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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실 바로 아래 80명…"탈출하라" 한 마디만 했어도

입력 2014-05-0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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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박수현 군은 자신이 머물던 객실 번호를 뚜렷하게 찍어 뒀습니다. 저희는 이 번호를 단서로 세월호 내부 구조를 분석해 봤습니다. 놀랍게도 수현 군 주변 객실에 80명 넘는 친구들이 배치돼 있었고, 그 바로 위쪽에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한 조타실이 있었습니다.

방송할 필요도 없이 아래층을 향해 "탈출하라"고 한 마디만 외쳤어도, 거의 모든 아이들이 살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정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고 박수현 군은 영상에 '베드룸 B-19'라는 객실 번호를 뚜렷하게 담았습니다.

세월호 내부 구조 도면과 단원고 학생들의 방 배치 등을 분석한 결과 B-19 객실은 4층 선수 쪽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객실은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한 5층 조타실 바로 아래쪽이며, 이들이 머물던 선원실과는 더 가깝습니다.

특히 5층에 연결된 중앙 계단 바로 옆입니다.

굳이 방송을 할 것도 없이 5층 조타실에 있던 선원들 중 한 명이 계단쪽으로 걸어와 아래층을 향해 "질서 있게 탈출하라"고 육성으로 전달해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거리인 셈입니다.

수현 군 방 주변에만 80명 넘는 학생들이 배치돼 있었습니다.

더욱이 당시 탑승객이 찍은 사진들을 보면 중앙 계단은 층간이 뚫려 있어 5층에서 육성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면 수현 군이 있던 4층은 물론, 다른 학생이 있던 3층까지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 군이 사진을 찍기 약 25분 전, 선원들은 그 한 마디를 하지 않고 해경 선박에 올라탔습니다.

해경 구조정은 밖에서 나오지 않을 승객들을 기다리며 세월호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선장은 뭐하길래.]

[진짜 타이타닉 된 거 같아.]

[아 내리고 싶어 진짜 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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