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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상상할 수 없는 상상력…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만나다

입력 2016-05-19 22:08 수정 2016-05-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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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선 어떤 작가의 소설이 가장 많이 읽혔을까 조사를 해봤더니 한국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분이었습니다. 프랑스 작가인데 이 분이 1위에 올랐습니다. 소설에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도 아마 이 분의 성함은 꽤 친숙하게 들리실 거 같습니다. 늘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상상력으로 독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를 뉴스룸에 귀하게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안녕하세요.]

[앵커]

일요일에 프로야구 시구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잘 던지셨습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야구를 한 것도, 야구 경기장에 발걸음을 한 것도 처음이라 잘 던졌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굉장히 인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관중들께서 좋은 에너지를 주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본론으로 좀 들어갈 텐데 '제3인류'가 얼마 전에 6권이 끝나면서 완간이 됐습니다. 늘 그렇지만 신학, 철학, 과학까지 총 망라된 소설이라고 얘기할 수 가 있을 것 같은데 이 소설을 통해서 제일 하고 싶었던 얘기는 어떤 걸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인류는 거대한 지구에 살고 있는 젊은 생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는 지적 능력과 인지 능력이 있는 존재죠. 저는 지구가 어머니와 같고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환경보호라는 차원을 넘어서 미래에는 인류와 지구 사이에 일종의 연합, 동맹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와 인간의 관계는 개와 벼룩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약간의 피를 빨리는 정도는 무방하지만 과해지면 문제가 되죠. 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앵커]

네, 그 '제3인류'에서 제일 눈에 띄는 존재는 역시 이제 인간이 만들어 낸 초소형 인간. '에마슈'인 것 같습니다.'에마슈'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인간의 모습이 어떤 걸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에마슈'는 자연의 진화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지구상에서 총 5번의 멸종이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가장 작고, 여성적이며, 사회적인 종들이 생존했습니다. 공룡은 멸종했지만 도마뱀은 살아남았고, 매머드는 사라졌지만 코끼리가 남았죠. 멸종 발생 때마다 이 3가지 특징을 가진 종들이 생존하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개미를 예로 들면 개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종들 중 하나인데 개미들 또한 가장 작고 여성적이며 사회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작품 '제3의 인류'를 관통하는 핵심은 우리 인류가 지구 맞춤형 미래 인류를 창조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여성 대 남성의 성비가 9:1인거는 그 때문인가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사실 그 성비는 곤충 사회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벌이나 개미 집단을 살펴보면 암컷 대 수컷의 비율이 9:1로 여성화된 사회거든요.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개미들은 1억 2천만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온 반면 인류의 출현은 고작 3백만 년 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연배로 따지면 인간은 여러 종들 가운데 아주 어린 생명체, 신입인 거죠. 제가 항상 상기하고자 하는 건 인간은 가장 최근에 출현한 종이기 때문에 더더욱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지구와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 에마슈를 나중에 중국 사람들이 불법복제를 많이 하던데 평상시에 느끼던 것이었습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유럽에선 과학 분야에서의 윤리나 도덕이 중요한 이슈인 반면, 중국은 윤리를 찾기보다는 경제적 논리가 우선이고 '돈이 되면 한다'는 주의가 있습니다. 유럽이 중국 산업을 보는 시각을 간단하게 암시하고 넘어가고자 한 것입니다.]

[앵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 5권, 6권에서는 한국인 여성이 등장을 합니다. 특별히 한국인 독자들을 위한 생각이셨는지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작품을 쓸 때마다 한국에 대해 짧게라도 언급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한국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한국은 저에게 제 2의 조국과 같습니다. 또한 저는 모든 작품에서 음양의 조화를 추구하고자 해요. 동양과 서양, 남자와 여자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거죠. 이 한국 여주인공을 통해 동양과 여성의 비중을 주고자 했고, 여성은 남성을 깨우치는 존재라는 차원에서 접근했습니다. 아주 현대적인 아이디어죠. 여성은 본능적으로 아는 존재, 남성은 배우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앵커]

작가로서 한국사회에 대한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한국사회에 대해서 느끼는 작가로서의 어떤 문제의식이라든가 그런 건 없을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약간 아쉬운 점은 요즘 젊은이들이 사회통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압박이 경쟁을 통한 효율성 강화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압력을 덜어주어 창의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발전을 도와야 할 것입니다.]

