 정면 겨냥했습니다.

아침 7시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수사관들을 보내 평창동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 한 겁니다.

그리고 또 한 명, 조윤선 문체부 장관입니다. 조 장관의 반포동 자택은 물론,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장관 집무실도 포함됐습니다.

또 문체부 예술정책국 등과 산하 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습니다.

[이규철/특별검사보 : (오늘 김기춘 전 실장하고 조윤선 장관 동시에 압수수색하신 건 일단 두 피의자의 공통된 혐의에 대한 수사가 먼저 시작됐다 보면 되는 건가요?) 네, 그렇게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된 혐의' 이쯤 되면 특검의 이번 수사 대상, 감이 오시나요? 바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입니다.

반정부 성향의 문화계 인사 1만여 명의 목록이 정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동안 검찰 수사에서는 손대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입니다.

청와대가 작성하고 문체부가 관리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뤄지자 특검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겁니다.

그동안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은 "블랙리스트는 없다" "모른다"로 일관해 왔습니다.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7일) : 블랙리스트가 김기춘 실장으로부터 시작되어서 그다음에 정무수석을 거쳐서 문화부로 내려왔다는 것이 문화부 전직 공무원의 증언인데 사실입니까?]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7일) : 저희들이 블랙리스트 만든 일 없습니다.]

[조윤선 장관/문화체육관광부 (10월 13일) : 저는 없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리스트는 그 항목별로 인터넷에 들어가면 명단을 다 뽑아서 누구든지 찾아서 볼 수 있는 그런 것이라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인들은 세월호 관련 반정부 시국 선언을 하거나, 대선 등에서 야권 성향의 후보를 지지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찬욱, 김기덕, 이창동 등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감독들과 송강호, 문소리, 김혜수 등 유명 배우들도 포함돼 있는데요. 시크릿 가든 '길라임' 하지원씨도 포함돼있습니다. 소신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이 남자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정우성 : 박근혜, 앞으로 나와!]

시민단체들은 현 정부에 비협조적인 인사들을 정부가 관리하면서 정부 지원 사업 참여를 막았다는 입장입니다.

80년 광주를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쓴 소설가 한강도 최근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소년이 온다'를 낸 순간부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하더라" "5·18이 아직 청산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뼈아픕니다"라고요.

'소년이 온다'를 포함해 근현대사를 소재로 삼은 많은 작품들이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의 우수도서 심사에서 탈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도 김 전 실장을 문체부 공무원들의 사표를 종용한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중이었습니다.

[이창재 차관/법무부 (지난달 30일) :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을 것을 지시하여 직권을 남용한 혐의…]

이와 관련해 유진룡 전 장관은 "김기춘 실장이 공무원 성분검사를 한 후, 김희범 1차관에게 명단을 주며 실·국장들을 자르라고 했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에 반대할 만한 인사들을 사전에 거르는 '정지작업'이었다는 건데요.

특검팀도 최근 유 전 장관을 만나 김 전 실장의 인사 개입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팀은 이같은 직권남용 혐의뿐 아니라 비서실장 재임 동안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알면서도 묵인했을 가능성 등 폭넓은 수사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규철/특별검사보 : (직무유기도 적용이 되나요? 검토가 되어 있나요?) 구체적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왕실장'으로 불리며 핵심 실세로 통했던 김기춘씨에 대한 강제 수사는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박영수 특검은 취임 초 "가장 어려운 부분은 김기춘 전 실장이다"고 평가하기도 했었는데요.

1988년 '5공 비리' 수사 당시 김기춘 검찰총장과 박영수 수사총괄팀으로 만났던 두 사람.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법률 미꾸라지' 김기춘을 옭아맬 준비가 됐을까요.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요. < 특검, 김기춘 압수수색…문화계 블랙리스트 본격 수사 >로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특검, 최순실·김종·정호성 줄소환…뇌물죄·세월호 겨냥 특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평창동 자택 압수수색 사진 제보, 위증 제압…맹탕 청문회 시민들이 살렸다 압수수색 문체부 뒤숭숭…장관 일정 취소·직원들 어수선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