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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방졸' 안승민 "선배님이 편하게 별명 부르라 했다"

입력 2012-01-26 09:23 수정 2012-01-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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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방졸' 안승민 "선배님이 편하게 별명 부르라 했다" 한화 이글스 스프링 캠프가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렸다. 박찬호(오른쪽)가 후배 안승민을 인터뷰 장소로 데려와 함께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현동 기자


한대화 한화 감독은 오른손 투수 안승민(21)을 볼 때마다 묻는다. "야, 네 친구는 어딨냐?"

안승민의 '친구'는 18세 연상 박찬호(39)다. 안승민은 박찬호의 공주중-공주고 후배인데다,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 숙소의 '방졸'이다. 18년 차이가 있지만 안승민이 노안 축에 속하고, 수염이 많아 둘은 꽤 닮아 보인다. 물론 안승민은 "닮았다는 말 자체가 영광"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너무나도 어려운 선배일 것 같지만 캠프 열흘 만에 상당히 친해졌다. 안승민은 "박찬호 선배님이 존칭을 쓰지 말고 '찹(CHOP·박찬호의 미국 별명)'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지금은 '선배님'이라고 하지만 곧 '찹'이라고 부를 것"이라며 웃었다.

박찬호는 지금의 안승민 나이였던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가 17년을 뛰었고, 지난해 일본에서 1년을 보냈다. 수직적인 한국식 위계 문화보다는 수평적인 문화에 더 익숙하다. 그래서 안승민을 '방졸'이 아닌 '친구'로 대하고 있다.

안승민은 "선배님이 나에게 심부름을 시킨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릇이 몇 개 쌓이면 직접 설거지를 하신다. 매일 아침 7시쯤 일어나는데 선배님이 먼저 기상하실 때도 많다. 내가 코를 골아서 폐를 끼치고 있다"고 했다.

숙소에서는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성인이 된 뒤 처음으로 2인1실을 써본 박찬호는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안승민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단다. 안승민은 "야구·인생·영어 등 주제를 가리지 않고 대화한다. 열흘 동안 1억 마디쯤 나눈 것 같다"며 웃었다.

수다만 떠는 건 아니다. 안승민은 "박찬호 선배님에겐 확실한 자기 프로그램이 있다. 팀 훈련이 끝나고 꼭 개인 훈련을 한다. 러닝·웨이트트레이닝 등을 번갈아 하는데 빼먹는 법이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일은 오늘 꼭 해야 한다'고 말하고 행동한다. 그건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선배님이 '무슨 일이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라'고 충고한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편하게만 지난다면야 안승민에겐 '방장 박찬호'는 최고의 멘토다. 안승민은 "많이 배우겠다. 선배님과 선발 로테이션을 함께 지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간스포츠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김식 기자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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