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달 전 일본 온타케산이 분화했을 때 한 소녀가 어른용 등산 점퍼를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알고 보니 추위에 떨던 소녀에게 자신의 점퍼를 입히고 보살피다가 함께 생을 마감한 회사원이 있었습니다.
이정헌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시커먼 화산재 구름이 등산객들을 덮칩니다.
[위험하다!]
[내려가야 하나?]
[대피소, 대피소로 갑시다.]
최고 시속 300km로 돌멩이들이 비처럼 쏟아집니다.
당시 가족과 산을 찾았던 초등학교 5학년 나가야마 아카리는 다리를 다친 뒤 큰 바위 뒤로 몸을 숨겼지만,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숨진 소녀가 어른용 녹색 점퍼를 입고 있는 게 이목을 끌었습니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옷 주인이 26살 회사원 오미야 히로시란 걸 확인했습니다.
목격자들은 그가 추위에 떨던 소녀에게 점퍼를 입혀주고 상처를 치료해주다 함께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나가야마의 아버지 : 남달리 겁이 많은 아이였는데…정말 감사의 말밖엔 (드릴 게) 없습니다.]
주인 잃은 녹색 점퍼는 회사원의 유가족에게 전달됐습니다.
[오미야의 아버지 : 얇은 점퍼와 티셔츠만 입은 채 발견됐는데, 춥진 않았는지…살아 돌아온다면 정말 훌륭하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온타케산에는 아직도 6명의 실종자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까지 쌓이면서, 수색은 중단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