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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단통법, 누구를 위한 법?…곳곳서 '원성' 자자

입력 2014-10-08 22:12 수정 2014-10-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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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이른바 단통법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시행된 지 일주일 정도 됐나요, 그런데 이게 과연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느냐 오히려 더 늘려가느냐 하는 문제가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데, 지금 소비자 단체에서 서명 운동까지 하면서 굉장히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통신비 부담은 증가한 것이 맞는가, 이것부터 팩트체크에서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지금 제 앞에 나와 있습니다. 통신비 부담 늘어났습니까?

[기자]

이게 가격과 관련된 부분이니까요, 제가 판매점에 직접 가서 어떤지 확인을 한 번 해봤습니다.

한 달에 내야 되는 요금이, 단통법이 시행되지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보면 소비자들이 지금처럼 화를 낼만 합니다.

현장 모습 한 번 보고 가시죠.

[김종연/판매점 사장 : 이거를 계산해보면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75000원짜리 기본요금 썼을 때 한 달에 73732원 납부를 했어요 소비자들이… (그런데) 오늘 기준으로 했을 때는 95992원이 나와버려요… 상담도 거의 1/3 가량 줄었어요. 단통법 시행하고 나서는 한 달 요금이 이만큼 더 나와 버리니까 어느 손님이 와서 이거를 구입하겠냐는 겁니다. 저희 매장만 하더라도 이달에 벌써 1/3 지나갔는데 지금 2대밖에 판매 못하고 있으니 이 상태로 진행이 되면 우리는 매장 비용이라든지 제세 공과금, 이런 걸 하나도 납부를 못할 상황이에요.]

[앵커]

지금 판매업체 사장이시잖아요. 굉장히 고민이 많으신 모양이군요. 근데 저렇게만 들으면 잘 모르겠는데 조금 더 설명을 부탁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알겠습니다. 항상 휴대전화를 새로 가입하러 가면 거의 암호표 같은 요금표를 보게 되죠.

거의 암호 해독을 해야 되는 수준인데, 제가 아주 간단하게 핵심만 추려서 쉽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이통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갤럭시S5 모델로 한 달 7만 5천 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를 보겠습니다.

기계값은 단통법 시행 이전이나 이후나 89만 원 정도로 똑같고요. 요금 할인액이나 부가세 같은 것도 다 똑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보조금을 보시면요, 단통법 이전엔 65만 원 정도, 이것도 상황에 따라서 또 판매점에 따라서 다르지만 이통사 보조금에 제조사 보조금, 판매점에서 주는 혜택 등 해서 최대 65만 원까지 받을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14만 6천 원으로 확 줄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마구잡이 보조금을 막 줄였기 때문에 이렇게 14만 6천 원으로 뚝 떨어지게 된 건데, 그렇게 되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부로 갚아야 하는 액수가 늘어나게 된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한 달에 내야 되는 요금도 단통법 이전에는 7만 3천 원 정도였었는데, 청구요금이 9만 5천 원 정도로 오르게 됩니다.

[앵커]

2만 2천 원 정도가 늘어났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달에는 2만 2천 원 정도가 차이가 나고, 이걸 보통 2년 약정기간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2년 다 합치면 53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원래 법 시행하겠다는 건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거였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 됐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건가요?

[기자]

권익위에서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도 비슷한 질문, 참 많이 들어왔습니다.

"도대체 왜 단통법 만든 거냐", "우리에게 왜 이러느냐" 이런 질문이었는데, 일단 방통위의 답변을 보면 경우에 따라 들쑥날쑥했던 보조금을 딱 상한선 30만 원 법으로 못 박아 불필요한 출혈을 없애고 그 대신, 다른 쪽으로 이통사들의 경쟁을 유도해 요금 자체를 낮추겠다는 거였습니다.

