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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또 봐도…'무능했던' 청와대의 7시간 대응

입력 2016-12-14 21:56 수정 2016-12-14 23:12

대통령 소재 파악 못해…본관·관저에 서면보고
세월호 보고 요구했다는 지적에 "안보 상황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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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소재 파악 못해…본관·관저에 서면보고
세월호 보고 요구했다는 지적에 "안보 상황보고"

[앵커]

김장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청문회에 나와 세월호 참사 당일의 청와대 대응에 대해 증언을 했는데요. 김 전 실장이 보여준 것은 당시 이른바 골든타임에서의 청와대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돌아가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취재기자와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정치부 허진 기자입니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표류를 하기 시작한 시점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쯤으로 대개 봅니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상황이 전파되기 시작한 시간이 30분이 더 지나서 아닙니까?

[기자]

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문자 메시지로 청와대 수석들에게 상황을 전파한 시간이 오전 9시 24분입니다.

문제는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이 문자가 가지 않았다는 건데요.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은 오늘 청문회에 나와서 "대통령에게는 문자 메시지가 안 간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이미 진도 앞바다의 세월호가 45도 가까이 기울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이건 어떤 상황에서도 안가는 건지, 아니면 자신들이 판단해서 이건 안 보내도 돼서 안 보낸 건지 그건 아직까지 모르는 일이죠. 500명에 가까운 국민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대통령에게는 문자가 가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가 않습니다. 박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간은 30분 넘게 더 지나서죠?

[기자]

네, 박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간은 오전 10시입니다. 표류를 시작한 지 1시간 10분 뒤인데요. 이미 지적됐듯이 박 대통령은 대면보고가 아닌 서면보고를 받았는데요. 문제는 김장수 전 실장이 박 대통령에 그 시간에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청와대 본관 집무실과 관저, 두 곳에 서면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안보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박 대통령과 논의해야 할 안보실장도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는 겁니다.

[앵커]

대면보고를 하고 싶어도 어딨는지 모르니까 못하는 상황이 됐을 것 같기도 하고, 본인은 집무실에 없었기 때문에 관저에 가서 대면보고 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것도 모순입니다. 왜냐하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했기 때문에…. 김장수 실장의 보좌관이 본관 집무실에 가서 서면 보고서를 전달한 뒤에야 본관에 없었다는 걸 알았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당시 서면보고는 했지만, 과연 대통령이 그 보고를 확인했냐, 그것도 몰랐다면서요?

[기자]

네, 김장수 전 실장은 안봉근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보좌관을 통해서 전달을 했는데 대통령이 이를 확인을 했는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오늘도 얘기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지금도 확인이 안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앵커]

그럼 자신이 보고한 내용을 2년 반이 지나도록 당사자가 확인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게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어쨌든 세월호 침몰에 대한 박 대통령의 첫 지시는 서면보고 후 15분 뒤인 10시 15분이 돼서야 나옵니다. 표류 뒤 1시간 25분만인데요.

박 대통령은 당시 전화로 김장수 실장에게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당시 세월호는 이미 108도 기울었고요. 약 15분 뒤인 10시 31분에는 세월호가 전복되고 침몰했습니다.

[앵커]

전혀 딴 세상에 있었던 사람처럼 지시·보고한 상황이 돼버리는데요. 이미 골든타임은 다 지나간 뒤군요. 정부는 구조 인원도 잘못 집계했죠?

[기자]

네, 190명을 이중 계산한 것인데요. 2시 50분에 김장수 당시 안보실장은 대통령에게 유선으로 보고합니다. 오늘 김 실장은 약 4-5분간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뒤 전화를 끊었다가 2-3분 뒤인 2시57분에 김 실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구조 숫자가 잘못된 것에 대해 질책을 합니다.

200명 가까운 목숨이 잘못 집계됐는데, 왜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전화를 하는 지, 그것은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시 중대본은 오후 2시에 이미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그로부터 거의 한시간 뒤에 질책을 했다, 이것도 딴 세상에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김장수 전 실장이 오늘 청문회에서 본인은 당시 세월호 참사보다 안보를 더 신경 썼다는 말을 했다고요?

[기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말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 (오후 2시) 그 뒤부터는 안보실장은 오로지 안보에만 전념을 했습니다. 그때부터는 보고를 안 했습니다, 일체.]

[앵커]

이걸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 (의원들의 질타도 계속 쏟아졌습니다.) 그렇다고 김 실장이 그 뒤에 아예 관여를 안 한 건 아니잖아요?

[기자]

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다음 날인 4월 17일에 당시 국가안보실 상황반장이 해경 측에 연락해서 "지금 국가안보실장님께서 '보고서가 왜 안 오냐'라고 했다"는 말을 청문회에서 얘기했는데요. 그런데도 김장수 실장은 이걸 "안보 상황 보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도통 이해가 안 가는군요. 청와대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사이에, 청와대에는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하는 미용사가 온 거군요?

[기자]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주는 미용사가 오후 3시 22분에 청와대에 도착해서 4시 37분까지 약 75분간 청와대 경내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청와대는 "실제 머리 손질 시간은 20여 분"이라고 해명을 한 상황입니다.

[앵커]

나온 얘기이긴 합니다마는 그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류입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머리를 손질했다는 사실을 청와대는 뒤늦게야 인정을 했는데, 아무튼 박 대통령은 그러고 나서 5시 15분에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했죠? 굉장히 긴 시간이 들어갔고.

[기자]

네, 세월호가 표류를 시작한 지 8시간 25분 만에 박 대통령에 중대본에 방문을 한 건데요.

[앵커]

그런데 저희가 보통 세월호 7시간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오전부터 중대본 방문하던 시간까지의 뭔가 석연치 않은 그 7시간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또 궁금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앞의 7시간 때문에 잊고 있는데, 그 뒤에는… 중대본 방문 시간이 몇 분 정도 걸렸습니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30분 이내의 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부터 밤중까지 또 다른 7시간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7시간에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우선 청와대가 밝힌 바에 의하면 중대본을 다녀온 뒤에도 대통령은 구조 상황에 대해 청와대 정무수석실로부터 3번의 서면보고를 더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 조리장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6시에 평소처럼 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청와대가 밝힌 자료에도 박 대통령이 저녁 식사 이후에 어떠한 지시를 했다는 내용은 없는 겁니다.

[앵커]

3번의 서면보고, 그것도 청와대의 주장이고?

[기자]

받았다는 거지, 어떤 내용을 지시했다, 이 내용은 청와대가 밝힌 자료에도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저녁 식사시간 이후에 손을 놓았다는 거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사실 언론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중대본 방문 전의 7시간인데, 앞으로 그 이후의 7시간, 혹은 더 긴 시간도 알아야 할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허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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