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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애먼 사람까지 잡네…엉터리 '흡연부스'

입력 2015-08-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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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처럼 흡연자들이 박대를 당하는 시절에 흡연부스는 이를 테면 흡연자들의 해방구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가 못해서 흡연자들도 괴롭고, 근처를 지나는 행인들도 괴로운 흡연부스가 많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들이 자연스레 흡연부스 안으로 들어갑니다.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 거리이지만 부스 안에서만큼은 마음 놓고 흡연이 가능합니다.

[안재현/서울 종로5·6가동 : 일단 저희가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까 좋은데 없을 때는 길거리에서 피우게 되니까 눈치가 보이죠.]

이곳은 지하철 건대입구역 옆에 마련된 흡연부스입니다.

그나마 서울 시내의 흡연 부스 중에서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안을 한번 살펴보면 이렇게 꽁초를 버릴 수 있도록 쓰레기통도 마련되어 있고요.

위를 보시면 환기시설과 또 이쪽에는 에어컨까지 설치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정도로 관리가 잘 되고 있는 흡연부스가 굉장히 드물다는 겁니다.

인근 동서울터미널 흡연부스.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입니다.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부스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 서서 담배를 피웁니다.

흡연부스 내부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데다 유동인구에 비해 부스가 너무 좁기 때문입니다.

[야외 흡연자 : 여름에는(흡연부스에) 들어가면 찜통 같고 (공기가) 탁해서 담배 피우기가 꺼려져요.]

결국 부스 주변은 연일 쓰레기와 담배 연기로 몸살을 앓습니다.

내부가 담배연기로 답답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부스 바깥에서 흡연을 하게 되는데요.

담배를 피운 사람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가 곳곳에 떨어져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청 관계자 :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확장공사가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시민) 의식이 약간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저희가 확장공사를 하려고 해요.]

수원 종합버스터미널 앞에 마련된 흡연부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금 바로 이게 흡연부스의 환기시설인데요. 이렇게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고요. 또 이쪽은 아예 환기구 자체가 고장이 나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문을 활짝 열어놔야지만이 그나마 연기가 빠져나가는 상황입니다.

연기가 고스란히 인도로 빠지다 보니 보행자들의 간접 흡연 피해는 여전합니다.

[조숙희/경기 여주시 : 보기도 안 좋고 코나 목 등이 안 좋은 분들은 (지나가면서) 굉장히 불편을 많이 느끼거든요.]

이곳은 서울역 흡연부스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옆에 야외에 흡연구역을 만들어 놨는데요.

문제는 이곳이 뒤에 보시는 출입구와 너무 가까워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담배연기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겁니다.

흡연권을 보호하면서 보행자들의 간접 흡연 피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흡연부스가 오히려 길거리 흡연을 부추기는 셈인 겁니다.

정작 서울역 안내센터 직원들은 흡연부스가 없어진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반대편에 가시면 은행 환전소에 S라운지 (흡연부스) 있어요. (그 흡연부스도 폐쇄됐던데요?) 그러시면 저도 잘…저도 폐쇄된 지 오늘 알아서요. 죄송해요.]

[최비오 정책부장/한국담배소비자협회 : 일정한 규정도 없는 상태에서 흡연실을 설치하다 보니 관리나 유지가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흡연권을 최소한 보장해주고 비흡연자분들도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흡연실이 반드시 설치돼야 합니다.]

금연구역이 점점 확대되면서 거리에 흡연부스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데요.

제각각인 설치 기준과 엉터리 관리로 상당수 흡연부스가 흡연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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