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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에는 '2군'이 없다

입력 2013-06-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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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에는 '2군'이 없다


프로야구 막내구단 NC에는 '2군'이 없다. 2군 대신 'C팀'이라고 부른다. 1군은 'N팀', 부상 선수들이 모인 재활군은 'D팀'이다. 팀 명칭인 NC 다이노스(Dinos)의 알파벳 첫 자를 떼어내 순서대로 이름을 붙였다. 기존 8개 구단들이 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시도다.

다소 낯선 N팀·C팀·D팀은 이태일 NC 구단 대표가 아이디어를 냈다. NC 구단은 "2군에서 뛴다고 하면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또 '나는 2군 선수다'라는 인식이 굳어져 발전이 더뎌질 위험도 있다. 그래서 우리 팀만의 명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뛰었을 땐 N팀만 있었고, 올해 정규시즌에 참가하면서 C팀과 D팀이 새로 생겼다.

군(軍)은 일본 프로야구식 표현이다.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은 팀을 1군·2군·육성군 등으로 나눠 운영한다. 일본 야구의 영향을 받은 한국 프로야구는 NC를 제외한 8개 구단이 1·2군 개념을 가져다 쓰고 있다. 2010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군 리그를 퓨처스 리그로 바꿔 부르고 있지만 각 구단들은 여전히 1·2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는 크게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로 구분한다. 메이저(major)는 사전적으로 '중요한', 마이너(minor)는 '중요하지 않은'이라는 뜻이다. 마이너리그도 각 단계별로 루키·싱글A·더블A·트리플A 팀으로 나뉜다. 한국과 일본의 1·2군처럼 단어 자체에 우열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와 달리 N·C·D팀은 어느 팀이 상위인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소속팀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지난 4월26일 C팀에서 N팀으로 올라온 투수 임창민은 "C팀에 갔다고 상처받지 않았다. 마치 회사에서 부서를 옮긴 느낌이었다. 각 팀원들이 서로 섞였을 때도 자존심 상할 일이 없다"라고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작은 차이는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8위(17승2무27패) NC는 5월 한 달간 12승1무10패를 올리며 형님 구단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한화를 9위로 떨어뜨렸다. C팀에서 올라온 최금강·임창민 등의 활약으로 팀 전력이 탄탄해졌다. C팀 성적은 더 좋다. 18승1무18패로 퓨처스 남부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KIA와 삼성의 2군이 C팀 아래에 있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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