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동주(38)는 '고연봉 저효율' 선수로 분류된다. 성적에 비해 턱없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김동주는 2011시즌 뒤 두 번째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했다. 두산 구단은 2012년 1월2일 김동주와 3년간 총액 32억원(계약금 5억+연봉 7억+옵션 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동주는 지난 2년간 단 한 번도 공식 연봉인 7억원을 받은 적이 없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때 연봉을 감액하는 규정과 마이너스 옵션(인센티브) 조항 때문이다. 우선 김동주는 '연봉 2억원 이상의 선수가 1군 등록이 말소됐을 경우 1일당 연봉의 1/300의 50%를 감액한다'는 야구규약(제9장 제69조)에 따라 2012년과 2013년 각각 1억5000만원가량 연봉이 깎였다.
여기에 마이너스 옵션으로 실수령 금액이 더 줄었다. 두산은 김동주와 계약 당시 인센티브를 걸었다. 규정타석과 타율 홈런 타점 출루율 등 5개 항목당 4000만원씩 총 2억원 규모의 플러스-마이너스 옵션이었다. 인센티브의 상당 부분이 규정타석을 채울 경우 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김동주는 지난 2년 동안 1군 규정타석에 미달했고, 결국 5개 항목 중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김동주는 마이너스 옵션 계약 조건에 따라 2012년과 2013년 시즌 뒤 각각 2억원을 구단 측에 송금했다.
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는 연예인 등과 함께 성실신고 확인대상자로서 최고 세율이 적용된다. 김동주 역시 2012년 최고세율인 38.5%, 이듬해에는 41.8%(지방세 포함)가 적용됐다. 지난 2년간 김동주의 공식 연봉은 7억원이었지만, 그가 손에 넣은 실제 금액은 매년 계약 조건과 세금을 감안하면 2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년간 1군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마이너스 옵션으로 연봉이 크게 깎였다. 올해도 사정은 비슷할 전망이다. 올 시즌에도 규정타석을 채우는 것이 힘들어졌다. 김동주는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받지 않으려면 규정타석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규정타석은 팀 경기수(128)X3.1인 396타석이다. 그러나 두산은 20일 현재 40경기를 치러 8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올해 1군 기록이 없는 김동주는 당장 1군에 올라오더라도 남은 모든 경기에서 평균 4.5타석씩 나서야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다.
◇1군에서 뛸 가능성은
김동주는 현재 2군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거의 빠짐없이 3루 수비를 소화하며 19일까지 26경기에서 타율 0.419(62타수 26안타)를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645, 출루율은 0.473에 달한다. 두산 2군 관계자는 "훈련 자세나 태도가 상당히 좋다. 실력이나 성적면에서는 흠 잡을 곳이 없다"고 전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부임 후 김동주에 관해 "경쟁에서 이기면 (김동주를) 1군에서 쓰겠다"고 말해왔다. 최근에는 "당장 타순을 흔들 생각은 없다. 김동주는 분명 1군에 올라올 기회가 있다"고 했으나 복귀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김동주는 두산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1998년 1차 지명으로 OB(현 두산)에 입단해 17년째 타 구단 이적 없이 온전히 베어스 유니폼만 입고 있다. 팬들은 그에게 '두목곰'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동안 "선수 생활도 막바지이다.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걸고 명예롭게 뛰고 싶다"고 말했던 그가 베어스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