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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싸고 좋은 차가 어딨어"…사기 판치는 중고차 사이트

입력 2015-02-05 21:28 수정 2015-02-0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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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고차 시장 규모가 어느새 신차의 2배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특히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서 새 차 사기 부담스러운 분들이 중고차 시장을 찾게 되는데요. 특히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는 접근이 쉬워서 일단 들어가 보는데 사기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탐사플러스 취재팀이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와 현장을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저렴한 차량을 사겠다고 연락했습니다.

딜러는 해당 차량이 준비돼 있다며 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온 사람은 딜러가 아닌 젊은 남성, 안내한 곳도 사무실이 아닌 주차장입니다.

인터넷에서 본 차는 손님이 보고 있다며 다른 차를 보여주는데 거의 새 차입니다.

가격은 시세의 절반도 안 됩니다. 경매에 나온 차량을 싸게 샀다는 겁니다.

[알선 딜러 : 이런 건 저희가 경매로 다 잡아온 거라서 차는 저렴해요.]

사고도 없고, 저당도 없다는데 유난히 가격이 저렴합니다.

[알선 딜러 : 네, 사고는 없어요. 사고나 침수 이런 것 당연히 없죠.]

자꾸 캐묻자 이번엔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차량이라 싸다고 말합니다.

[알선 딜러 : 핸드폰도 핸드폰 법이 따로 있잖아요. 인터넷 차량이랑 조합 차량이랑 법이 따로따로 나뉘어 있어서.]

휴게실로 옮겨 이어진 이야기, 말은 또 바뀝니다.

[알선 딜러 : TV 보시면 마네킹 놓고 테스트하잖아요. 신차 뒤로 빠졌다는 얘기는 테스트용 차량으로 빠졌다는 이야기거든요.]

급발진도 하고, 시동도 꺼진다며 겁을 줍니다.

[알선 딜러 : 이 차량 같은 경우는 전자제어장치에 문제가 있어서 테스트용 차량으로 빠진 건데, 급발진 가능성이 있는 차예요.]

그러면서 슬쩍 다른 차량을 보라고 말을 꺼냅니다.

[알선 딜러 : 손님은 왜 싼타페만 보시려고 하세요? 다른 차량도 많은데.]

또 다른 딜러를 접촉해봤습니다.

역시 젊은 남성들이 나와 사무실이 아닌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차량과 색깔을 말하자 한 명이 내려가 사무실에서 열쇠를 가져옵니다.

비닐도 뜯지 않은 새 차, 가격은 시세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알선 딜러 : 킬로 수가 짧은 거는 아까 말했다시피 전시용으로 했던 차량이기 때문에.]

딜러 전용 프로그램으로 두 차량의 등록원부를 조회해봤습니다.

두 차량 모두 근저당이 잡혀 있었습니다.

충돌 테스트 차량, 전시 차량이라 싸다는 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이른바 미끼 매물입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관련 피해 민원 건수는 4백5십여 건으로 전년도보다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김성호/피해자 : 이거 때문에 시간 다 뺏기고 그 사람들이 자기 체면이 어떻게 되느냐. 저희는 6시간 동안 기다리면서 뭐한 건데요. 화가 머리끝까지 나죠.]

실태를 알아보려 중고차 매매단지 고객센터를 찾았습니다.

이미 딜러의 말에 속아 광주에서 올라온 손님이 화를 내고 있습니다.

[손님 : JTBC죠? 허위매물 여기 엄청나게 많아요. 속아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하지만 정작 손님을 끌어들인 딜러는 종적을 감춘 상황, 차량을 소유한 상사에서는 제대로 확인을 못 한 손님 책임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딜러 : 성능기록부도 안 보고, 하나도 안 보고. (계약금을 넣으신 거네요.)]

반복되는 민원에 매매 단지 측도 머리가 아픕니다.

문제는 대형 매매단지에 상주하는 일부 알선 딜러들입니다.

주로 허위 매물로 손님들을 끌어들인 뒤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차량을 파는데, 거짓말은 각양각색입니다.

있지도 않은 허위매물 단속팀을 사칭하기도 합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 : 허위인 게 티가 나니까 고객이 화나잖아요. 그럼 (고객이 딜러한테) 당신 뭐하는 거냐고 물으면 그다음에 구세주가 나타나서 그 딜러를 딱 쳐요. 너 지금 뭐하는 거냐고 그래요. 손님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 사람을 확 믿어버려요. 역할만 바뀌었을 뿐이지 똑같은 짓 하는 거예요.]

일부 상사와 대형매매단지에서는 악성 알선 딜러들을 가려내고자 자정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 : 계약할 때는 어느 상사에서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고차조합이나 단지에 속해 있지 않아 제제도 어렵습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 : 쟤가 허위매물일 거야 (생각을 해도) 거래를 하고 있는데 거기 가서 했는지 안 했는지 들이대면 흥정을 깨는 것밖에 안 되잖아요.]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사무실로 가지도 않고, 신분을 밝히지도 않기 때문에 단속도 쉽지 않습니다.

[박성우/인천 서구청 : 허위 매물자들은 자기가 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할 것 같다. 이건 빠져야 되겠다 싶으면 민원인이 그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요. 확보를 못해요. 신분? 어느 상사 속했다. 누구다. 전화번호와 성명을 밝힌 사람이 일치하겠느냐.]

알선 딜러들이 모인 곳을 어렵게 찾아가 봤습니다.

좁은 공간에 컴퓨터 수십 대가 설치돼 있고 상담 전화를 받는 여성들과 알선 딜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취재진인 것을 밝히고 미끼 매물에 대해 묻자 화를 냅니다.

[알선 딜러 : 영업방해잖아요. 지금 이게 뭔데요. 그럼.]

거짓말을 한 이유에 대해 묻자 수천, 수만 대의 차량을 일일이 어떻게 확인해보냐며 그런 건 알 수 없다고 오히려 화를 냅니다.

[(왜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하십니까) 무슨 거짓말이요. 그게 어떻게 거짓말이에요. 근저당이 남아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고. 14000대를 다 전화해? (1대를 물어봤잖아요.) 아니 그러니까 근저당이 남아있고 안 남아있고를 떠나서 돈 갖고 오라고.]

근저당 여부는 차량번호만 알면 딜러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돌리는 프로그램에는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

[이쪽에 보시면 차량 성능점검표 이런 게 있어요. 근저당이 잡혀 있고 안 잡혀 있고는 저희도 몰라요. (아니, 자동차등록원부를 보면 바로 나오잖아요.) 등록원부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몇몇 딜러들은 취재진에게 슬며시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겁니다.

[알선 딜러 : 절대 없죠.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아니 사장님이 이 차를 4000만 원에 샀어요. 1000만 원에 팔 거예요? 맞죠. 똑같은 거예요. 오게 만들려고. 1000만원 주세요. 그리고 할부를 2천 얼마 가져가세요. 이거라니까요]

[알선 딜러 : 왜냐하면 그런 문제를 알면서도 그냥 싼 맛에 사는 분들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손님이 오면 좋은 거잖아요. 문제가 있다고 하면 솔직히 올 분이 누가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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