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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AG '동네 운동회' 수준?…엽기 운영 논란

입력 2014-10-0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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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다리시던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오늘(1일)도 팩트체커, 김필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저희도 몇 차례 보도해 드렸고, 오늘 이와 관련된 내용들을 다 검증을 해 봤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망신살 뻗친 인천아시안게임 사건사고 15가지', 인터넷과 SNS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 중요한 부분들 좀 뽑아서 하나하나 한 번 짚어봤습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이 쪽지입니다.

[앵커]

'구월동 아시아드 선수촌으로 가주세요, 부탁합니다.'라고 쓰여있는데 이게 뭐죠?

[기자]

네, 지난달 21일 밤에 일어난 일인데요.

펜싱 남자 개인 사브르에서 동메달을 딴 중국의 쑨웨이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기자회견 때문에 좀 늦게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선수촌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놓쳤고요, 통역도 모두 퇴근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을 기다리다가 조직위 사람을 만나서 어떻게 되느냐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이곳에서 타면 안 되고 저쪽 정류장으로 가라" 가르쳐줬는데 그게 또 잘못된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30분을 추가로 기다렸는데요.

나중에는 그 조직위 사람이 결국 택시를 타고 가라고 하면서 "이제까지 뭐하다 셔틀버스를 놓쳤느냐"라면서 화를 냈다는 겁니다.

[앵커]

대게 이기면 기자회견을 하는 게 상식이잖아요? 조직위라면 그것을 모를 리가 없는데 그걸 고려하지 않고 셔틀버스를 배치한 것도 문제고, 한참 헤매다 이렇게 되니까 오히려 또 화를 냈다는 것도 선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겠군요?

[기자]

저도 썩 납득이 안 돼서 그 상황을 모두 목격하고 이 쑨웨이 선수를 선수촌까지 택시로 같이 타고 갔다는 기자가 있어서요, 저희가 직접 통화를 해 봤습니다. 통화내용 한 번 듣고 가시죠.

[이우중/세계일보 기자 : 뭐 정 안되면 택시라도 타고 가야 된다면서 쪽지를 건네줬습니다. 택시기사한테 보여줘라 라고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그런데 반말로 그러니까 9시 반 차 안 타고 뭐했냐, 뭐했어? 라고 말하는 거예요. 영어나 중국어 통역이 될 수 있는 사람 없나 하니까 일언지하에 없다고 하니까 할 말이 없는 거잖아요. 제가 좀 미안한 생각이 들고, 그때 자원봉사자가 같이 보고 있었어요 그걸. 그분도 그러시더라고요. 제가 다 죄송하다고…]

[앵커]

사실이란 얘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쩌면 기자 사회에서 훈훈한 미담으로 남을 수 있는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반면에 이 셔틀버스 문제요, 한밤중에 갑자기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돼 외신기자 100여 명이 불편을 겪은 일도 있었고요, 또 수요 예측을 잘못해서 툭하면 '콩나물시루짝'이 되는 버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셔틀버스 탓에 중국 메달리스트가 곤욕을 치렀단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앵커]

첫 번째 이슈는 사실로 판명이 됐고요. 또 한 가지는 북한 선수가 식사 중에 봉변을 당했다, 이런 이야기도 돌았는데요, 그건 어떻게 된 이야기입니까?

[기자]

네, 한 50대 남성이 선수촌에 난입해서요. 북한 유도선수들에게 "빨갱이들" 하면서 욕설을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경찰에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합니다.

[앵커]

선수촌이면 통제가 엄격하게 되는 편 아닌가요?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놀랍네요?

[기자]

네, 그래서 관할서인 인천 남동경찰서에 확인을 해봤더니,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어떻게 가능했던 일이냐, 알아봤더니 식자재를 나르는 차량만 따로 통과하는 게이트가 있는데요.

경호 인력이 근무가 느슨한 틈을 타서 그 게이트를 통해서 들어갔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남성은 그 게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또 어떻게 알았느냐는 부분도 궁금한 부분인데요, 경찰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송명수/인천 남동경찰서 강력5팀장 : 그 친구가 거기에서 공사현장에서 완공되기 전에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요. 이 친구의 말은 식당에 어떠한 음식이 제공되는지 궁금해서 들어갔다라고 하는데. 낮부터 술을 많이 마시고 술기운에 들어간 거죠. 근무가 좀 느슨했고, 근무자의 문제점이었죠.]

[앵커]

원인이야 여러 가지로 따져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자칫하면 남북 간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었을 뻔했는데 그 얘긴 없이 넘어간 모양이군요. 또 다른 것도 있습니까?

[기자]

네, 안타깝게도 또 있습니다.

또 다른 논란 중 하나는요, 이슬람권 선수에 대한 차별 논란입니다.

어떻게 된 이야기냐 하면은 이슬람권에선 히잡이라고 해서 여성들이 얼굴과 목을 가리는 문화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 조직위가 지금 보신 것처럼 카타르 여자농구팀에게 히잡을 쓰고 경기를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결국 카타르팀이 시합도 안 하고 경기장을 왔다가 그냥 떠났다는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앵커]

실제로 네 경기 정도를 보이콧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무슬림이 아시아권에는 많은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걱정이네요.

[기자]

네, 조직위에 직접 확인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우리가 못하게 한 게 아니라 국제농구연맹, FIBA에서 못하게 했다는 겁니다.

규정을 보면요. 다른 선수의 부상 방지를 위해 헤드기어나 머리 장식을 하면 안 된다, 이게 규정으로 되어 있는 겁니다.

카타르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놨는데요.

"우리는 FIBA를 압박하기 위해 여기에 나왔다"
"(히잡 착용) 금지규정을 알았지만 경기장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국제농구연맹을 향한 일종의 항의 퍼포먼스였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카타르 선수가 말을 우리 조직위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를 보이콧했다'라는 말은 '거짓'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대상이 FIBA였지 우리 조직위는 아니었다, 엄밀하게 따져야겠죠. 그 밖에도 경기 중에 경기장에 비가 새고, 정전되고 참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조직위는 그럼에도 성공적인 대회다 자평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달 26일이었습니다. 조직위원회 권경상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를 했었는데요. 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아시안 운동회라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기자가 좀 도발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발끈하면서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다. OCA, 아시아올림픽 평의회 회장은 역대 경기 중에 가장 좋은 경기였다고 칭찬했다"라며 반박했습니다.

자, 그런데 이번에 취재하러 온 외신기자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홍콩 언론은 "한국판 전국체전인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요. 또 일본에선 "이래서 평창동계올림픽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 이런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앵커]

폄하하는 것은 아닐까요?

[기자]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외신 기자들의 눈에 그렇게 보였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더 큰 행사 계속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무조건 잘했다면서 덮어두기보다는 냉정하게 평가하고 되돌아보는 게 필요한 시점일 것 같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문제지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여태까지 우리가 88올림픽이라던가 86아시안게임이라던가 경험도 많은데 왜 이런 현상이 자꾸 지속이 되는가 하는 안타까움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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