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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차승원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배우도 될 것"

입력 2016-09-08 21:41 수정 2016-09-09 01:10

"백두산 천지 실제 가서 촬영…하늘이 도와"
"실존인물 연기 어려워…득보다 실 많아"
"예능 이미지 극복…더 노력해야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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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실제 가서 촬영…하늘이 도와"
"실존인물 연기 어려워…득보다 실 많아"
"예능 이미지 극복…더 노력해야할 부분"

[앵커]

대중문화 인물을 만나는 목요일입니다. 오늘(8일) 오랜만에 배우 한 분을 모셨습니다. 한동안 열심히 밥과 반찬을 만들다가 이번엔 매우 진지한 역사 속의 인물로 돌아왔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시는 배우죠. 차승원 씨가 지금 제 옆에 앉아계십니다. 어서오십시오.

[차승원/배우 : 예, 안녕하세요.]

[앵커]

반갑습니다. 그 뉴스룸에 출연하기 전에 어제 유해진 씨를 만나셨다면서요?

[차승원/배우 : 예, 만났습니다.]

[앵커]

팁을 얻으셨다고…

[차승원/배우 : 그러니까 그 팁이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팁이예요. 뉴스룸에 나가면 떨릴 것이다, 요거와 굉장히 경직될 것이다.]

[앵커]

유해진 씨는 사실 전혀 경직되지 않으셨었는데.

[차승원/배우 : 아니 자기는 굉장히 떨었다고 (그런가요?) 저한테 얘기를 해서 속으로 아니 저한테 떨라는 얘기인가 아니면 가서 잘하라는 얘기인가 그 말 때문에 더 떨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근데 지금 전혀 긴장을 안 하신 것 같습니다.

[차승원/배우 : 아니 괜찮습니다.]

[앵커]

이 질문부터 드리고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질문인지 모르겠는데요. 그냥 그렇게 시작하고 싶네요, 오늘은.

[차승원/배우 : 알겠습니다.]

[앵커]

"어떤 배우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말씀을 가끔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차승원/배우 : 배우라고 하는 게 어떤 한 인물을 이렇게 관찰하고 표현하는 직업인데 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은 인생을 좀 잘 산 사람들이 연기도 잘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해봐서 될수 있는 한 남한테 큰 호의를 베풀진 않더라도 상대방이 싫어하는 어떤 것들을 될 수 있으면 제가 좀 하지 않는 것, 이렇게 그런 배려가 있는 것, 그렇게 살아가면 제가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앵커]

삼시세끼를 보면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차승원/배우 : 예. 그 세계 안에서는 좋은 사람인 거죠. 네, 그렇습니다.]

[앵커]

혹시 제가 아까 밥과 반찬을 만드시느라 바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러시느라고 영화를 잘 못하는 건 아닌가요.

[차승원/배우 :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약간의 허와 실이 있죠, 사실은. 근데 이제 많은 분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 그런 행위, 음식을 하는 어떤 행위를 하니까 굉장히 신기할 뿐이고, 사실상 제가 그렇게 뭐 잘한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 하고요.]

[앵커]

제가 굳이 뭐 요리라고 표현하지 않고 처음부터 밥과 반찬이라고 표현하신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보편적인, 그러면서도 와 닿는 공감하는 바가 있어서 그렇게 계속 표현했습니다. 괜찮았나요?

[차승원/배우 : 아주 좋았습니다. 아니 그래도 요리라고 하면 뭐가 이렇게 근사하게 포장이 되고 이런 어떤 이미지인데 (그런 느낌이 있긴 있죠.) 사실은 제가 그곳에서 하는 어떤 행위는 그냥 아까 말씀하셨듯이 밥과 반찬을 만드는 일 뭐 이런 거죠.]

[앵커]

그래서 그냥 맥없이 보게 되더라고요.

[차승원/배우 : 아마 요번에 나온 영화가 그렇게 보실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제가 영화 얘기를 안할까봐 지금 불안해서 말씀하신…

[차승원/배우 : 아뇨, 제가 미리하는 겁니다.]

[앵커]

저희 뒤에 지금 그 고산자 대동여지도 영화 장면이 나가고 있습니다. 굉장히 고생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 차승원 씨 바로 뒤에 있는 것이 백두산 천지잖아요.

[차승원/배우 : 예, 맞습니다.]

[앵커]

저기 뒷모습을 보이는 저 사람이 차승원 씨일 테고. 저건 실제로 가신 거죠?

[차승원/배우 : 실제로 갔죠.]

[앵커]

그 날 정말 날씨가 좋았던 모양이네요.

[차승원/배우 : 너무요. 너무 운이 좋아서요.]

[앵커]

저는 못 가봤지만 가본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저렇게 천지를 깨끗하게 보고 온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으시더라고요.

[차승원/배우 : 삼대가 덕을 쌓아야지 그렇게 날씨가 맑다라는 뭐 그런 산이니까요. 저도 올라가 보고나서 너무 깜짝 놀랐던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앵커]

이 가운데 장면은 아마 금강산일 것 같고요. 왼쪽은 바다.

[차승원/배우 : 제주도입니다.]

[앵커]

끝에서 끝까지 다니셨네요, 정말. 북한만 빼고. 더 북한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영화 찍으면서…

[차승원/배우 : 연출하셨던 감독님, 강우석 감독님이 꼭 한번 북한에 있는 어떤 절경들 이런 것도 한번 담아보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까 그건 또 못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그 분이 다 갔을까요? 왜냐하면 역사적으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실제로 뭐 안 가봤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까 자료를 모아서 일본에서 유명한 지도 만든 사람은 실제로 자기는 다니지 않고 자료만 모아서 만든 경우도 있으니까…

[차승원/배우 : 뭐 그런 얘기들은 있으니까요. 자료들을 줘서 그거를 집대성해서 좀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만든 지도가 대동여지도다 이런데, 그렇게 애착이 있는 목판본을 보면 정말로 너무너무 정교하거든요. 물론 교통상황이나 그 당시 뭐 산에 뭐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은데 그래도 이분이 20대 이전부터 굉장히 지리지나 지도에 관심이 많으셨던 분이고 그건 이제 주변 분들의 어떤 증언들을 통해서 역사에 나와 있는 거니까요.]

