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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젊으면 괜찮다던 메르스…왜 달라졌나?

입력 2015-06-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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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근데 이게 불안하게 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메르스와 관련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한국에 오면서 계속 어긋나고 있는데요. 최근에 또 하나가 추가된 거죠. 당초 젊고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보신 것처럼 젊은 사람들도 위독한 상태가 있고, 또 1부에서 보셨듯 급기야 별 질병이 없던 건강한 사람 중에도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메르스라는 질병이 대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사실 발생한 지 지금 1달이 다 되고 있습니다만. 팩트체크에서 한번 짚어봤더니 결코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김필규 기자와 함께 지금부터 그 내용을 풀어갈 텐데요, 완치자가 14명이죠? (그렇습니다.) 젊은 환자들은 금세 완치될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알려면 메르스가 우리 몸에 어떻게 침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호흡기 감염은 크게 두 가지, 호흡기의 윗 부분을 감염시키느냐, 아래, 폐쪽을 감염시키느냐로 나뉩니다.

'상기도 감염'은 목이나 코, 입 안쪽에 염증을 일으키는 건데, 감기나 인플루엔자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전문 치료제를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자신의 면역력으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하기도 감염'은 폐쪽에 증상을 일으키는 기관지염, 폐렴 등이 대표적인데, 이건 상기도보다 치료에 있어서 좀 더 골치가 아픕니다.

[앵커]

메르스가 주로 '하기도 감염', 그러니까 폐렴으로까지 발전하는 게 문제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상기도 쪽에 머물다 낫는 경우도 있지만 밑으로 내려가면 심각해집니다.

같은 '하기도 감염'이라도 세균성 폐렴보다 메르스로 인한 바이러스 폐렴이 더 치명적일 수 있는데요,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 처방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메르스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메르스로 폐가 손상되면 염증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이 이렇게 하얗게 나오고, 호흡곤란도 심하게 옵니다.

지금으로선 자신의 면역력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간염 치료에 사용하는 항 바이러스제를 써보곤 있지만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래서 메르스 완치가 그만큼 힘들다…그런데 지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A의사의 경우 다른 특별한 질환이 없었는데도 상황이 더 나빠졌잖아요? 특별한 원인이 있습니까?

[기자]

그래서 나온 이야기가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거였죠? 한번 간단히 설명 드려보겠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몸 속에서 증식해 퍼져나오면 우리 몸에 비상이 걸리면서 면역체계가 가동됩니다. 대식세포라는 이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처치하면서 동시에 다른 면역세포도 자극하기 위해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을 내뿜는데요, 문제는 감염 초기에 처치해야 할 바이러스가 갑자기 너무 많으면 사이토카인도 과다분비된다는 점입니다.

면역세포는 이렇게 영점타격 하듯이 바이러스만 처치해야 하는데, 사이토카인이 과다분비되다 보니 거의 이런 식으로 융단폭격을 하면서 주변의 멀쩡한 세포까지 파괴하게 되는 거죠.

[앵커]

결국은 다른 폐기능까지, 사이토카인이 마비시킬 수 있다. 그래서 굉장히 심각해지는 것이다. 삼성병원의 35번째 환자 환자가 그분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런 얘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가능성이 제기가 되는 건 특히 이 메르스 바이러스가 폐포, 허파꽈리세포와 관련이 되어 있어서 그러는데요. 세포가 파괴되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 허파꽈리 안에 피나 염증, 체액이 쌓이고요.

그래서 결국 마치 익사하는 것처럼 호흡곤란을 겪다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겁니다.

허파꽈리는 혈관을 통해 몸속을 돌고 온 피에서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를 집어넣어주는 곳이죠? 메르스 폐렴을 일으킨 환자의 경우 이게 제 역할을 못하게 되니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에크모'라는 장치를 통해 혈관에 산소를 억지로 주입하는 응급처치를 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에크모는 거의 굉장히 중증일 경우에 쓴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보니까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애초에 젊은 사람들은 금방 완치된다라는 것에서 만일 이 이론을 그대로, 분석을 그대로 적용하자면 오히려 젊어서 면역력이 강할수록 일련의 사이토카인이 훨씬 더 많이 발생해서 다른 기능을 손상시킨다든가 그래서 더 위중해진다든가. 다시 말하면 젊다는 것이 장점이 아니라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그런 이야기인가요?

[앵커]

그런 부분을 우려할 수도 있어서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김태형 교수/순천향대 감염내과 : 면역력을 하나로 줄 세워서 면역력이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이렇게 양분화 되어 있진 않아요. 숫자 전체를 보시면 여전히 젊은 사람들한테는 가볍게 앓고 지나가고, 그거는 맞아요. 그러니까 사이토카인 뭐 이런 얘기는 소수의 우리가 설명이 안 되는 것들을 이해하려고 꺼낸 가설이지, 전체 현상을 보시면 여전히 건강한 사람들은 문제가 없죠.]

그러니까 더 지켜봐야겠지만 '젊은 메르스 환자라고 반드시 사이토카인 폭풍이 올 것이다'라는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무튼 한국에 온 메르스가 한달 안에 계속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팩트체크에서 계속 이런 내용들 나올 때마다 더 잘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적어도 확률상으로는 젊고 건강한, 평소에도 나이가 좀 있더라도 그런 분들이 유리하다는 건 맞잖아요. 그렇죠? (네.)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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