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의 여신이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는 편견없이 공평하기 위해서라고 하죠. 법은 그 만큼 감정을 멀리하고 냉정해야 억울한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법과 감정은 서로 모순입니다. 그러나 세상 일을 그렇게만 재단하기 어려울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서로 모순인 두 단어를 합쳐 '법 감정'이란 말을 만들어 냈죠. 오늘(11일) 뉴스의 화두는 바로 그 법 감정입니다.
지난해 8월과 10월에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칠곡 계모 사건과 울산 계모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오늘 대구와 울산에서 동시에 열렸습니다. 칠곡 계모에게는 징역 10년, 울산 계모에게는 15년이 각각 선고됐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법원에 도착한 칠곡 사건의 계모 임모 씨가 취재진을 피해 복도에서 뛰기 시작합니다.
[법원 청원경찰 : 잡아 잡아 사람 잡으라니까!]
친아빠에겐 온갖 욕설이 쏟아집니다.
[시민단체 관계자 : 창피하냐. 애 죽여놓고.]
재판부는 임 씨에게 상해치사와 아동학대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의 절반입니다.
재판부는 부검 결과 사망원인이 한차례 강한 충격으로 나와 무차별 폭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친아빠 김 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8살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울산 계모 박모 씨에게는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가 인정됐습니다.
칠곡 사건보다 학대 기간이 길고 폭행 정도가 심해 형량은 징역 15년입니다.
[심경/울산지법 공보판사 : 살인의 범위까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워 상해치사를 유죄로 인정하되 양형 기준상 권고 형량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겁니다.]
검찰은 구형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판결이 나온 만큼 법리 검토를 거쳐 항소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