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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붕괴 그리스, 유럽에 '혼돈' 부르나

입력 2012-05-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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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붕괴 그리스, 유럽에 '혼돈' 부르나

6일 치른 그리스 총선거의 출구 조사 결과 양대 정당의 지지도가 떨어져 의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기존 연립정부는 깨지고 정부 구성에도 실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정당의 참여 없이는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그리스의 양대 정당인 사회당(PASOK)과 신민당은 군부정권을 축출한 1974년 이후 30년 가까이 번갈아 집권하며 기득권층을 형성했다. 2009년에 이어 올해도 다시 부채 위기에 몰려 외부의 구제금융을 받게 되자 유권자들이 이번에 준열한 심판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출구 조사에서 지지율 18%를 얻은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제2당까지 넘보게 됐다. 시리자는 총선 유세에서 '대출 상환 중단 후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리자의 이런 공약에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통해 구조금융을 주도한 독일 등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시 국가 부도(디폴트)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매몰차게 반응했다.

기존 구제금융안의 의회 비준에 반대했던 시리자의 급부상으로 내달 중 2차 긴축 재정 프로그램을 펴야하는 그리스는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득권층 바꿔보자" = 총선 결과 양대 정당의 지지율 합계가 38%에 불과한 것은 기존 집권 사회당(PASOK)의 잘못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라는 게 현지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의 분석이다.

사회당은 1981년 총선에서 득표율 48%로 압승한 이후 신민당과 연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권을 지켜갔다. 양당은 1974년부터 집권해 30년 가까이 정권을 누리며 기득권을 형성했다. 게다가 사회당은 2009년 IMF 구제금융을 받은 다음에도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해 지난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위기에 빠지는 치명적인 우를 범했다.

그리스 사회는 2년간의 긴축으로 연금 생활자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등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유권자들은 "더 잃을 게 없다"는 심리에 빠진 나머지 '시리자'나 외국인 추방 등을 주장하는 '황금새벽당' 등 극단적 주장에 솔깃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리자' 급부상 = 그리스 말로 '뿌리와 가지'라는 뜻을 담은 '시리자'(Syriza)로 일컫는 급진좌파연합은 신자유주의에 따른 연금개혁과 사회 보장 체제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이 2001년 결성했다.

이 당은 2004년 총선에서 전국 득표율 3.3%로 의원 6명을 배출한 데 이어 2007년에는 전국 득표율 5.04%를 얻어 14명을, 이번 총선 직전인 2009년에는 4.6%의 득표율로 13명의 의원을 확보하며 세를 키워왔다.

당 대표인 알렉시스 치프라스(38)는 지난 유세에서 긴축 재정을 철회하는 한편 외채 상환을 일시 중단한 다음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가 주도한 구제금융 이행 조건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런 공약은 긴축 재정으로 고통받는 그리스인에게 솔깃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 대표들은 총선 후에도 이행 조건을 지키겠다고 서면으로 확약한 만큼 긴축 조치가 늦춰지면 구제금융 돈줄이 막힐 것으로 누차 경고했지만,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이키지 못한 셈이다.

◇정국 혼미‥'트로이카'는 냉담 = 총선 결과 기득권층인 사회당이나 신민당은 시리자나 공산당, 황금새벽당 등 어느 한 쪽과 공조하지 않으면 정부를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공산당이 시리자의 '구제금융 재협상'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힌 점이 사회당과 신민당 등 연립정부 참여정당들이 위안을 삼을 대목이다.

제1당이 될 것으로 유력한 신민당 당수인 안토니스 사마라스는 총선 전 사회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너무 번잡하다"고 밝히며 난색을 보인 것도 향후 정국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계는 그리스의 재협상이나 유로존 탈퇴 주장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스는 내달 중 2차 긴축 재정을 실행해야 하는 만큼 재협상 또는 유로존 탈퇴는 곧바로 국가 부도(디폴트)로 이어질 것이라고 금융계 인사들은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리스 구제 금융을 주도한 독일의 울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EU 탈퇴에 대해서도 "가입 탈퇴는 자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리스 언론들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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