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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학교 정문과 운동장 관통해 도로를?

입력 2016-06-01 21:48 수정 2016-06-0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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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로 공사 때문에 학교 정문이 사라지고 운동장도 없어질 위기에 처한 학교가 있습니다. 지자체는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도로라고 하는데 학생들 안전과 학습권은 뒷전입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보령시에 있는 한 여자중학교입니다. 학교 정문인데요. 여느 학교와 다르게 곳곳에 노란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제 오른쪽에 보시면 천막도 설치돼 있는데 그 아래에는 교실에 있어야 할 의자도 여러개 놓여있습니다.

이쪽으로 한 번 와보실까요. 학생들이 적어놓은 종이가 보이는데 '편리보다는 안전이 우선입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도대체 이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종소리가 울리자 여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나옵니다.

학생 여러 명은 천막 아래에 모여 SNS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라해인/학생 : 다양한 곳에 제보하고 있어요. 불편한 것과 위험한 것하고. 저희 의견을 종합해서 쓰고 있어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시작될 도로 공사에 학교 정문과 운동장 일부가 편입되자 학교가 시끄럽습니다.

운동장 한쪽에는 전봇대와 나무를 잇는 기다란 노란 천이 이어져있습니다. 바닥에는 하얀 페인트로 점선을 그려놓았는데요, 이 점선은 바로 터널이 뚫리게 되면 차가 지나가게 도로를 그려놓은 겁니다. 이 하얀 점선은 학교 밖까지 이어집니다.

[정세훈/교사 : (터널길이 뚫리면) 차가 150미터 정도 산길을 타고 내려옵니다. 아이들이 차를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 1초에서 2초밖에 안 됩니다.]

왕복 2차선, 총 길이 620m인 도로는 충남 보령시 죽전동과 대천동을 연결합니다.

터널로 뚫리는 봉황산 구간을 지나 기존 교차로와 이어집니다.

도로가 들어서면 학교 면적 1700여 제곱미터가 사라집니다.

학생들이 공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안전' 때문입니다.

새로 들어설 도로를 횡단해 학교로 통학해야 하는데, 보령시가 차량 속도를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또, 도로와 70여 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교실은 차량 소음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김윤성/학부모 : 터널 공사할 때 차들이 많이 공사 차량이 왔다 갔다할 텐데 학생들의 안전도 무시 못할 것 같습니다.]

보령시는 교통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도로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재현/주민 : 퇴근 시간이나 출근 시간에는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이 걸리니까.]

당초 보령시는 다른 두가지 도로계획안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주택가를 지나는 노선은 주민 보상문제가, 봉황산을 가로지르는 노선은 자연훼손 문제가 제기돼 학교 운동장을 지나는 안을 최종 선택했습니다.

[노경호 도시과장/충남 보령시 : 교차로와 연결시키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학교 용지를 일부 편입시켜서 도로 개설을 하는 걸로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상 토지 소유권자인 교육청의 동의없이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사가 쉬운 학교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보령교육지원청 관계자 : 시청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고 공문도 보냈어요. (하지만) 시에서 행정계획을 통해서 하면 (교육청) 동의 없이도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현재 보령시는 실시 설계 추진 중인데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서있는 학교 정문은 공사가 시작되면 사라지게 됩니다.

매년 안전한 통학로는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어른들의 도시개발 계획 앞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운동장은 사라지고 안전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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