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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배상금적 치유금"…10억엔, 법적 근거는?

입력 2016-09-27 22:31 수정 2016-10-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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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오늘(27일) 주제는 바로 국정감사에서 나온 이 발언입니다.

[김태현 이사장/화해·치유 재단 : 법적인 성격의 명칭은 제가…딱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배상입니까? 치유입니까?) 배상금적 성격을 띤 치유금입니다.]

발언 끝 부분에 웅성이는 소리, 바로 '웃음'과 '한숨'이었다고 합니다. 위안부 합의 내용에 대해 장관은 제대로 답변도 못하고,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은 조소까지 듣는 상황, 책임자도 똑부러지게 말 못하는 10억엔의 성격을 오늘 팩트체크팀이 분석해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10억엔… 이거 8월 31일에 입금이 됐죠?

[기자]

네, 일본에서 화해·치유재단에 직접 입금했는데요. 과연 이 돈이 뭐냐, 이게 오늘의 주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한일간의 합의가 있은지 벌써 9개월이 됐는데 아직도 이 돈의 정체가 논란입니다.

오늘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정확히 50년 뒤에 이번 합의를 비교 분석하겠습니다.

우선 1965년으로 가겠습니다. 일본에게서 5억달러, 당시 환율로 약 1800억엔을 약속받았습니다. 이건 청구권이기 때문에 배상이 아니라 보상이었습니다.

보상은 채권채무 등의 재산피해를 말하는 거고, 배상은 전쟁범죄 같은 피해, 이에 대한 배상입니다. 그래서 법적인 개념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번에는 2015년 가겠습니다. 위안부 합의에서. 10억엔을 받았는데요. 정부는 그 정체를 뚜렷하게 말을 못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어제 이렇게 이상한 답변이 나왔습니다.

[앵커]

'배상금적 치유금' 사실 '배상'과 '치유'는 함께 할 수 없는 개념이잖아요? 그래서 배상금이냐, 치유금이냐, 그 답은 나왔습니까?

[기자]

그 실마리가 1965년 협정에 있었는데, 그 때 못 푼 문제가 지금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1965년에 한일 협정 뒤에 정부가 관련 법률을 만들었는데, 그 근거를 법으로 정한겁니다.

1800억엔을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줄 것이냐가 법에 나와있거든요. 그런데 위안부 문제는 당시에 아예 이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앵커]

대상이 아니었다, 아예 포함이 안됐다는 거죠? 당시만 해도 위안부 문제가 부각되지 않았을 때여서 그랬던 겁니까?

[기자]

그런 점이 있을 겁니다. 위안부 문제가 1980년대 후반부터 그 실상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에는 당시에는 주목을 덜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뚜렷한 진전이 없었고, 위안부 문제는 계속 끌려왔습니다. 일본은 할 도리를 다 했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우리 정부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죠.

그러던 2011년 헌법재판소가 아주 의미있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1965년에 있었던 협정에서 위안부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라고 얘기했고, 이후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점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그 뒤에 배상 논의에 정부가 나설 강제성이 생긴 겁니다. 결국 지난해 말에 정부가 나섰던 거고 이렇게 합의문 도출해서 이번에 10억엔이 이번에 입금된거죠.

[앵커]

여기서부터 진짜 문제잖아요? 그래서 이 10억엔… 무슨 돈입니까?

[기자]

일본의 배상금이냐, 여부는 일본이 배상금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건 시청자 여러분들이 다 아실테고, 일본이 인정하지 않기 때인데. 저희가 아예 일본의 내각 의사록, 그러니까 정부의 회의록을 원문을 구해서 번역해서 분석했는데 이렇게 나옵니다.

"거출금 약 10억엔을 일반회계 예비비에서 사용하는 것"이라는 문구인데, '거출금'은 법적인 용어로 납부금, 부담금, 출자금의 개념입니다.

[앵커]

납부금, 출자금은 '배상금'이 아닌 게 명백하고, 그러면 치유금으로 보면 문제가 없는 겁니까?

[기자]

그러니까 일본은 아예 배상으로 생각을 안하고 있다는 게 명확히 드러나는 건데, 우리는 지금 애매한 치유금으로 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치유금 역시도 법적인 법률 용어가 아닙니다. 그래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 결국은 다시 1965년으로 가야 되는데, 당시에 양국이 협정을 맺은 뒤에 일본이 우리 정부에게 보상금을 보냈습니다.

정부는 이걸 받아서 우리 법에 따라서 대상자들에게 분배했습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중간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당시에 했던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양국 정부가 합의는 했는데 그 뒤에 정부의 역할이 없고, 곧바로 민간 재단으로 거출금이 입금됐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났던 이유, 1965년에는 협정이었습니다. 협정은 국가간의 협정이고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그래서 법률로 뒷받침이 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협정이 아니라 그저 합의에 그쳤던 거죠.

그런 절차가 그래서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결국은 돈은 오고 갔는데, 돈의 실체는 아주 모호한 겁니다.

[앵커]

결국 10억엔은 법적으로 명확히 정의할 수 없는 애매한 돈이다? 이겁니까?

[기자]

그렇죠. 정의하면 1965년의 협정은 보상의 중점을 두고 있었고, 이번 합의는 원래 목적이 배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배상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치유금이라는 용어가 등장한건데, 말씀드린대로 법으로 뒷받침이 안되는 개념이고요, 결론은 광복 이후에 지금까지 일본의 법적 책임을 묻는 배상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앵커]

법적으로 정체가 모호한 돈이 피해자들에게 갈 수도 있는 또 다른 슬픈 현실이네요.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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