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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받이 무녀 실체는? '해품달' 인기에 사소한 궁금증도 화제

입력 2012-02-09 10:30 수정 2012-02-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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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받이 무녀 실체는? '해품달' 인기에 사소한 궁금증도 화제


조선시대에 액받이 무녀는 존재했을까?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해품달')이 고공인기를 누리면서 극중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소품 하나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11회는 전국 시청률 37.1%(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41.7%. 아직까지 전국시청률 40%대는 넘어서지 못했지만 가파른 상승세와 높은 '체감시청률'을 고려한다면 '국민드라마'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액받이 무녀와 국화차의 효능 등 극중 설정 하나하나의 실존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해품달' 속 다양한 설정들에 대해 알아봤다.

▶액받이 무녀 존재했을 수도

'해품달'은 100% 픽션이다. 철저한 고증에 입각한 대하사극이나 실제사건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과는 역사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팩션을 표방한 '공주의 남자' '뿌리깊은 나무'가 조선시대 실존인물들과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는 것에 반해 '해품달'은 철저히 작가와 제작진의 상상력에 의존한다. 하지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만큼 최소한의 고증작업은 거친다는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중 하나는 한가인이 연기하고 있는 '액받이 무녀'의 존재여부. '해품달'의 고증 자문을 맡고있는 이호영 중앙대학교 교수는 "정확한 존재여부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단, 액받이라는 단어는 조선시대 관련 자료에서 찾아볼수 없다. 대신 액막이라는 말이 있다. 이훤이 어린 시절 처용탈을 쓰고 어린 연우를 데리고 가 고백하는 장면에 등장한 행사가 바로 나례회라는 액막이 행사다. 궐 안의 잡귀와 액운을 떨쳐내는 의미로 치른 행사로 관상감 등에서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극중 한가인이 소속된 궐내 기관 성수청은 실제로 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호영 교수는 "조선 초기에 만들어졌다가 중기에 사라졌다"고 전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성종실록부터 중종실록까지 10회 이상 성수청이란 말이 나온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떠올린다면 알려지진 않았다고 해도 액받이 무녀가 없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호위무사 잠은 언제 자나?

극중 호위무사 운은 24시간 왕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한차례 바깥을 돌며 친구들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 걸 제외하면 시종일관 왕 옆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합방 때도 함께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자아냈다. 앞서 '뿌리깊은 나무'에서도 호위무사 무휼이 왕의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 쯤되면 호위무사의 취침시간이 궁금해지는게 당연지사. 이호영 교수는 "왕이 특별히 총애하는 호위무사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몇 명이 한 조가 돼 교대를 하면서 암무를 수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이 취침전 마시는 국화차에 대한 궁금증도 나오고 있다. 국화차의 효능과 실제로 왕이 마셨냐는 것. 이 부분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국화차는 위장을 편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든다. 감기와 두통 및 현기증에도 좋다. 몸을 편하게 만들어 숙면을 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고증 외에도 다양한 설정 화제

'해품달'은 역사적 고증을 넘어서 현대적 감각을 도입해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극중 정일우가 '순정마초' 운운하면서 시조를 읊거나 김수현과 한가인이 야외극장에서 인형극을 보는 장면이 한 예다. 의상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시대배경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상상력을 가미해 인물들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해품달'의 제작사 관계자는 "이 작품을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해선 안된다. '어가행렬'등 궁에서 행하는 여러가지 행사가 등장할 때 복식이나 인물들의 정렬방식 등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고증을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극대화를 위해 변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 미술센터 의상팀의 봉현숙 국장도 "고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각 인물들의 성격이 돋보이도록 의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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