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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블랙 프라이데이, 한국 직구족에게도 '대박'?

입력 2014-11-27 22:21 수정 2014-11-2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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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상 이맘때면 외신으로만 보던 블랙 프라이데이가 남의 일이 아닌 게 됐습니다. 해외직구, 그러니까 인터넷으로 직접 미국 제품을 사는 게 익숙해지면서 블랙 프라이데이를 노리는 국내 소비자들도 많아진 겁니다. 오늘(27일) 팩트체크에서 정말 싸게 살 수 있는 건지, 이런 열풍의 원인은 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일단 블랙 프라이데이가 뭔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예. 미국에서 11월 마지막 목요일이 추수감사절이죠?

이 다음날, 금요일부터 연말까지 엄청난 세일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쇼핑시즌이 시작되는데요, 그동안 적자 보던 업체들도 이때 흑자로 돌아선다고 해서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미국 소매 소비의 70%가 이때 이뤄질 정도라고 하니 정말 대단한 기간인데요, 한국 시각으로는 29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앵커]

며칠 안 남았네요? 전부 그걸 기다리고 있다는 말씀이죠? 그러니까 그때 사면 정말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신 것 같은데, 진짜 많이들 기다립니까?

[기자]

사실 벌써부터 세일이 상당히 들어간 미국 인터넷 쇼핑몰들이 있어서 구매가 시작되고 있는데요.

한 국내 인터넷쇼핑몰이 회원들 대상으로 이와 관련해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과거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해본 경험이 없다는 사람이 74%였는데, 이번에는 한번 해보겠다는 사람이 71%나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들썩들썩하고 있다는 분위기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언론에서도 많이 얘기해서, 저도 사실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아직 들지는 않았는데,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합니다. 그런데 예를 들면 해외배송비 문제도 있고, 관세 문제도 있고. 그걸 다해도 쌉니까?

[기자]

인터넷에서 직접 해본 많은 소비자들이 관세나 배송비 고려해도 국내보다 싸다, 이렇게 이야기해서 한번 품목별로 짚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실제로 싼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브랜드인 UHD 65인치 벽걸이TV의 경우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사면 425만 원 정도인데, 미국 아마존닷컴에서 해외직구로 사면 2500달러 정도, 관세 배송비 다 포함해도 350만 원이었습니다. 70만 원 정도 차이 나는 거죠.

국내에서 68만 원 정도 하는 A사 태블릿PC도 미국에서 직구로 사면 이거저거 다 합쳐서 51만 원, 차액이 17만 원 정도인 거죠.

그런데 모든 품목이 그런 것은 아니었고요, 고가 패딩으로 유명한 이 C사 제품의 경우 국내 가격이 76만 원 정도인데, 미국에서 직구로 사면 배송비, 관세 합쳐 125만 원으로 오히려 더 비쌌습니다.

미국의 한 경제매체에선 명품이나 저가 가전제품, 운동용품 등은 오히려 블랙 프라이데이에 사는 게 불리하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설명을 듣다 보니까 이건 환율도 중요하겠군요. 요즘 환율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옛날보다는 훨씬 낮기 때문에. 그래서 또 이런 게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얘기 들어보면 무조건 다 살 건 아니고, 품목별로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아서 잘 따져봐서 구입해야 할 것 같은데요. 문제는 배송이 제대로 되겠느냐, 혹은 물건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쉽게 반품이라든가 교환이 되겠느냐, 이런 걱정들도 하시겠네요?

[기자]

실제로 그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사고로 이어진 사례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작년 동안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직구 관련 불만상담 건수가 1551건, 전년도에 비해 31%나 늘었습니다.

[앵커]

그만큼 직구족도 많이 늘어나니까 그래서 이런 현상도 나타날 것이고요.

[기자]

맞습니다.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 살펴보려면, 해외직구 과정을 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해외쇼핑몰에 직접 접속해 카드결제한 뒤 집으로 배송받는 경우가 있고요.

요즘 해외직구족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과정을 좀 편하게 하기 위해, 직구족이 산 물건을 미국에서 다 모아서 배송만 대신해주든지, 아니면 아예 사서 배송까지 다 해주는 구매 대행업체들도 있습니다. 물론 수수료를 받는 거죠.

그런데 이중엔 검증되지 않은 대행업체나 개인 블로거가 직접 하는 경우도 있어 배송이나 반품 등에서 분쟁이 생길 수가 있는 겁니다.

[앵커]

아무튼 이런 문제가 있어도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하는 얘기가 되는데. 특히 금년에 그렇게들 많이 하시겠다고 말씀하시니까. 그런데 우리나라에 원래 그렇게 장기간 동안 큰 폭의 세일 기간이 별로 없기도 하고 미국과 비교해서. 그래서 그런 측면도 있고 또 호기심도 많이 발동할 것 같고…이유는 그렇게 볼 수가 있을까요?

[기자]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선 봄 세일, 여름 세일, 가을 세일, 1년 내내 세일이라 사실상 세일이 없는 거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지금 말씀하신 그 차이를 살펴보려면 왜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게 없는가 하려면, 양국 간의 유통구조 차이를 좀 알아야지 되겠습니다.

우리나라 유통은 기본적으로 백화점 중심인데요, 우리 백화점은 팔 물건을 자기들이 사오는 게 아니라 업체를 입점시켜 수수료 받는 부동산 장사 위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고 부담이 없고, 그래서 어느 기간에 왕창 모아서 할인판매할 필요도 없는 거죠.

국내 소비자들이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에 매력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를 전문가에 들었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김시월/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 수입품들(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가 높다, 높게 책정된다는 그런 인식들도 있고, 실제로 그런 면도 있고요. 그러니까 직구족이 느는 것 아닌가 싶네요. 장기적인 걸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지금 불경기도 계속될 것 같고, (해외 직구를) 젊은 층에서 오히려 굉장히 많이 하고 있잖아요?]

[앵커]

그렇다면 여기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이게 이번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하나의 소비패턴으로 자리잡아 버리면. 국내 업체들은 그만큼 좀 불리해지지 않습니까?

[기자]

그래서 그 부분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조사해봤더니 굴지의 유통업체들도 이 블랙프라이데이에 맞불 작전으로 세일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워낙에 '호갱님', 호구와 고객을 합쳐서 호갱님 대접에 화나는 사례들 많이 있지 않았습니까?

블랙프라이데이 열풍이 국내 유통업계에 아주 좋은 자극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보는 마음입니다.

[앵커]

인터넷 쇼핑과 환율이 합작해낸 새로운 소비패턴.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 시장도 대비해야 될 것 같고요.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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