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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등 SNS작전'…주가조작꾼·교사 등 25명 기소

입력 2013-04-03 20:28 수정 2013-04-03 20:28

인터넷 주식카페 개설해 유료 회원 모집…"금감원 조사 겁 안나"
'두치님 천사님 100주씩 추가 매도요' SNS로 실시간 작전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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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주식카페 개설해 유료 회원 모집…"금감원 조사 겁 안나"
'두치님 천사님 100주씩 추가 매도요' SNS로 실시간 작전 지시

'카톡 등 SNS작전'…주가조작꾼·교사 등 25명 기소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주식카페를 개설하고 주가조작을 통해 시세차익을 챙긴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강남일)는 3일 정치테마주 열풍을 악용해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시세조종을 주도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인터넷 주식카페 운영자 김모(3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카페 회원인 중학교 교사 최모(31)씨와 간호사 임모(33·여)씨, 대학생 이모(22)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나모씨 등 20명을 벌금 300만원~7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플라스틱원료 도소매업체인 S사 종목에 대해 고가주문, 통정매매 등의 수법으로 2046차례에 걸친 시세조종으로 모두 1억8000만여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150억원의 자금과 37개 증권계좌를 동원해 고가매수 668회, 통정매매 291회, 시종가관여 1087회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6만5400원에서 21만원까지 321% 끌어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한 주식투자 관련 블로그·카페에서 매월 회비 10만원씩 유료 회원들을 모집한 뒤 자금조달, 주식매매 리딩 등 주가조작 계획을 세웠다.

유통 주식수와 거래량이 적고, 신공항 건설 후보군인 경남 밀양 지역에 부지를 소유한 S사를 시세조종 대상 종목으로 삼았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 의지를 보여 증권가에서 S사 종목이 '신공항 테마주'로 분류된 점도 감안했다.

김씨가 사전에 작전에 동원할 회원수 및 증권계좌, 예상자금을 파악하고 작전기간을 치밀하게 계산한 뒤 A, B팀으로 나누어 매매수량, 매매가격을 가이드하는 속칭 '리딩'을 하면, 회원들은 일사분란하게 리딩에 따라 주가조작에 나섰다.

종전에는 주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소위 '작전'이 이뤄진 반면, 김씨는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과 같은 SNS 채팅방에서 '김작가'라는 필명을 사용하며 작전대상종목 선정, 매매 수량·매매 타이밍 등을 실시간 지시했다.

이를 테면 김씨는 'S종목 143500원에 각자 5주에서 10주씩 매도잔량 겁니다', '150000원 바로 아래에 매도잔량 분산해서 쌓습니다', 'meteor님 40주 매도, 다크엔님 35주 매도, 두치님 천사님 100주씩 추가로 매도요. 하한가 작업' 등의 구체적인 지침을 내렸다.

특히 "금감원 조사한다고 해도 겁나는 게 없는 세력입니다. 워낙 계좌 분산이 잘 되어있어서 법조망을 잘 피합니다"라며 불안에 떠는 회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런 수법으로 김씨는 최고가를 기록하기 하루 전날 유명 증권사이트 종목토론게시판에 '매수신호 발생, N자 파동 급등 차트' 등 600개가 넘는 종목추천 글을 올려 매수세 유입을 유도한 뒤 다음 날 최고점에서 매도해 수익을 챙겼다.

김씨는 또 주식투자 초보인 회원에게는 S사 주식을 최고가에 매수하도록 개별적으로 추천해 다른 회원들의 보유 물량을 처분하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카페 회원 130여명 중 20여명 이상이 적극적으로 주가조작에 가담했고, 이 과정에서 중학교 교사인 최씨는 별도의 유료 카페를 몰래 개설해 김씨의 작전 내용을 역이용하는 '꼼수'를 부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검찰은 각종 포털사이트 및 증권전문사이트를 중심으로 주식정보나 주식매매 관련 유료 카페·블로그가 난립해 주가조작 범죄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포털사이트 한 곳에 개설된 주식 관련 카페가 100여개(회원수 1만명 이상)에 달하고 이 중 회원수 10만명 이상인 카페도 20여개에 달한 것으로 검찰은 추산했다.

검찰은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 등을 이용한 주가조작 범죄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시세조종으로 취득한 불법 수익은 환수 조치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 등을 이용한 주가조작 행위에 대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며 "정치 테마주 열풍에 편승한 주가조작 사범들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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