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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우병우 전 수석, 최씨 의혹 모를 수 있나?

입력 2016-11-08 22:26 수정 2016-11-0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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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정수석, 그것도 전직 민정수석이 요새 검찰총장보다 더 세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조사실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이 사진들 때문이죠. 자리를 떠난 민정수석이 여전히 검찰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건 국민이 한때 부여했던 '권한' 덕일 겁니다. 하지만 국민이 그에게 쥐어준 건 '권력'이 아니었죠. 청와대와 대통령 주변을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의무'였습니다. 오늘(8일) 팩트체크는 우병우 전 수석이 과연 그 의무에 충실했는가, 이 부분에 물음표를 붙여보겠습니다.

오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먼저 민정수석이 어떤 자리였는지부터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조직도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대통령 밑에 비서실장이 있습니다. 그 아래 10명의 수석이 있는데요, 그 중에 한 명이 민정수석입니다. 하는 일이 막중합니다.

민정 비서관이 있고, 검찰 등 5대 사정기관 관련 업무를 합니다. 공직 기강 비서관, 청와대와 대통령 측근 감찰을 주로 합니다.

법무 비서관은 사법부 관련 업무를 주로 하죠. 이 방대하고 중요한 업무 내용과 정보는 모두 민정수석을 거쳐서 대통령에게 갑니다.

이런 자리입니다. 대통령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대한민국 모든 정보가 모인다고 봐도 될 정도 같은데요. 저 아래 공직기강비서관을 통해서 대통령 측근에 대해 관리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직기강비서관실 밑에 특별감찰반이 있습니다. 특별감찰의 대상이 누구냐, 이게 대통령령으로 정해져있는데요.

(3) 대통령 친족 및 특수 관계자. 최순실씨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번에 드러난 게 아니고요.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으로 공론화 됐습니다. 2014년 초 승마협회에 또 최순실 딸이니 이런 의혹이 제기됐고, 국정 감사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민정수석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면 이미 그때부터 파악에 들어갔어야 하는 거죠?

[기자]

그렇죠. 우병우 수석이 2014년 5월에 민정비서관이 됐고, 그 뒤 2015년 1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습니다. 몰랐을까요?

특히 돈 문제만 보면, 삼성 35억 원 송금(2015년 9월), 미르-K재단 774억 원 모금(2015년 10월~1월), 롯데그룹 70억 원 출연(올해 5월) 모두 민정수석 재직 시절입니다.

이 문제는 특히 민정수석이 감찰해야 할 안종범 전 수석도 관여돼 있습니다. 감찰이 이뤄졌다면 파악이 됐을 수 있습니다.

[앵커]

국정개입 의혹은 어떤가요? 수시로 청와대 드나들고, 이런 것도 몰랐을리 없지 않습니까?

[기자]

최 씨가 최근까지 청와대 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고, 특히 이걸 도운 게 3인방 중 누구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3인방 역시 감찰의 대상입니다.

특히 청와대 정문을 통과하는 건 정식대로 했다면 기록에 남아야 합니다. 그랬다면 민정수석이 파악을 했을 수밖에 없죠.

또한 최근 제보된 내용들에 따르면 취임 직후부터 최 씨가 드나들었다는 소문은 이미 청와대 안에서 파다했다고 합니다. 이 파다한 소문을 민정수석만 못들었을까요? 그래서 정상적인 시스템이었다면 파악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최순실 딸의 입학 비리나 태블릿 PC 문건은 2014년 일이어서 시차가 조금 있긴 합니다.

[앵커]

그런데 아주 극단적으로 이런 모든 일들이 우병우 수석이 몰랐을만큼 비밀리에 이뤄졌을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걸 배제할 수 없죠. 하지만 그건 더 큰 일입니다. 왜냐하면 감찰 대상자들이 감찰 시스템을 무력화 시킨 셈이 되는 겁니다. 청와대라는 공적 시스템이 소수 몇명에 의해 붕괴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아니더라도 이미 청와대 시스템 붕괴됐다는 건 여러 정황들로 확인됐잖아요?

[기자]

그렇죠. 그래서 의미없는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우 수석이 이미 알고서도 묵인했으면 '직무유기'이고, 몰랐다면 청와대 민정수석도 사실상 허수아비였다는 게 되는 겁니다.

오늘 취재과정에서 과거정부 민정수석실의 한 비서관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는데요.

"과거에 대통령이 신뢰하고 실세로 불리던 K, L씨를 탐문하고 견제했다. 그래서 문제를 미리 차단했다. 이것이 민정수석의 기본 업무"라고 했습니다.

[앵커]

기본 업무다… 이게 오늘 핵심이군요. 검찰이 지금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도 수사에 들어간 상태죠?

[기자]

수사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황제 수사' 논란 이후에 발표돼서 진정성에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야당 모 인사는 이게 직무유기 쪽으로 한정해서 오히려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는데요.

제가 마지막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9월 신동아에서 실린 흥미로운 인터뷰 기사인데요.

기자가 이렇게 묻습니다.

Q. 여러 사건을 접해 세상 보는 눈이 다를 것 같은데?
"저는 세상에 도(道) 통한 사람이라고 할까요…"

'도통'. 그러니까 어떤 일에 통달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 '도통함'이 왜 하필 최순실 사건에서는 통하지 않았을까요?

[기자]

그러게 말입니다. 그리고 뒷부분에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Q. '펀치'라는 드라마… 권력의 생리 보여줬어요.
"검찰총장도 2년짜리 권력이라고. 그게 지 자리고 지 거냐? 국민이나 대통령이 '거기 잠시 앉아 있어라' 이런 거지, 지 권력이냐고요"

[앵커]

이런 걸 '부메랑'이라고 하죠?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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