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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며 쩔쩔맨 대기업들…문자로 드러난 '최순실의 힘'

입력 2016-10-31 21:28 수정 2016-11-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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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씀드린대로 문자 내역에는 최순실 씨 회사에 투자하기로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들이 최씨 회사 관계자를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돈을 내는 사람이 돈을 받는 사람에게 쩔쩔매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최순실 씨 회사의 대표에게 대기업 본사 사장부터 공기업 CEO까지 먼저 후원을 하겠다고 전화를 걸었고 심지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 포스코의 사장은 최 씨와 회의를 가진 뒤에 혹시나 심기를 건드렸을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최순실 씨가 얼마나 센 존재였는가를 보여주는 건데요, 취재 기자와 함께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이희정 기자, 더블루K는 순수한 최순실 씨 회사지요. 더블루K 측이 포스코와 언제부터 연락하기 시작한 겁니까?

[기자]

네, 더블루K의 전 대표인 조 모씨의 통화내역 상으로는 지난 2월 23일입니다.

1월부터 3월까지 주고받은 내역을 저희가 간단하게 정리해봤는데요.

조 씨가 23일 오후 5시 45분쯤 포스코 사장실과 첫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돼있는데요.

포스코 황모 사장이 조 씨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겁니다.

이후 문자에서는 포스코 측이 최순실 씨와 사업을 함께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 흔적들이 계속 나타납니다.

먼저 2월 24일 포스코 측은 문자로 "25일 10시 30분 내방, 포스코 센타 2층에서 안내 받으시면 됩니다" 라며 약속 시간과 장소를 알려옵니다.

약속 날짜에 실제 최씨와 황 사장이 만나고요. 다음날인 26일 포스코 측은 전날 미팅에 대해 조씨를 통해 최순실씨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합니다.

조 씨에 따르면 포스코 측이 전화가 와서 "배드민턴 창단에 대해서 빨리 진행이 되도록 한다. 배드민턴 창단에 집중하기로 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최 씨에게 보고를 합니다.

굉장히 장문의 문자였는데요. 여기서 재밌는 것은 포스코 측이 갑자기 사과를 합니다. "어제 회의에서 언짢게 했다면 미안하고 오해를 풀어주기 바랍니다. 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리고 "배드민턴 창단에 앞으로 집중하기로 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전했는데요.

아마도 의견 차이로 분위기가 좀 좋지 않아서 부담이 됐던 것을 최씨에게 이해를 구하는 측면에서 보낸 문자로 풀이됩니다.

[앵커]

배드민턴 사업과 관련해서 조씨가 포스코 측에 담당자 연락처를 보내자 포스코 그룹 쪽에서 한 얘기가 또 있다면서요.

[기자]

양측이 추진했던 사업이 배드민턴 사업인데요. 담당자 연락처를 보내니, 포스코 측이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주말 되시라면서 이렇게 친근한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포스코 관계자와 조 씨가 나눈 대화를 보면, 최씨 측이 확실히 주도권을 쥐고 간다는 느낌은 분명 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자를 보면 약간 갑을관계 정도의 느낌이 있기도 한데요. 특히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포스코 측은 더 적극적으로 더블루K와 접촉하기 시작하는데요.

3월 8일 포스코 측이 "대표님께서 여건이 되신다면 이번주 금요일 오후에 찾아 뵐까 한다"며 문자를 보내고 전화도 시도했지만 당시 조씨가 받지를 않았습니다.

그러자 조씨는 문자로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고 답한 뒤, 다음 날 "이번주는 외국 손님들과 미팅 일정이 있어 약속이 어렵다. 다음주에 다시 연락하겠다." 는 답을 보냅니다.

약속을 한번 미룬 건데 도리어 포스코 측이 "현재 헬기로 이동 중이라 전화가 안돼 문자로 답변 드립니다. 내리는 대로 전화 드리겠습니다"라며 오히려 더 깍듯하게 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어서 사업 진행과 관련해서 11일 조 씨는 포스코 측이 "스포츠단 운영현황에 대해서 준비해서 오겠다고 합니다."라며 직접 사업 경과를 최씨에게 보고합니다.

이후에도 포스코 측은 오후에 청담동 ##빌딩으로 찾아뵙겠다고 하며 최 씨 측에 잘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앵커]

KT과 접촉한 내용에도 같은 이권 사업을 하려던 정황이 그대로 나타난다면서요?

[기자]

네 조씨는 포스코 외에도 KT와 진행하려는 연구용역과 관련해 진행 경과를 최순실씨에게 세세하게 다 보고합니다.

2월 26일 조씨가 최씨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오늘 방문한 상무가 연구소장한테 보고하고 연구용역 계약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알려 주겠다 한다. 연구계획서 양식이 오면 연구를 진행할 교수와 기관을 정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인데요.

실제로 3월부터 본격적으로 KT 연구소장과 연락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3월 2일 연구소장이 "최근 이슈와 관련해 만나뵈었으면 한다"며 언제 오찬이 가능하실까요 하며 날짜 2개를 친절히 줍니다. KT 측이 "선호하시는 음식이 없으시면 일식퓨전으로 하겠다"며 오히려 더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앵커]

문자내용을 보면 최 씨가 공기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린 정황도 있죠?

[기자]

네 문자만 보더라도 더블루K가 최씨의 회사라는 증거가 여러곳에서 나타납니다.

한국관광공사 산하의 공기업인 GKL, 그랜드 코리아 레저 측과 가졌던 미팅 관련 내용을 최씨에게 보고를 한 문자를 보시죠.

2월 26일 조 씨는 "GKL 사장과 미팅을 했다"며 보낸 보고 문자인데요. "어제 보고드린 김종 차관이 말한 방안대로 진행하겠답니다. 2020년 올림픽까지 계약기간으로하고 선수계약을 하기로 했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한 겁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보셨듯이 최순실 씨와 그 측근들이 돈을 내는 기업 측에 되레 고압적인 태도와 자세로 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롯데나 SK의 경우와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대기업들이 이렇게 최순실씨 회사에 쩔쩔맸던 건 당연히 그 뒤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외압이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최씨가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 사업까지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시하고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문자 내용만 봐도 상황이 비정상이라는 건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희정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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