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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5·18기념사도 최순실 PC에…곳곳 수정 의혹

입력 2016-10-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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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청와대 내부 문서를 공식 발표보다 먼저 받아 본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최씨의 PC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의 5·18기념사도 일부 수정된 부분이 확인돼 5월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25일 JTBC가 최씨의 PC에서 찾아내 공개한 '제3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박 대통령이 실제 기념식에서 낭독했던 기념사 전문과 비교해 본 결과 10여곳의 내용이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33주년 5·18 기념사는 기념식이 열린 2013년 5월18일 하루 전에 최씨의 PC에 저장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사는 일부 내용이 삭제 또는 추가되거나 문장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다듬어졌다.

먼저 최씨의 PC에서 발견된 기념사 중 '5·18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나아가 세계인들이 자유와 인권을 배우는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지역을 넘어,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의 상징으로 승화되고 있다'는 문장이 박 대통령의 실제 기념사에서 삭제됐다.

기념사 끝 부분에서는 '저는 광주의 힘, 광주의 정신을 믿고', '고귀한 희생으로 민주화 시대를 선도해 주신 광주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문장이 아예 빠졌다.

당시 5월 단체는 5·18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보수세력의 5·18 역사 왜곡 문제, 5·18의 원인과 공권력에 의한 학살 등이 빠진 박 대통령의 기념사를 놓고 역사 인식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기념사 문장이 다듬어진 흔적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이로운 경제 성장'은 '세계가 놀란 경제성장'으로,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것'은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으로 수정됐다.

'그것이 우리 앞에 밀려오는 도전을 극복하는 길이고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믿습니다'라는 표현은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을 넘어,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로 다듬어졌다.

'저 역시 매번 5·18 국립묘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과 광주의 아픔을 느낍니다'라는 표현은 유일하게 실제 기념사에 추가된 부분이다.

다만 최씨가 이 내용을 수정했는지 여부, 수정해서 청와대에 전달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5월 단체 한 관계자는 "만약 5월 영령의 넋과 숭고한 희생 정신을 위로하고 5·18정신과 광주정신을 잊지않고 계승하기 위해 마련된 5·18기념식의 기념사가 최씨의 손을 거쳤다면, 그것을 박근혜 대통령의 기념사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5월 영령에 대한 모독 행위"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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