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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복귀' 최희섭에게 필요한건 원칙-관용?

입력 2012-01-26 09:36 수정 2012-01-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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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복귀' 최희섭에게 필요한건 원칙-관용?


최희섭(33·KIA)의 고교시절 은사인 허세환(51) 인하대 감독은 25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그에겐 채찍보다는 당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한 건 분명 잘못이지만, 최희섭은 마음이 여리고 순박한 친구다. 올해 KIA에 필요한 선수기도 하다"고 했다. 최희섭에게 문책보다 관용이 필요할까. 선동열(49) KIA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선 감독은 지난 15일 전지훈련을 떠나며 "최희섭의 독단적인 행동이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희섭이 없어도 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때 최희섭은 팀을 무단 이탈한 상황이었다. 이틀 뒤인 17일 최희섭은 조건 없이 '백기투항'했다. 그리고 18일부터 광주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팀 복귀' 최희섭에게 필요한건 원칙-관용?


▶선동열 감독이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

최희섭이 돌아왔지만 선 감독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선 감독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 앞서 구단 관계자에게 최희섭이 복귀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선 감독은 "복귀했다고 용서 받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KIA에 최희섭이 필요하고 한다. 하일성(63) KBS N 해설위원은 "최희섭이 올 시즌 정상 컨디션으로 뛰어준다면 KIA에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는 의견이다. KIA 중심 타선을 맡을 이범호·김상현·나지완은 모두 오른손 타자다.

왼손 타자 최희섭이 중간에 자리를 잡아야 좌·우 균형이 맞는다. 1루 수비 문제도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팀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하 위원은 "삼성 시절 선 감독의 지도 스타일로 봤을 때 최희섭에게 예외를 적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는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최희섭에게 희망은 없을까. 하 위원은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 감독은 마음이 약한 최희섭이 독기를 품고 따라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 감독은 18일 "용서받은 건 아니다"고 한 뒤 "최희섭은 (사죄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환 감독이 관용을 말하는 이유

허세환 감독은 "지도자에겐 원칙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최희섭의 경우엔 약간의 관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희섭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광주일고 재학 시절(1995~1997년) 최희섭에 대해 "내 제자 중 가장 여리고 순박했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 1루수로 뛰었던 최희섭은 2학년 때 슬럼프에 빠졌다. 허 감독은 "그때 내가 '다신 안 보겠다'고 혼냈더니 운동장 구석에서 혼자 울었던 친구다. '감독님이 나를 버린 것 같아 서러웠다'고 하더라"며 "마음의 짐을 덜어줬더니 곧바로 슬럼프에서 탈출하더라"고 말했다.

최희섭의 잠재력에 대한 평가는 더 간절하다. 허 감독은 "최희섭은 이승엽 이상의 잠재력을 가진 선수다. 그 잠재력이 아직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훌륭한 자질이 이대로 바스러질까 걱정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원칙과 관용의 딜레마. '강한' 선 감독이 '여린' 최희섭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할까. 광주구장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최희섭은 2월 21일 오키나와에서 시작하는 KIA의 2차 전지훈련 합류를 목표로 다음달 4일부터 캐치볼과 티볼 배팅을 시작한다.

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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