[앵커]

이 분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면서요?

[차승원/배우 : 한 A4용지로 한 장 정도 밖에 없어요.]

[앵커]

그거 밖에 안 됩니까? 근데 어찌 보면 기록이 워낙 적기 때문에 제작자나 배우가 더 자율스러운 측면도 있었겠네요?

[차승원/배우 : 그러니까요. 그게 이제 양날의 검인데요. 자유로운 반면에 너무 자유롭지 않아야 되는 그 어떤 지점들이 있어요. 그거를 잘 유지하면서 줄타기를 잘 하면서 저는 갔다라고 생각하는데 그거에 보시는 분들이 평가하시는 거죠.]

[앵커]

그런데 강우석 감독 입장에서 왜 차승원 씨였을까요. 사실 그 이미지가 도회적이시고 그렇죠? 그리고 일단 조선시대에 이렇게 키 큰 분이 없었을 것 같기도 하고.

[차승원/배우 : 그렇다고 또 안 계셨을 거라고…]

[앵커]

네, 그건 뭐 장담 못하죠.

[차승원/배우 : 근데 이제 그 이렇게 보시면 굉장히 묵직한 내용도 있겠지만, 김정호의 어떤 주변의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서 이 사람의 어떤 해학이 나타나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저한테 그 시나리오를 준 게 그 어떤 두 가지의 맛을 주는 배우?라서 아마 선택하신 게 아닌가라는… 그리고 감독님께서 어디 그 인터뷰 때 말씀하셨는데 김정호 선생님의 초상화가 저와 굉장히 흡사하다, 그것 때문에 저를 선택하셨다. (아 그런가요?) 근데 이제 제가 보기에는 눈은 약간 유해진 씨 닮았고요. 하관은 저를 좀 비슷하게 (예.) 찾아보시면 굉장히 좋으실 것 같습니다. (우리 자료를 한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배우로서는 사실 좀 그 부담스러운 측면도 많이 있죠?

[차승원/배우 : 역사의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거는 굉장히 힘들죠.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왜 그렇죠?) 왜냐하면 보통 역사에 어떤 인물을 쫓아가는데 있어서 업적들이 있는데 그 제가 그 분의 어떤 사상이나 신념 이런 걸 잘 모르잖아요 사실은. 그런 입장에서 다가갔을 때는 보통 일반 분들의, 그 분을 아는 어떤 분들의 그 업적에 대한 그 위대함? 이런 거를 제가 잘못 연기해서 훼손하면 어떨까라는 걱정이 일단 앞서고요. (예.)]

[앵커]

혹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캐릭터를 잡아가는 측면에서 보자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시다 보니까. (그렇죠, 예.) 좀 불리함? 이런 걸 느끼지 않으시나요?

[차승원/배우 : 그것 역시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어떻게 됐건 그것도 저의 일부고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같이 병행하고, 물론 어떤 분들은 말씀하셨다시피 그런 이미지 때문에 몰입을 못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건 제가 좀 더 노력해야죠.]

[앵커]

예를 들면 전국을 돌아다니잖아요, 김정호 선생이. 그러다 어느 마을에 들러서 (저는 무슨 말씀하실지…) 밥과 반찬을 이 사람들이 보면 저건 삼시세끼인데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물론 있습니다.)

[차승원/배우 : 그게 뭐 어떻게 됐건 그거에 대해서 제가 저는 이러니까 좋습니다, 저는 아니니까 저는 그걸 다시는 안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뭐 어떻게 됐건 아까 말씀 드렸듯이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또 어떤 분들은 또 몰입해서 보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게 제가 노력하면 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고민을 많이 하실 것 같습니다.

[차승원/배우 : 굉장히 요새 생각이 많아 진 것 같아요.]

[앵커]

그래서 사실은 제가 첫 질문을 그 질문으로 드리긴 했습니다. 어느 배우나 그런 고민을 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말씀하셨다기에 그게 사실은 제일 궁금했습니다.

[차승원/배우 : 초반에 저한테 질문을 하셨던 것들이 저한테는 굉장히 지금 중요한 지점인 게 좋은 배우로 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 인간으로 남는 그런 선배가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많이 해보죠, 사실은.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앵커]

사실은 그동안에 무엇을 해왔느냐도 중요하지만, 연배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사실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굉장히 고민되는 시점이실 것 같은 (예 맞습니다.) 느낌이 드는데…

[차승원/배우 : 물론 뭐 좋은 분들과 좋은 작업을 해서 관객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어떤 그런 배우. 아니면 뭐 많은 사랑은 못 받았지만 저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연기로 그 영화가 돋보이는 어떤 그런데도 참여하고 싶은데 저는 사실상은 그 필모조차도 사실은 제가 좀 잘 살아나가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부분만 된다면 제가 어떤 필모에 있건간에 많은 분들한테 좋은 배우,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어요.]

[앵커]

오늘 본의 아니게 그 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이 비슷해지면서 일종의 수미상관식 인터뷰가 됐는데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도 잘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차승원/배우 : 잘 되면 좋고요. 일희일비 하지 않는 그런 배우로 남고 싶어서요. 잘 되면 너무 좋죠.]

[앵커]

예, 알겠습니다. 차승원 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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