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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늦춰지는 '탄핵 시계'…'4월 퇴진론' 급부상

입력 2016-11-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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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29일) 자신의 퇴진 시기를 국회에 위임하면서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우선 협상부터 하자는 입장인데, 야당은 탄핵 처리를 고수하면서 대통령 퇴진과 관련한 협상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대통령 퇴진과 탄핵 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복잡한 속내를 들여다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을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빈칸이 많습니다. 언제, 어떻게 물러나겠다는 말이 없습니다.

이 빈칸을 국회에서 채워달라는 겁니다. 오늘 비박계와 야당이 '빈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을 내놨습니다. 이른바 '탄핵 연대'가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먼저 비박계가 제출한 답안지입니다.

[황영철 의원/새누리당 : 대통령 스스로 자진사퇴 시한을 명확히 밝혀주어야 한다, 라는 의견입니다. 그 시점은 4월 말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여야가 이런 협상의 결과물들을 내놓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이른바 '4월 퇴진론'입니다. 대통령이 4월에 물러나고, 6월에 조기 대선을 치르는 일정을 제안한 겁니다. 여야가 이 일정에 합의하면, 탄핵 절차는 필요없다는 게 오늘 정리된 비박계의 입장입니다.

친박계도 화답했습니다. 친박계는 어떻게든 탄핵은 막고 보자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비박계의 '4월 퇴진론'을 수용하면서, 탄핵을 좌절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원진 최고위원/새누리당 : 저는 4월 30일을 전제로 야당하고 협상하는 게 맞지 않느냐, 뭐 그런 입장… 탄핵은 지금 거의 힘듭니다, 사실은….]

그러나 야당은 "탄핵만이 유일한 답"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야3당은 탄핵 논의를 제외하곤,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야3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조건 없이 조속히 하야할 것을 촉구한다. 임기 단축과 관련한 여야 협상은 없습니다.]

야당은 표면적으론 12월 2일에 탄핵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당 내부에서도 9일로 탄핵 시한을 늦추고, 비박계와 '4월 퇴진론' 등을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박완주/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9일까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언제 퇴진할 건지, 퇴진이 되면 사실은 법률적으로 60일 안에 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할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여야가 합의할 수 있다면 그런 논의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고.]

사실 탄핵이든 퇴진이든, 여야 모두 '조기 대선'은 피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월 퇴진'과 '6월 대선'이란 일정도 대체로 공유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야당은 4월에 퇴진하더라도, 그 이전에 탄핵은 필수라는 입장입니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국민의당 : 4월 말까지 하야하겠다, 그러면 4월 말까지는 대통령 권한 그대로 행사하겠다는 겁니까? 그건 안 된다는 거지. 하야의 시기는 정치권이 정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탄핵은 돼야 된다.]

그러나 비박계는 여야가 대통령의 퇴진 시기를 합의하면, 탄핵 절차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보수 지지층의 정서를 감안할 때, 이미 퇴진을 결정한 대통령을 탄핵까지 시키는 건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강석호 최고!]

[강석호 의원/새누리당 : 여야가 빨리 협상하십시오. 탄핵만 주장하시지 말고…]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여야 협상 안된다니깐]

+++

[강석호 의원/새누리당 : 대통령이 그만두겠다고 안 밝혔으면 모를까, 밝혔잖아요. 그럼 협의를 해야지 왜, 무작정 탄핵하겠다는데 그렇게 가면은 보수들이 우리한테 등을 돌리지, 보수들이 가만히 있겠어? 그렇잖아. 그건 절대 우리는 못 따라 가.]

일단 야당도 탄핵 처리는 12월 9일로 늦추는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1주일 동안 여야간 물밑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야3당이 대통령 퇴진과 관련한 협상은 없다고 했지만, 원내대표간 협상 채널은 가동 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협상이 결렬될 경우, 9일에 탄핵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협상에 실패할 땐 탄핵 처리를 하겠다"는 건 비박계와 야당이 같은 입장입니다.

[황영철 의원/새누리당 : 8일날 밤까지라도 저희들은 협상에 시한을 두고서라도 해야 한다고 보고요.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9일날 탄핵을,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봅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박근혜 대통령께서 퇴진 일자를 최소한 4월까지 박으면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을 7일까지 요구를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명확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을 때에는 9일 탄핵으로 가자, 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네, 봄의 '캐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입니다. 대통령 담화 발표 이후 정치권에서 '4월 퇴진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여야 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벚꽃이 흩날리는 내년 4월쯤, 대통령이 물러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탄핵 방침을 고수하면서, 협상은 없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탄핵 엔딩'과 '벚꽃 엔딩' 사이에서, 정치권이 최후의 1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늦춰지는 '탄핵 시계'…'4월 퇴진론' 급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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