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미르재단 설립부터 운영의 실무를 총괄했던 핵심 관계자 이모 씨가 가지고 있다는 녹취 파일이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어제(17일) 저희 기자가 직접 듣고 보도한 녹취 파일은 이 씨에 따르면 최순실 씨의 육성입니다. 물론 최씨로 볼만한 여러 가지 정황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도해드렸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이 씨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녹취 파일도 들어봤는데요. 차은택 씨와의 대화 내용입니다. 이 녹취 파일에는 차 씨가 실제로 미르재단 인사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심수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쯤 CF감독 차은택씨와 재단 핵심 관계자 이모 씨가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이 씨가 들려준 녹취 파일에서 차은택 씨는 "해외 협력 업무가 재단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지병이 재발할 수도 있으니 몸 생각도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맡고 있는 보직에서 한 단계 아랫급인 본부장으로 가라고 말하는 내용이 또렷이 녹음돼 있었습니다.
차 씨의 말투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인사 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차 씨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이사회가 소집됐습니다.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당시 이사회가 사실상 이씨의 경질을 위해 소집된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날 이사회에서 결국 이 씨 해임안이 의결돼 바로 이 씨는 해고했습니다.
이씨는 "차 씨의 측근인 이모 이사와 불화가 있자 사실상 쫓아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의 자리에는 차은택 씨의 광고업계 측근인 또 다른 이모 씨가 임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