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월드컵 길거리 관람…환호성·박수 없이 고요
입력 2014-06-19 오후 1:31:15
수정 2014-06-19 오후 8:38:16
[앵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로 꼽히는 북한에서도 주민들이 월드컵 관람을 즐긴다고 합니다. 2012년부터 극빈국들에 대한 무료 중계가 허용되며 우리나라의 중계 장면을 합법적으로 보게 된 건데요. 환호성도, 박수도 없이 시종일관 차분하기만 하다고 합니다.
북한식 축구 관람 풍경을 채병건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한밤중 평양역 광장.
환한 대형 전광판에서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의 경기가 중계되고 있습니다.
광장엔 모여 앉은 평양 주민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경기 장면을 바라봅니다.
이번에 북한팀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우승 후보를 줄줄이 댈만큼 월드컵 흐름을 꿰뚫고 있는 주민도 있습니다.
[평양 시민 : 조선팀이 없는데 좋아하는 팀이라는게 우승 후보 팀이 있으니까 에스파냐(스페인)나 브라질 이런 나라들, 도이칠란드(독일)와 승부하는 팀 아닙니까. 호기심은 많습니다. 어느 나라 팀이 이기겠는가.]
핸드백을 메고 있는 한 여성은 휴대폰을 들어 올려 경기 장면을 찍습니다.
한 주민은 메모까지 하며 경기를 분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북한의 관전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차분합니다.
평양역 광장에선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서 터지는 환호나 함성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경기 관람 때 으레 따라붙는 먹거리 장사나 맥주도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에 월드컵 중계가 허용됐어도 자유롭게 열정을 분출하는 문화가 자리잡는 건 요원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