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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싱 급증하는데…피해 구제는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3-03-1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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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인 '스미싱'이 급증하고 있지만 피해 구제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다. 피해자가 이동통신사와 결제대행사, 온라인 게임업체 등에 결제액에 대한 취소나 환불을 요구해도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거절하고 있다. 더구나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피해자만 골탕을 먹고 있다.

○…SKT, 피해자에 "따져봐야 해줄 게 없다"

SK텔레콤 가입자인 지모씨는 무료 쿠폰 행사라는 스미싱 문자를 눌렸다가 15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30만원이 소액결제가 된 것을 알고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를 했다. 마침 SK텔레콤에서 업계 최초로 스미싱에 따른 불법적인 결제 요청을 취소해주기로 했다는 언론의 보도도 접해 무난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씨는 SK텔레콤 고객센터 상담원에게 "우리한테 따져봐야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사이버수사대에 전화하라" 등 무책임한 말만 들었다. 결제가 이뤄진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과 결제대행사 모빌리언스도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말만 했다. 지씨는 "이통사와 결제대행사, 온라인 게임업체가 너무 무책임하다. 황당하고 화가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씨처럼 스미싱을 당한 피해자들은 자신 몰래 결제된 금액을 취소하거나 환불을 받으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지만 피해 구제는 커녕 울화통만 터지고 있다. 스미싱과 엮여 있는 이통사와 결제대행사, 온라인 게임업체가 하나 같이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이버수사대나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사이버수사대는 사기범을 잡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당장 피해 구제를 해줄 수 없다.

○…방통위도 "구제해줄 방법이 없다"

피해자가 앉아서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은 스미싱의 특성 때문이다. 스미싱은 스마트폰으로 온 무료 쿠폰 등을 사칭한 문자메시지 내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자신도 모르게 악성코드가 깔리고 휴대폰 소액결제에 필요한 인증번호가 사기범에게 전송된다. 사기범은 미리 확보했던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아이디(ID), 탈취한 인증번호 등으로 넥슨 등과 같은 온라인 게임업체에서 아이템을 구입해 아이템거래사이트에서 되팔아 현금을 챙긴다.

따라서 이통사와 결제대행사, 온라인 게임업체의 시스템 상에서는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들은 소비자가 부주의로 해킹을 당해서 벌어진 일인 만큼 자신들이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나 결제대행사, 온라인 게임업체에 문제가 있다면 통신망법 등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스미싱은 이용자를 속이는 것이어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최선의 방법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통사와 온라인 게임업체에 최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통사에는 피해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취소를 요청해야 한다. 사기를 당한 금액이 요금 고지서에 반영되기 전이라면 이통사가 결제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 이 방법이 가장 신속하고 쉽게 스미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지씨의 사례처럼 SK텔레콤은 해주지 않지만 LG유플러스는 요금 고지서 작성 전에 필요한 요건(사이버수사대 신고필증 등)을 갖추면 취소해주고 있다.

요금 고지서가 작성됐다면 온라인 게임업체에 환불을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대부분 환불을 거절하고 있다. 그래도 근거를 남기는 차원에서 환불 요청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와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스미싱 피해를 구제하는 데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모바일게임에서 자녀가 부주의로 소액결제를 하면 환불을 해준다"며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좀더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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