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무차별적으로 도·감청해온 사실이 드러나 미국이 곤혹을 치르고 있죠. 그런데 이 도·감청에 미국 스스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고정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전화를 하거나 소파에 앉아서 참모들과 대화합니다.
편안하고도 스스럼 없는 모습이지만, 외국 순방 때는 다릅니다.
2011년 3월 남미를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텐트 안에서 누군가와 통화합니다.
장소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호텔 최고급 객실.
야외가 아닌 호텔 안에 텐트를 친 겁니다.
사흘 뒤 엘살바도르 방문, 역시 텐트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순방 때마다 특수 텐트를 챙긴다고 보도했습니다.
텐트는 폭발물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재질로 만들어지며 소음 발생 장치 등이 설치돼 도·감청이 차단됩니다.
그래서 참모들과의 민감한 대화는 모두 이곳에서 이뤄지는 겁니다.
미 정보당국의 전직 고위 인사는 어디를 가든 미국 대통령도 염탐의 대상이어서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조치는 비단 대통령에 국한되지 않고, 의원이나 정책결정권자, 군 지휘관 등도 외국에서 유사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냉혹한 첩보전을 주도하는 미국, 그런 만큼 각별한 대비책을 가동 중인 것이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