[앵커]

그 알파고 하고 이세돌 구단의 대결을 혹시 보셨습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물론입니다. AI는 늘 관심을 갖는 분야입니다. 더군다나 '제3의 인류'에서도 종국에는 AI가 승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죠. 사실 핵심은 컴퓨터가 바둑이나 다른 게임에서 인간을 이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아 그래, 이제 내가 누군지 알겠다' '당신들 인간이 나를 만들었군요' 라는 것을 이해하느냐 여부입니다.그렇게 되면 더 이상 '지능'이 아니라 '의식'을 갖게 되는 거죠. 제 생각에는 약 10년 후면 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인간이 새로운 종, 새로운 개체를 창조해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발전이 유익할지 혹은 악용될지는 모르겠지만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앵커]

14년 전에 '뇌'에서도 사실 이미 베르베르 작가는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대결을 그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드린 질문이기도 하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점은 상상력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상상력은 평소의 습관인가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제가 상상력 덕분에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기 때문에 운동선수가 근육을 단련하듯이 저도 상상하는 습관을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미래는 상상하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미래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알고 싶다면 우리가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미래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상상하는 걸 책으로 쓰는 거죠. 훗날 과학자들이 실현시켜주기를 바라면서요.]

[앵커]

기자에서 작가가 된 케이스이십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기자였다가 작가가 된 분들이 몇 분 계십니다. 기자 시절엔 자신이 어떤 기자였다고 자평하시나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기자 시절엔 연구소들을 돌면서 과학자들을 만나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신문사 입장에서 보면 제가 그리 좋은 직원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서로 물고 뜯는 사내 정치가 정말 이해가 안 갔거든요. 그래서 사무실은 되도록 멀리하고 연구원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걸 더 좋아했어요. 개인적으로 기자를 그만두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있던 신문사에서는 120명이 있으면 100명이 보스고 실제로 일하는 기자는 20명밖에 안 됐거든요. 소설가의 장점은 그런 비효율적 절차 없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거죠. 기자라는 직업은 제가 추구하는 업무 방식과는 너무 달라서 힘들었지만 연구소를 방문하고 연구원들을 만났던 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앵커]

네.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만 글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더 쓰고 싶거나 덜 쓰고 싶을 때도 있을 텐데 그땐 어떻게 합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우선 말씀 드려야 할 것이 저는 7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요, 아침에 4시간 글쓰기를 실천하기 시작한 건 16살 때부터입니다. 이렇게 훈련이 되다보니 아침에 집필을 시작하면 마치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듯이 글이 써집니다. 저는 한 번도 아이디어 부족으로 빈 페이지를 앞에 두고 절망해본 적이 없어요. 사실 저는 온갖 아이디어들이 넘치다 보니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뺄 것인가를 잘 선택하는 것이 숙제죠. 아침에 책상에 앉아서 이 수도꼭지를 틀면 쏟아져 나오는 생각들을 적절히, 좋은 문장으로, 빨리 써 내려가는 데 골몰합니다. 시간이 되어서 책상을 뜨려고 하면 더 쓰고 싶을 때가 사실 많아요. 그런데 우리 식사할 때도 보면 너무 과식하면 오히려 안 좋잖아요. 마찬가지로 더 쓰고 싶어도 '시간 다 됐으니 어쩔 수 없지. 오늘은 스톱' 하고 멈춥니다.]

[앵커]

16살 때부터 8시에 글을 썼다 했는데, 학교 안 다녔습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그때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어요. 정말 운이 좋게도 수업이 오후에만 있어서 오전에는 글을 쓸 수가 있었죠. 법학 및 범죄학부에 다녔어요.]

[앵커]

16살 때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는 얘기는 월반을 했다는 얘기입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아니요. 출생연도가 그렇다 보니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녔는데 16살에 대학과정에 입학했어요.]

[앵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한국 독자분들이 굉장히 반가워 하셨을 것 같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한국어를 배워볼 생각입니다. 한국에 올 기회가 앞으로 더 많을 것 같은데 다음에는 몇 문장이라도 한국어로 소통해보고 싶습니다.]

[앵커]

잘 배우시면 비정상회담에도 나가실 수 있다고 전해 주십시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프랑스 : 좋습니다.]

[앵커]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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