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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미국 시장이 '싸이를 허락한 이유'

입력 2012-09-16 20:50 수정 2012-10-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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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미국 시장이 '싸이를 허락한 이유'


'유튜브 센세이션'싸이가 미국 팝시장의 중심부로 거침없이 질주 중이다. 지난 15일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올랐다. 음악 좀 듣는다는 미국 팬들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노래가 한국어 노래 '강남스타일'이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로 화제가 되던 초반, 일부에선 '너무 웃겨서 그런 것', '개그맨인 줄 알고 좋아한다'며 깔보던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싸이는 유튜브 스타를 넘어서 전세계 팝시장의 중심, 미국 시장에서 주목하는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싸이가 수많은 K-POP스타들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팝시장에 깃발을 꽂은 주인공이 된 셈. 그간 많은 한국가수들이 '월드스타'를 꿈꾸며 도전했지만 결국 쓴맛만 봐야했던, 콧대 높은 미국 시장이 왜 싸이에겐 문턱을 낮췄을까.

▶웃겨서 떴다고? NO! 웃기기만 하면 화제의 동영상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이 핫 영상으로 뜨자 다들 '웃겨서 떴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웃기기만 한 노래에 '전세계 다운로드 1위'의 영광은 허락되지 않는다. 웃긴 뮤직비디오만 유튜브에서 공짜로 보면 되지 굳이 돈들여서 노래를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없다. '강남스타일'은 지난 15일 미국뿐 아니라 월드통합 아이튠즈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미국 외에도 캐나다·아르헨티나·체코·네덜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리투아니아·파라과이·페루·슬로바키아·홍콩·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타이완·타이 등 18개국 국가의 아이튠즈에서 모두 1위다.

전문가들은 '강남스타일' 1위의 저력은 바로 깔깔 웃으면서 따라부르게 만드는 중독성 넘치는 음악에 있다고 말한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싸이는 꾸준히 프로듀서로 능력을 닦아왔다. 또 멋있는 척하지 않고, 자신만의 매력이 묻어나는 음악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싸이표 음악의 정체성을 완성해왔다"면서 "팬들에게 음악적인 신뢰감이 높은 YG라는 브랜드를 달면서 시장에서 느끼는 음악적 파워도 업그레이드 됐다"고 설명했다.

'강남스타일'은 지난 2001년 1집 '새'부터 시작된 싸이 특유의 중독적인 일렉트로닉 랩댄스 음악.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역시 "'강남스타일'뮤비가 그저 웃겨서 떴다면 웃긴 노래들은 다 그렇게 인기를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YG의 노래들은 최신 팝스타일과 가장 가깝게 닿아있다. YG의 프로듀서들이 만드는 음악도 그렇고, 싸이의 노래들도 그렇다. 싸이의 노래는 LMFAO의 스타일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최신 스타일 음악이 없다면 화제의 동영상으로 끝났을 일"이라고 설명한다.

▶얻어걸렸다? NO! 준비된 팝스타 '웃기지만 우습지 말자'

싸이의 미국 시장 장악은 LTE 속도다. 싸이가 미국 홍보를 위해 출국한 건 지난 5일. 당시 20~30위를 오가던 아이튠즈 순위는 본격 현지 홍보가 시작되며 급속도로 치고 올라왔다. 그사이 엄청난 '사고'를 많이친 덕분이다. 지난 7일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에 올라 말춤을 춘데 이어 NBC '투데이쇼' 및 '엘런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하며 시청률을 높이더니 16일에는 미국 NBC 간판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까지 등장하며 미국 사람 절반은 아는 스타가 돼버렸다.

이렇게 유명 쇼에 줄줄이 캐스팅 되고 있는 건 '유튜브 센세이션'이란 배경뿐 아니라 여러 무기가 있어서 가능했다. 우선 싸이 뒤에는 스쿠터 브라운이란 파워풀한 매니저가 있다. 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로 싸이를 적재적소의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시켰다. 싸이는 유창한 영어실력과 뻔뻔할 정도의 당당함을 무기로 매니저가 따온 기회를 1000% 활용하고 있다.

싸이는 미국 보스톤대에서 국제경영학을 공부하다 버클리음대로 옮긴 유학파. 특히 늘 그가 강조하는 '웃기지만 우습지는 말자'를 애티튜드를 온몸으로 보여주며 시청률까지 끌어올렸다. 웃긴 말춤을 추며 등장했다가도 음악을 얘기할 땐 진지하고 당당했다. VMA 무대에선 "이 무대에서 한국어로 말하고 싶었다. 죽이지?" 라며 한국말 멘트를 날렸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앞에서도 멋진 척하지 않고 시원하게 망가졌다.

웬만한 남자들은 다리가 후들거릴만큼 긴장된 상황에서도 싸이는 배포 크게 빵빵 터뜨렸다. 특유의 친화력은 보너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트위터 사진을 나란히 찍었고, 얼마 전엔 팝스타 어셔와는 클럽에 나타났다. 스쿠터 브라운에겐 한국의 '푹탄주'를 소개했을 정도로 '싸이 팝스타 인맥'을 무섭게 확장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어느새 'K-POP대표선수'가 된 싸이가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국내팬들을 뭉클하게 하자 네티즌들은 '싸이가 대한민국의 음악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며 뜨겁게 응원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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