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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알 사드와 이별 이정수 "나는 현역을, 구단은 코치를 원했다"

입력 2016-01-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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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36)가 알 사드와 '이별'했다.

이정수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 축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카타르 스타스리그에 진출했다. 이정수가 선택한 팀은 스타스리그 최고 '명가' 알 사드였다.

'미지의 땅' 카타르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이정수는 보란 듯이 성공했다. 이정수는 알 사드에서 핵심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고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 하는 등 알 사드에서 총 5개의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이정수는 카타르 축구의 '개척자'였다. 이정수의 '성공 신화'로 카타르에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진출했다. 한때 10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을 하기도 했다. 현재도 총 5명의 한국 선수가 카타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이정수가 알 사드와 계약 해지를 했다. 알 사드는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정수와의 이별을 발표했다. 이정수 대신 이란의 수비수 모르테자를 영입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5년 반 동안 꾸준히 활약해온 이정수였다.

이정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28일 일간스포츠가 이정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정수에게 왜 갑자기 알 사드를 떠나야했고, 또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물었다. 이정수는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알 사드와 정말 좋게 헤어졌다."

이정수가 내뱉은 첫 마디였다. 이어 이정수는 "이틀 전에 계약을 해지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구단에서 사장과 미팅을 했고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이정수의 연이은 부상이었다. 이정수는 손 뼈 부상에 이어 종아리 부상까지 당해 최근 팀 전력에 힘을 더하지 못했다.

이정수가 빠져 있는 사이 알 사드 수비는 무너졌다. 리그 15경기 동안 무려 22실점을 했다. 명문 알 사드가 리그 4위까지 떨어졌다. 알 사드 자존심상 허용될 수 없는 순위였다. 또 최근 열린 셰이크 자심컵에서도 레퀴야에 4골을 허용하며 1-4 대패를 당했다.

알 사드는 더 이상 이정수의 회복을 기다려줄 수 없었던 것이다. 급하게 이정수 대체자를 찾아야 했고 이란 수비수 모르테자를 급하게 영입했다. 모르테자와의 계약이 6개월 인 것을 보면 알 사드의 급한 영입임을 엿볼 수 있다.

이정수는 "내가 이번 시즌 들어와 손 뼈가 부러져 수술을 했다. 그러면서 한 달 이상 쉬었다.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2경기 뛰고 다시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며 "그러면서 팀 수비가 불안해지고 실점이 많아졌다. 팀은 중앙 수비수가 필요했고 중국 쪽에서 괜찮은 이란 선수가 있어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팽 당한 것이 아니다. 이정수와 알 사드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했고 존중했다. 그들은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이정수는 "계약을 해지하면서도 여러 조건들이 나랑 맞았다. 이곳에 오래 있었으니 당연히 아쉽다. 정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좋게 헤어졌다. 구단에 섭섭한 마음은 크게 없다. 구단 선수들과 작별인사도 했다. U-23 챔피언십에 간 선수들도 전화오고 문자가 왔다. 나중에 다시 오라고 하더라"며 이별 장면을 떠올렸다.

알 사드 구단주와의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알 사드가 이정수에 얼마나 큰 애정이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구단은 이정수에게 코치직을 제의했다. 하지만 이정수는 현역으로 더 뛰고 싶은 열망이 컸다.

이정수는 "구단주와 만났다. 작별인사도 했다. 6년 동안 같이해줘 고맙다고 했다. 구단주는 코치로 있어달라고 제의를 했다. 코치 계약서를 쓰자고 했다. 하지만 내가 현역으로 2년을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니 구단주도 나를 보내줬다. 2년 뒤 현역에서 은퇴를 하면 다시 돌아와 코치를 하라고 했다. 다 준비해놓겠다며 반드시 돌아오라고 했다. 나 역시 2년 뒤에 돌아오겠다고 했다. 좋게 이야기를 끝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수는 향후 행보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정수는 "이 일이 갑작스럽게 진행이 돼서 나도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가족과 에이전트와 상의를 해야 한다. 현역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다. 현역을 더 이어갈 것이다. 앞으로 현역으로 뛸 수 있는 다른 팀을 찾아볼 것"이라고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도하(카타르)=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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