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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흔적' 독일 취재기…57일간 최씨가 벌인 일들

입력 2016-10-31 22:50 수정 2016-11-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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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 조사 내용 가운데는 최씨가 독일 현지에서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 또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이 있는지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독일에서 2주 동안 최순실 씨 모녀와 관련된 내용을 취재하고 오늘(31일) 돌아온 심수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심수미 기자, 독일 검찰에서 수사 중이라고 전해드렸는데. 독일에서도 최 씨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까?

[기자]

유력 일간지와 공영방송에서도 최 씨 소유 비덱 호텔을 둘러싼 자금세탁과 관련해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나디아 니젠 독일 프랑크푸르트 검찰 대변인은 구체적인 수사 대상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올해 5월 한 은행의 고발로 슈미텐에 있는 돈세탁 의심 기업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검찰 외에도 이웃 주민들과 거의 교류를 하지 않고 개 십수 마리를 키우면서 은밀하게 지내온 최 씨 모녀의 행태를 수상하게 여긴 이웃 주민들이 신고를 자주 했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한 이웃 주민은 "탈세나 자금세탁을 하러 독일에 온 것 같아 유심하게 관찰했다"면서 날마다 최 씨의 집에 드나드는 젊은 남성들의 사진과 개들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 지저분한 곳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아동학대' 혐의, 또 큰 개들을 좁은 곳에서 지나치게 많이 키운다는 '동물 학대' 혐의 등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관심을 모으는 건 최씨의 재산이 해외에도 꽤나 있다. 이런 의혹, 또 자금세탁 의혹인데. 현지에서 취재해보니 그런 정황이 좀 있던가요?

[기자]

네, 여러가지 내용을 취재했는데요. 최 씨가 지난해 10월 인수한 슈미텐의 비덱호텔을 주소로 하는 회사는 두 개입니다. 비덱스포츠와 더 블루K인데요.

그런데 더블루K와 이름, 대표, 대리인이 같은 또 하나의 회사가 베를린에 있었습니다.

원래 '코물라'라는 IT업체가 더블루K로 이름을 바꾼 회사였는데,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다시 '더블루K'에서 원래 이름인 '코물라'로 바꿨습니다.

이 회사의 공동대표인 독일인 디르크 발라는 이외에도 코물루스, ITK그룹, WTG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회사들의 직원이 2~3명에 그치고 매출도 거의 없어 사실상 유령회사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상적인 계열사간 자금 거래를 위장한 돈세탁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심 기자가 지난주에 베를린을 다녀왔다고 전해드린 그 회사가 바로 그곳이죠? 이 회사 입장도 들어봤습니까?

[기자]

네 저희는 디르크 발라를 만나기 위해 베를린 사무실을 직접 찾아갔는데, 갑자기 휴가를 갔다면서 취재진의 접촉을 피했습니다.

저희가 이틀 연속 갔기 때문에 직원이 발라에게 관련 내용을 전화로 물어봤다고 하는데 한국인들, 전 대표인 박승관 변호사, 대리인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는 40대 교민 박 모씨 등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고 합니다.

발라에게 직접 통화를 하고 싶다고 관련 메일을 보냈지만 법률대리인을 통해 "추측성 보도를 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경고장만 보내왔습니다.

[앵커]

베를린에 있는 회사는 아직 의심만 되고 확인이 안되는 상황이긴 한데. 슈미텐에 있는 두 개회사, 더 블루K와 비덱스포츠는 최 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건 맞습니까?

[기자]

독일은 회사를 만들면 투자이민으로 인정돼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 씨 모녀가 독일에 두 개 회사를 만든 데에는 우선 독일 장기 체류 목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 가운데 비덱스포츠는 지난 18일 최 씨 모녀가 100% 갖고 있던 지분을 정 씨의 승마코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에게 100%를 줬다가, 일주일여 만에 다시 최 씨 모녀 소유로 되돌려 놨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최 씨가 검찰 수사에 앞서 유령 회사와 관련한 정리를 시도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앵커]

최순실씨 개인회사 더 블루K에 대기업도 쩔쩔 맸던 정황, 앞서 1부에서도 보도해드렸는데. 이 회사가 독일에서도 각종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기억을 하고 있나요?

[기자]

저희는 더 블루K가 MOU를 맺은 스포츠 단체 두 곳과 1부에서 보신 스위스의 스포츠건설업체 누슬리, 평창올림픽 관련해서 계약을 맺은 곳인데요. 이렇게 총 세 곳을 접촉해봤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올림픽 관련 국가 차원의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특히 스포츠 인재 육성과 관련해 MOU를 맺은 헤센주 스포츠협회 관계자는 더블루K나 K스포츠재단이 만들어지기도 전인 지난해 10월 관련 제안을 처음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미르재단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중국 CCIA와 MOU 체결이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과 같은 양상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안종범 수석이 누슬리와 더 블루K의 계약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누슬리 관계자의 말은 달랐습니다.

정확히 안종범 수석이나 김종 차관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더 블루K와의 계약을 맺은 올해 3월보다 훨씬 전에 미국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서 이 계약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고 이미 거의 정해져있었다,고 밝힌겁니다.

오늘 조 모 대표가 받은 문자로도 확인이 됐지만 최 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K의 각종 사업에 정부 관계자들이 개입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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