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송민순 회고록' 파문…새누리, 문재인 총공세

입력 2016-10-17 17:40 수정 2016-10-17 19:2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2007년 노무현정부가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을 기권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하자"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반국가적 행위"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오늘(17일)도 총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반면 야당은 "전형적인 색깔론"이라며 차단에 나섰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송민순 회고록'을 둘러싼 파문을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송민순 전 외교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입니다. 이 책은 마치 거대한 빙하가 덮친 것처럼, 우리 정치권을 강타했습니다.

가장 논란이 큰 대목부터 보겠습니다. 송 전 장관은 2007년 11월 노무현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을 기권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일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결의안에 찬성해야 한다는) 나의 주장이 계속되자 국정원장이 그러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한참 논란이 오고간 후 문재인 실장이, 일단 남북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자, 이 대목에 대해 새누리당은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북한에 물어보고 인권결의안 기권을 결정한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안을 '인권결의안 기권, 북한 정권 결재 사건'으로 규정하고,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문재인 규탄 대회'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조원진 최고위원/새누리당 :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북한의 결재 지시 행태를 취한 반헌법적, 반국가적 행위의 장본인인 노무현 정부의 안보·통일라인, 특히 문재인 비서실장의 행위에 대하여 분노를 느낍니다.]

[이장우 최고위원/새누리당 : 대한민국의 주권 포기 선언과 진배없습니다.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국민 앞에 공개 사죄해야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신속하게 정계 은퇴해야 합니다.]

특히 정진석 원내대표는 작심한 듯 문재인 전 대표를 몰아세웠습니다. 회고록 문장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청문회와 특검까지 거론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비서실장 등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북한 김정일에게 사전보고를 했습니다. 추악한 대북 거래에 대해 낱낱이 고백해야 합니다.]

야당은 "전형적인 색깔론"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덮기 위한 물타기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의도적인 공격이라는 게 야당의 판단입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고 새누리당이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상대로 흠집 내기와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의 금도를 넘어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고, 색깔론 공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색깔 공세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정현 대표는 오늘 박맹우 '대북결제 요청사건' TF팀장에게 이런 당부를 했습니다. "특정인을 흠집내려는 것이 아니며 절대 정쟁으로 몰고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정작 이 대표 본인이 특정인을 상대로 정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야당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발언들 때문입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어제) : 인권결의안을 채택을 하는데 당시에 문재인 전 대표가 비서실장으로 계시면서 주도한 사안이 그런 내용을 북한 당국과 협의를 했다고 하는 것은 참 나쁜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내통 모의입니다.]

새누리당은 요즘 청와대 관련 각종 의혹들로 수세에 몰린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정현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박근혜정부가 수세에 몰리자,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 등을 쟁점화 하면서 방어했던 모습과 '닮은 꼴'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당사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을 통해 "북한에 의견을 물은 게 아니라 기권 내용을 통보한 것"이란 설명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회고록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직접 대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한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더불어민주당 :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하는 정당입니다. 허구한 날 종북 타령과 색깔론으로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고 있으니 우리 경제와 민생이 이렇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 통보한 거였다, 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요.) 사실관계는 당시를 잘 기억하는 분들에게 물으세요.]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동안
어떤 색을 칠할 수가 있을까'

토이의'스케치북'이란 노래입니다.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터지자 새누리당은 거대한 스케치북을 펼친 것 같습니다. 야당을 상대로 '이념 색칠'을 하는 데만 골몰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진실을 가릴 필요는 있겠지만, 지나친 이념 공세는 불필요한 정쟁만 초래한다는 걸 새겼으면 합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송민순 회고록' 파문…새누리, 문재인에 총공세 >

관련기사

'송민순 회고록' 정국 폭발…새누리-민주, 원색 비난전 송민순 "내 회고록이 국가기밀누설? 다 감안하고 쓴 것" 청와대 "송민순 회고록,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 새누리 "문재인은 김정일 아바타…정계은퇴 해야" 송민순 "내 기억으로 쓴 것 아냐…정쟁 도움 안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