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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조작으로 몰아라"…태블릿PC 소유 자백한 셈

입력 2016-12-14 22:17 수정 2016-12-14 23:21

태블릿 PC 보도 후 입국 전 지시 추정
'핵심 인물' 고영태와의 관계 은폐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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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PC 보도 후 입국 전 지시 추정
'핵심 인물' 고영태와의 관계 은폐 정황

[앵커]

오늘(14일) 청문회에선 최순실 씨의 육성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최 씨가 독일에서 귀국하기 전 지인 2명과 나눈 대화를 녹취한 파일입니다. 여기엔 이번 국정개입 사건의 이른바 '스모킹 건'이자 핵심 증거가 됐던 태블릿PC와 관련해 최순실 씨가 고의로 이를 조작하려 했고 심지어 도난당한 것으로 몰고 가려 했던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먼저 들어 보시지요.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면 가방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서 알았는데 그 가방은 발레밀론가 그걸 통해서 왔고,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고원기획은 얘기를 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하려고 할래다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거 같아…지금 큰일났네 그러니까 고한테 정신 바짝차리고 걔네들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몰아야되고 이성한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하고 이렇게 했던 저걸로 해서 하지 않으면 분리 안 시키면 다 죽어]

육성 그대로 전달해드렸습니다. 듣고 나서 그대로 판단되는 바가 많이 있습니다마는, 이 문제를 서복현 기자와 얘기 나누겠습니다. 그리고 서복현 기자와 얘기 나눈 뒤에 오늘 이 녹음파일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서 기자, 박영선 의원은 녹음이 된 시점이 입국 전이라고만 밝혔는데, 태블릿PC를 공개한 이후부터 최순실 씨가 귀국하기 전 그사이겠죠. 언제 이 통화를 한 걸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날짜를 정확히 특정해보면요, 최 씨는 지난 10월 30일 입국했습니다. 녹취 파일의 다급한 지시를 볼 때 JTBC가 결정적 물증인 최씨의 태블릿 PC를 보도한 24일 이후, 그러니까 10월 24일부터 30일 사이 통화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단 둘 다 남성이 대답을 하는데요. 박 의원 측은 누구인지 알지만 현재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앵커]

내용을 들어 보면 우선 고영태 씨와의 관계를 숨기려는 내용이 나오는 거죠?

[기자]

네,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하지 말아라. 가방은 발레밀론가, 그걸 통해서"라는 부분인데요.

발레밀로는 공식 이름은 빌로밀로입니다. 이곳은 고영태 회사고 이 회사 가방을 박근혜 대통령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박 대통령 가방이 자신을 통해 납품됐다고 하지 말고 회사를 통해서 납품 요구가 온 것으로 하라는 겁니다. 이 말은 결국 박 대통령과 자신, 고 씨의 연결 구조를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해석됩니다.

[앵커]

고원기획을 얘기하지 말라는 건 어떤 얘기입니까?

[기자]

고원기획은 고영태 씨와 최씨가 공동 운영했던 회사입니다. 고 씨의 '고'와 최순실 씨 개명 이름 최서원의 '원'을 땄다는 분석이 나오고요.

결국 고 씨와 관계를 얘기하지 말라는 거고요. "도움받으려다가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한다"는 것도 고 씨와 관계가 깊지 않았다고 꾸미려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두 번째 녹취가 핵심입니다. "큰일났네"라고까지 하는 것을 보면요.

[기자]

'큰일났네' 뿐 아니라 '고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라며 전달하는 말도 나오고요. '다 죽어라'라는 부분도 나옵니다. 이번 의혹과 거리를 두는 조치를 빨리해야 된다고 해석됩니다.

[앵커]

'완전 조작품이고 이거를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으로 몰아야 한다' 걔네들이 훔쳐간 것이라고 얘기하라고 했는데, 걔네들은 JTBC를 얘기합니까?

[기자]

일단 그렇게 추정이 되는데요. 말 그대로보면 조작품이라고 했습니다. '품'이라는 건 물건을 의미하죠. 그리고 훔쳤다는 것도 물건을 의미합니다. 이 시점이 다급한 상황인 걸 볼 때,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이후라고 본다면 직접 언급은 없지만 이 부분은 태블릿 PC를 지칭하는 것으로 강하게 추정됩니다.

그리고 최 씨가 공식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것도 바로 태블릿PC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이때문에 조작품이다 훔쳤다 이렇게 몰아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태블릿 PC는 모른다, 자기 것이 아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기자]

태블릿 PC를 지칭하는 것이 맞다면 최 씨는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태블릿 PC는 내 것이 아니다, 쓸 줄도 모른다고 검찰에 진술했는데, 조작품이다, 훔쳤다고 몰아야 한다는 건 검찰에서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말이 됩니다.

다른 말로 최 씨는 태블릿 PC의 존재, 그리고 그 안의 내용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몰아야 한다"는 것은 관계없는 것으로 꾸며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이것이 조작품이나 훔쳐간 대상이나 이런 것들이 태블릿PC를 두고 한 말이 맞다면, 물론 아직은 가정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녹취록상에 태블릿 PC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나 누가 봐도 그렇게 의심될 수 있는, 상당 부분 다른 언론들은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쓰지 않는 언론도 물론 있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정칙대로 가정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대화에서 "걔네들은" JTBC고, "몰아야 한다"는 JTBC를 대상으로 해서 지시하는 것이잖아요?

[기자]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 고영태 씨는 국정조사에서 최 씨가 태블릿PC를 쓸 줄 모른다고 했고 JTBC가 입수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했지요.

그리고요. 또 중요한 점은 통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 지시가 누구에게, 그리고 이후에 어디까지 전달됐는지 하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공교롭게도 지금 일부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에서는 태블릿PC가 조작됐다, 또는 훔쳤다는.

[앵커]

자칭 보수단체입니다. 진짜 건강한 보수들은 이런 얘기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습니다.

[기자]

그 인터넷 매체에서는 태블릿 PC가 조작됐다, 또는 훔쳤다, 그러니까 최 씨의 지시와 같은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지시가 어떻게 과연 전달이 되었는지가 중요한 부분인데요, 그런데 이미 검찰이 입수 경위 파악을 마쳤고 기밀 유출의 핵심 증거로 결론 내렸는데도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그 주장들은 음모론으로 보는 시각, 입수 경위라던가 최순실 씨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널리 퍼뜨리고 있는데, 받는 분들께선 명확하게 가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취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취재되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성한씨에 대한 대목도 나오죠.

[기자]

미르재단 사무총장이었던 이 씨는 JTBC와 한겨레 등을 통해 재단의 배후에 최순실 씨가 있다는, 최 씨에게 불리한 주장을 폈던 인물입니다.

그런 이 씨를 두고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했던 걸로 해야 한다"는 이 씨를 공격해 그의 주장을 일축시키자는 의미로 보이는데요. 최씨는 지난 10월 27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도 이씨가 협박하고 5억 원을 달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아까 들려드렸던 최순실 씨의 육성, 2부에서 다시 들려드리면서 요약해보겠습니다.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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