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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세계지리 8번 소송전' 평가원 대형로펌 선임 '구설수'

입력 2013-12-1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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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과목 8번 문항 오류 논란과 관련한 소송의 결론이 16일 내려지는 가운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정부 공인 법무공단을 두고 민간 대형로펌의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험생을 상대로 정부 출연 기관이 국민 혈세를 써가면서 과도한 힘을 쏟는 것 아니냐는 힐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15일 법조계, 교육계 등에 따르면 평가원은 이번 소송에서 유명 대형 로펌 중 한 곳인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하고 총 6명의 변호사에게 소송대리를 맡겼다.

'광장'은 현재 160명 이상의 변호사를 둔 대형 로펌으로 업계에서는 김앤장, 태평양과 함께 '빅3'로 거론된다. 최근 삼성전자-애플 특허소송, CJ 비자금 사건 등을 변호한 바 있다.

평가원 측은 변호인단으로 서울서부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등을 역임한 유원규(61·사법연수원 9기)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부장판사 출신 송평근(47·19기) 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하지만 대다수 정부 기관들은 소송에 임할 경우 주로 국가 공인 로펌이자 민간 로펌보다 가격이 저렴한 정부법무공단을 이용한다.

정부법무공단은 청와대, 감사원, 교육부 등 국가 기관 뿐 아니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한국장학재단 등 공공기관 등 대부분 정부 부처나 산하 기관과 고문 계약을 맺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정부법무공단은 행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로펌"이라며 "소송비용은 기관이나 사안별로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일반 로펌에 비해서는 훨씬 더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평가원 측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16일 선고 이후 정확한 선임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국가 기관이라고 해서 꼭 정부법무공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변호사가 6명이라는 것 역시 우리가 명수를 정한 것이 아니라 로펌과 계약하고 로펌이 팀을 짜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소송에 임할 경우 외부 로펌이 아니라 소속 변호사나 고문 변호사 한 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평가원이 과잉 대응한다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의 경우 법무팀과 소속 변호사 위주로 사안을 논의하되 외부 인력을 이용할 경우 고문 변호사 15명 중 1명에게 맡긴다"며 "소송비용은 건마다 다르지만 행정소송의 경우 주로 건당 250만원 정도 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평가원 측이 굳이 대형 로펌을 내세운 건 논리적으로 미약하거나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많기 때문에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즉, 패소에 대한 내부의 불안감을 방증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가 기관이 소송 성격이나 전문성 등 사안에 따라 정부법무공단 대신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단 변호사들은 행정 소송을 거의 전담하기 때문에 이쪽 분야에선 유능한 편"이라며 "일반적으로 행정 소송에서 정부 기관이 대형 로펌 변호사를 무더기로 선임하는 건 흔치 않다"고 전했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광장'과 같은 대형 로펌이라면 1억원 안팎의 수임료를 받을 수 있지만 국가 기관이란 점을 고려해 낮춰졌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수임료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수험생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국가 기관이 대형 로펌을 앞세운 건 국민 정서상 모양새가 보기 좋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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