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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무질서로 몸살…'실망대' 된 '만경대'

입력 2016-10-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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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단풍철입니다. 46년 만에 개방된 설악산 만경대는 등산객들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가지 비경은커녕 사람 구경 하나 실컷 하다 왔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만경대'가 아니라 '실망대'라고까지 하는데, 밀착카메라가 다녀왔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설악산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중에서도 46년 만에 개방된 설악산 만경대 구간은 딱 46일 동안만 등산객을 받을 예정이어서 올 가을 최고 인기 코스입니다.

그런데 만경대에 다녀온 등산객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등산객 : 좋기는 한데 기대한 것만 못해요.]

[김정호/등산객 : 설악산이 여기보다 좋은 데가 엄청나게 많아요.]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직접 만경대에 올라봤습니다.

지금 시각은 6시 25분,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인데 보시는 것처럼 산에 오르기 위해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운호/등산객 : 새벽 2시. 일찍 와서 1번으로 가려고. 잠 안 자고 밤새 왔어요.]

만경대 탐방로 개방 시간인 오전 8시가 가까워 오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수백 미터까지 길어집니다.

드디어 입장 시작.

[천천히, 천천히. 밀지 마세요!]

하지만, 탐방로에 들어서자 몇 걸음 만에 멈춰 섭니다.

출입문을 열자마자 등산로는 등산객들로 가득 찼습니다. 이쪽을 보면 여전히 많은 분들이 산행을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경대 정상까지는 고작 1㎞ 정도.

하지만 등산로가 원래 좁은 데다 인파가 몰리다 보니 가다서다를 반복하느라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도착한 정상도 북적거리기는 마찬가지.

[설악산 국립공원 관계자 : 사진 찍을 때 난간에 기대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게다가 1만 가지 비경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은 '만경대'라는 이름에 비해 풍경마저 실망스럽다고 말합니다.

[이경자/등산객 : 새벽 2시에 나와서 기다린 게 한 시간이었어요. 줄 서서 기다린 게.]

[변슬이/등산객 : 기대에 못 미쳐요. 설악산 주전골만도 못한 거 같아요.]

하산길에서도 정체는 이어집니다.

탐방로 곳곳에는 개방을 서두른 흔적이 역력합니다.

계단에는 철근이 돌출돼 있습니다.

등산로 곳곳이 미끄러지기 쉽게 다져졌습니다. 비가 올 경우 그만큼 미끄러질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실제로 지난 금요일, 전날 내렸던 비로 탐방로 유실과 낙상 사고가 우려돼 입산을 통제했습니다.

만경대 개방은 지난해 유명 등산로였던 흘림골이 낙석 위험으로 통제되면서 관광객을 놓치지 않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결정된 일입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관계자 : 임시 개방을 하다 보니까 계단 놓은 게 훼손되고 미끄럽고 사고를 막아야 하거든요.]

이러다 보니 사고로 탐방로가 통제되면서 만경대를 찾았던 등산객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일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등산객 : 이게 뭐냐고? 사람들이 와서… (잠 못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왔는데 뭐 하는 거야.)]

46년 만에 개방된 원시림은 있는 그대로 즐기기엔 일부 등산객의 시민의식도 부족합니다.

계곡은 마치 거대한 식당으로 변한 모습입니다. 상수원에 발을 닦거나 입을 헹구는 사람들. 출입 금지 팻말 아래에 둘러앉아 식사를 이어갑니다.

[등산객 : 곧 올라갈 겁니다. 한 번만 봐줘요. 청소하고 올라갈게요.]

설악산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둘러 개장하느라 곳곳에 부족함이 남아있는 탐방로와 일부 등산객들의 무질서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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