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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반복 수준' 현실 인식…박 대통령 담화 뜯어보니

입력 2016-11-29 20:26 수정 2016-12-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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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부 송지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일단 이번 최순실 국정개입 사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그동안 두 차례 담화에서 이번 담화까지 전혀 진전된 게 없는 것 같다는 내용이죠?

[기자]

네, 먼저 오늘 담화 내용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3차 대국민담화/오늘 오후 :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입니다.]

다시 한 번 결백함을 호소하며 최순실 씨 등과 선을 긋고, 자신을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이자 피의자로 본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부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같은 현실 인식은 지난 두 차례 담화 발언과 일맥상통하는데요. 지난 2차 담화 때는 '최순실 게이트'를 '특정 개인의 위법행위"라고 했고, 연루된 사업은 "우리나라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국정 과제" "대한민국 성장 동력"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지난달 1차 담화 때도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 강변했습니다.

[앵커]

이 부분만 놓고 보자면 거의 동어반복 수준이군요. 그런데 이건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규정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죠.

[기자]

검찰은 박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독대하는 등 최순실씨, 안종범 전 수석 등과 적극 공모했다는 입장입니다. 피의자로 입건까지 한 상황입니다.

검찰은 핵심 측근이었던 이들의 녹취파일과 메모 등을 토대로 99%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정면 부정한 것입니다.

[앵커]

자신의 거취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긴 했습니다.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것"이죠. 많은 함정이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분석입니다.

[기자]

관련 발언도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3차 대국민담화/오늘 오후 :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즉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겁니다.

즉 퇴진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국회로 다시 한 번 공을 넘긴건데요. 명시적으로 개헌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헌법에 위배된다며 퇴진을 거부해온 만큼, 사실상 개헌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국회내 자중지란의 물꼬를 트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당장 나왔습니다. 야권은 개헌과 박 대통령 퇴진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분명하지 않나요.

[기자]

네, 그래서 당장 야권에선 탄핵을 지연시키려는 '계산적 퉁치기' '꼼수 정치' '교란책'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정치권의 논의'를 퇴진의 조건으로 달았는데요.

이는 뒤집어보면 그 답이 나올 때까지는 국정을 계속하겠다는 뜻이어서 정치권의 자중지란을 노린 셈법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실제로 야권에서 제기하고 있습니다.

개헌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헌법에 '대통령 임기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현직 대통령에 대해선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지만, 임기 단축에 대해선 언급이 없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견해가 엇갈릴 수 있습니다.

[앵커]

이 부분은 따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국회에 공을 넘겨놓고 국정에 본격 복귀하겠다는 것으로도 들리는데, 오늘이 검찰이 대면조사를 해야한다고 밝힌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각종 의혹에 선을 긋고, 결백을 주장한 것 외엔 검찰조사나 특검에 대한 얘기도 전혀 없었죠?

[기자]

네, 2차 담화 당시엔 검찰조사와 특검수사까지 수용하겠다는 뜻 밝히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중간 수사결과가 나오자 사상누각이라며 말 바꾸고 검찰 수사에 불응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드리겠다" 말하고 기자들의 질문 역시 받지 않았습니다. 이미 말바꾸기로 국민의 신뢰 잃은 상황에서 오늘도 진정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인데요.

그동안 검찰 조사를 피한 이유로도 읽히고, 특검 수사도 자칫 장애물을 만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앵커]

송지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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