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리를 건너던 행인이 급류에 쓸려가는 걸 목격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장 119에 신고부터 하시겠죠. 무슨 다리에서 사고가 났다. 그런데 정작 사고가 난 다리의 이름을 모르거나, 다리의 이름이 아예 없다면 당연히 출동이 늦어지는데요. 대전에는 이런 이름없는 다리가 21개나 된다고 합니다.
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잠겨버리는 이른바 '잠수교'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들 다리에선 거의 해마다 급류로 인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지난달에도 이 다리를 건너던 60대 여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목격자는 구조 당국에 사고 지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다리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도 곤혹스러워합니다.
[박봉애/대전시 봉명동 : (여기서 사고 나면 어디라고 설명하실 건가요?) 많이 애매하죠. 워낙 (하천이) 길어서.]
제가 걷고 있는 이 다리 역시 이름이 없는 다리, 이른바 무명교입니다.
대전 지역에만 이런 다리가 21곳에 달합니다.
구조를 담당하는 소방관들도 애를 먹긴 마찬가지입니다.
인근의 큰 건물부터 찾는 방식으로 사고 위치를 추정해야 해 출동이 늦어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목종균/대전중부소방서 119구조대 : 출동 지연이 많이 되고요. 현재 그곳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요구조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대전시는 뒤늦게 이들 다리에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