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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는 탈취제·화장품에도 '위협 물질'…퍼지는 불안

입력 2015-09-09 09:12 수정 2015-09-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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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생활용품 가운데 뿌려서 쓰는 것들이 있죠. 모기약도 있고요, 탈취제 또 화장품도 스프레이형이 있는데요,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남희(가명)/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 아침에 일어났는데 숨이 안 쉬어져서…천식 비슷하게 숨을 조금 쉬면 계속 기침이 나왔어요.]

[김주희/미용사 : 황사 마시는 기분처럼 목이 답답하고 칼칼하고.]

[신인숙/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폐 기능이 정상 수치보다 20%밖에 안 남은 정도… 그래서 늘 숨이 차고]

회사원 박모 씨는 등산을 준비하다 갑자기 심한 기침과 구토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심박수가 1분당 50회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진단명은 간질성 폐질환. 등산화와 옷에 뿌렸던 방수 스프레이가 원인이었습니다.

[백도명 교수/서울대 환경보건학과 : 폐 부분에 거의 물이 찼어요. 마루에다가 스프레이를 다 뿌려놓고 자니까 새벽에 숨이 막혀서.]

방수 스프레이에 함유된 코폴리머의 일종인 불소공중합체 성분이 호흡 독성을 일으켰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옷이나 텐트에서 방수 기능을 하는 성분이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폐 내부를 얇게 코팅해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박동욱 교수/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 코폴리머(공중합체)라고 해서 아주 미세한 입자이기 때문에 스프레이를 뿌리게 되면 호흡기로 그대로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폐포까지 아무런 저항 없이 들어가게 되고요.]

2007년 코폴리머가 들어간 일부 방수 스프레이 제품이 독일과 미국, 일본에서 집단 발병을 일으키며 해당 제품 판매가 금지됐습니다.

방수 스프레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살균제와 탈취제 등 생활용품의 위해성을 조사했더니 발암물질인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함유량인데요. 미국(15)은 물론 중국(45)의 허용기준보다 높았습니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경우 호흡기로 흡입하면 신경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 국내에선 이에 대한 기준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얼굴에 직접 뿌리는 화장품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는 뿌리는 자외선 차단제가 천식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린이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 제품에선 이런 주의사항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취재진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6가지 종류의 스프레이 제품들의 유해성을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스프레이 제품에 들어있는 원액을 50%와 10%로 희석해 쥐 기도에 주입했습니다.

50%의 농도로 희석한 용액을 투여한 쥐들의 경우 얼굴에 수분을 공급하는 미스트와 탈취제를 제외한 나머지 실험군이 모두 숨졌습니다.

호흡기에 30초간 스프레이를 분사한 방식의 실험에선 쥐들이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움직임이 둔화됐습니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정상 쥐들과 확연히 다릅니다.

방수 스프레이를 30초간 흡입한 쥐들은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이규홍 센터장/안전성평가연구소 흡입독성연구센터 : 발수 코팅제의 경우에는 항균 탈취제 및 헤어스프레이와 같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빨리 환기를 해서 추가적인 흡입 노출을 피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생활화학용품이 호흡기에 미치는 독성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동욱 교수/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 제품의 판매승인 단계에서부터 예방적인 기능이 작동돼야 하겠죠. 화학물질이 들어가서 분무하게 되니까 그야말로 다 마시게 되는 결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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