소비자들은 아쉽지만 30만 원까지는 보조금이 나오긴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웬걸,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업체들이 짜기라도 한 듯 4~5만 원, 많아야 18만 원 정도의 보조금만 주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앵커]

사실 이게 핵심입니다. 왜 이통사들이 이러고 있느냐, 그렇죠? 그게 핵심인 것 같은데, 사실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려면 이런 상황은 안 벌어지는 건데 그럼 왜 이렇게 됐습니까?

[기자]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지적인 건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카이스트 경영대의 이병태 교수에게 들은 이야기가 가장 똑떨어졌습니다.

한번 듣고 가시죠.

[이병태/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 기업들이 할인해주거나 가격경쟁을 할 이유를 다 뺏어버렸기 때문에 소비자들한테 훨씬 불리하게, 아마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비싸게 사야 되는 나라로 바뀌었어요. 고객도 못 뺏어오는데 뭐 하러 가격을 낮춰 주겠어요?… 그래서 안 깎아주는 거죠.]

[앵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마트폰을 사야 될지도 모르는 나라, 이게 확 와 닿네요.

[기자]

지금 또 이병태 교수가 한 얘기가 가격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무슨 이야기냐면 단통법 3조를 한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별적인 지원금을 모두 없앤다는 취지로 번호 이동을 하든 신규 가입을 하든 기기변경을 하든 보조금 액수를 차별하지 못하게 한 건데요.

이렇게 하니까 어차피 모든 업체가 마찬가지 상황에 놓여 있지 않습니까?

그 상황에서 경쟁을 하니까 굳이 남들보다 보조금을 더 줄 이유가 없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모든 차별을 없앤다고 하지만 아까 보니까 고가냐, 저가냐. 그 프로그램제에 따라서 또 보조금 차이도 또 나잖아요. 그건 왜 그런 거죠?

[기자]

그게 또 논란이 되는 부분인데요. 아까 제가 보여드린 요금표는 월 7만 5000원짜리 고가 요금제였죠.

그런데 이번에는 3만 5000원짜리의 요금표를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앞에서는 7만 5000원 할 때는 보조금이 14만 원 정도 됐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중저가 요금제일 때는 이통사가 주겠다고 한 보조금이 6만 9000원밖에 안 됩니다.

이러다 보니까 단통법 시행 이전에 그래도 3만 5000원짜리 요금제를 하면 한 달에 한 4만 원 정도만 내면 됐는데 이제는 청구요금이 6만 7300원까지 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요금제가 예를 들면 3만 5000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내는 건 그것보다 2배가 되는 그런 상황이 됐군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그 요금제가 사실은 우리 일반 서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요금제이기도 한데.

[기자]

맞습니다.

[앵커]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더 많이 내야 되는 거니까 당연히 논란이 될 만합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 부분에 있어서 특히 또 논란이 될 소지가 많은데요.

단통법 시행령을 보면요, 요금제별 기대수익과 시장환경변화에 따라서 지원금을 차등지급할 수 있다, 이렇게 명기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결국 이통사가 자기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기준으로 보조금을 마음대로 정할 수가 있다, 이렇게 봐야 된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누가 발품을 많이 파느냐에 따라서 요금 차별이 생겼던 거였는데요. 어떤 싸게 파는 곳을 찾느냐에 따라서요.

그런데 이제는 누가 비싼 요금제를 쓰느냐에 따른 차별만 남았다, 그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방송통신위원회는 뭐라고 합니까? 이렇게 논란이 큰데.

[기자]

이렇게 논란이 커지자 이제 어제 방통위원장이 기자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일단 시간을 가지고 좀 지켜보자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현장에서 본 결과 판매업자들은 열흘 동안 1, 2대 팔아서 당장 이번 달 월세 어떻게 하겠느냐 아우성이고요.

또 소비자들은 매번 우리가 무슨 봉이냐, 아주 원성이 대단합니다.

방통위가 이야기한 것처럼 정책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어쩌면 이런 걱정과 원성,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팩트체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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