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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방심하면 '끔찍'…지진 예측, 가능한 걸까?

입력 2015-05-1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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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팔에 강진이 또 예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 전에 일어났었잖아요. 어제(12일) 또 여진이라고 볼 수 있는 강진이 또 일어났고. 그런데 다음 주에 또 일어난다는 그런 경고가 나와 있는데. 그래서 오늘 궁금한 것이, 특히 이 네팔 강진은 5년 전에 예측됐다는 얘기까지 있어서, 과연 지진은 어디까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인가. 과학적으로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것을 오늘 팩트체크에서 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오늘 보니까 네팔 지진 예언이라는 기사 제목까지 떠 있더군요.

[기자]

시작은 5년 전 아이티 대지진 때인데요. 영국 연구진이 다음 대규모 지진은 네팔에서 발생할 것이고 규모는 8.0으로 아이티 수준을 넘어설 거란 내용을 AFP가 보도한 겁니다.

실제 이번 네팔 지진 규모가 7.9, 어제가 7.3이었으니까 어느 정도 맞은 거죠.

이어서 2년 전에는 프랑스 연구진이 아주 큰 규모의 지진이 조만간 네팔에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고, 이번 지진 직후에 BBC가 프랑스 CEA연구소의 로랑 볼랭저 박사가 한 달 전 네팔을 찾아가 지진 발생 장소를 정확히 예측했다, 또 전문가들이 일주일 전에 네팔에 모여서 회의도 했다는 보도를 한 겁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상당히 예측한 것 같은데, 어떻게 안 걸까요?

[기자]

네팔은 남쪽에서부터 올라온 인도판 지각이 원래 있던 유라시아판과 충돌한 뒤 밑으로 파고들어 가면서 형성됐고, 히말라야 산맥도 이렇게 생긴 겁니다.

이게 보통 일년에 4㎝씩 계속 파고드는데 최근에 이 지역 단층 조사를 해보니 수백년 동안 움직이던 게 딱 멈춘 거죠. 그러니까 지금이 부러지기 직전, 에너지가 최고로 쌓인 상태라는 겁니다.

네팔에서 마지막 큰 지진이 1934년이었으니까, 그동안 패턴 보면 이제 터질 때가 됐구나 판단한 겁니다.

[앵커]

그게 멈춰서는 순간 힘이 집약되면서 이제 지각변동이 일어난 그런 건가 보군요. 그러면,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게 언제 이게 멈춰 섰으며 언제 부러진다 이런 걸 할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5년 전에 예측을 했던 프랑스 학자들. 또 한 달 전에 찾았다는 프랑스 학자들이 정확한 일시까지 과연 알고 있었을까 국내 전문가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홍태경 교수/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 프랑스 학자들이 이야기한 것은 사전에 이미 발표한 거예요. 그래서 한 달 전쯤에 미팅을 한 거고요. 그런데 연구결과는 이미 그 전에 나온 거죠. 논문에서도 지금 날 거라고 얘기를 한 게 아니고요. '주기가 그 정도 되기 때문에 이런 주기가 있다'라는 걸 보고를 한 거예요. 과거 관측을 바탕으로 이런 특성이 있다는 걸 알렸고요.]

[앵커]

지금쯤 한번 지진이 날 수 있다라는 것이지 정확하게 날짜를 짚는다든가 하기에는 좀 어려운 것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연구 진행한 프랑스의 볼랭저 박사는 히말라야 연구 전문가로 수시로 네팔을 드나들기 때문에 한달 전 그곳에 가 있었다는 게 큰 의미는 없다는 설명입니다.

지진 예측은 '예지'라고 하는데 장기, 중기, 단기 예지로 나뉩니다.

장기는 이렇게 프랑스 연구진이 했던 것처럼 과거 패턴을 바탕으로 수십 년 단위로 예측하는 것이고, 중기는 현지 조사를 통해서 한 달부터 몇 년 후를 예측하는 겁니다. 단기는 일기예보처럼 몇 시간, 며칠 후를 예측하는 건데 현재 과학기술상으로 장기, 중기는 가능하지만 단기예지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한 달 정도만 미리 알려줘도 충분히 대피할 수 있는데 사람의 생각이 참 간사해서 한 달 뒤에 정말 그걸 날 걸로 예측을 했다고 해서 다 짐 싸들고 피난을 가냐 이건 또 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잖아요.

[기자]

또 아닐 경우에 치러야 될 비용이 많기 때문에 힘든 부분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단기 예보만 가능하다면 정말 좋은 그런 시대가 올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흔히 얘기하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네팔, 제가 유튜브에서 화면을 봤더니 지진이 막 이렇게 나는데 새들이 새까맣게 올라가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지진이 난 다음에 새들이 올라왔기 때문에 그게 새들이 예측한 건 아닌 것 같기는 한데 또 어떤 분 얘기를 들어보면 미리 날아갔다는 얘기도 있고 동물들에 의해서 예측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죠.

[기자]

일본이나 뉴질랜드 대지진 전에 돌고래들이 육지로 올라와 떼죽음 당하는 일이 있었고, 중국 쓰촨 대지진 때도 두꺼비들의 대이동이 있었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심지어 북한에서는 2005년 평양 대성산 중앙동물원에 있는 앵무새와 말 우리에 동물 지진감시초소를 운영한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건 어떤지 전문가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심진수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 : 문제는 그 메커니즘을 우리가 이해를 못한다는 거죠. 새들이 지진 날 때만 날아가는 건지, 수시로 날아다니는 건데 그 중에 한 번 지진 난 거랑 겹친 건지. 그런 것들이 모두 밝혀져야 될 거 아닙니까. 아직까지 과학지식으로는 그걸 모른다는 거죠.]

[앵커]

하긴 그렇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장기예지 차원에서 아이티 대지진 때 다음 장소가 네팔이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다음은 어디라는 예측이 나와 있습니까?

[기자]

학자들이 제기한 게 있습니다.

이게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일어난 대규모 지진 발생지역인데요, 이런 것과 과거 발생 패턴 감안할 때 학자들은 터키 이스탄불이나 일본 도쿄가 있는 난카이 해구를 꼽습니다.

난카이 해구에선 '앞으로 30년 내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0% 가까이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저기 노란 표시가 되어 있는데 저건 뭡니까?

[기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이제 약하게 있었던 지진을 이야기하는 거고요.

[앵커]

대규모 지진이라면서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점 찍은 위치에 대해서 조금 혼돈이 있는 것 같은데요.

[앵커]

좀 더 연구해서 나오기를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내일이라도 알려주세요.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언제 발생할지 정확한 예측은… 오늘 결론은 그러면 적어도 단기 예보는 어렵다 이렇게 내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기대와 또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여러 가지 예측이 잘 맞았다, 외신에서도 나오고 이제 국내 매체에서도 나왔는데. 이런 기대와 달리 정확한 지진 예측은 불가능하고요. 결국 발생했을 때 빠르게 잘 대처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입니다.

국내에서도 수도권에만 단층이 대여섯 개가 지나가는데, 이게 지진 위험이 있는 건지 아닌지에 대한 연구도 미흡하다고 합니다.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방심하면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는 점, 최근 대지진들이 보여주는 확실한 교훈입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의 팩트체크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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