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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뉴스] 쪽지·카톡 예산…뉴스, 무색해진 '비판'

입력 2017-12-0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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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의 비하인드 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박성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첫 키워드를 열죠.

[기자]

첫 키워드는 < 뉴스, 무색해진 '비판' > 입니다.

[앵커]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뉴스가 분명 비판 보도를 했는데 비판 대상이 극도로 좋아하는 극히 드문 경우가 있는데요. 바로 예산 철회, 지역 민원 예산에 대한 비판 보도가 그런 경우입니다.

[앵커]

쪽지예산, 카톡 예산 등등 포함해서.

[기자]

그렇습니다. 지역 예산을 무리하게 따낼수록 오히려 지역 주민들이 좋아한다는 건데요.

오늘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으로 예결위 소소위에 어제 참여했던 이용호 의원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어젯밤 페이스북에 자신의 지역구인 순창과 임실에 터널, 밤재터널과 임실 옥정호 수변도로 예산을 따내려고 기재부와 담판을 벌이고 있다고 중계를 했고요.

예산국장이 힘들다고 하자 그렇다면 통째로 예산 합의를 깨버리겠다, 이런 압박도 했었습니다.

하마터면 수변도로 때문에 429조 예산안이 날아갈 뻔했는데요.

결국 저렇게 압박과 회유를 해서 옥정호 수변도로 일부 예산을 이 의원은 따냈습니다.

[앵커]

수변도로 아니면 예산 합의 자체를 통째로 깨버리겠다고 압박했다는 걸 지금 자랑으로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거 지금 우리가 이렇게 전달을 해 주면 저 이용호 의원은 더 좋아할 거라는 얘기잖아요, 지금.

[기자]

그런 경우가 많아서 사실 이러한 비판보도가 별 효과를 지금까지 못 냈습니다.

기자들이 흔히 하는 얘기인데 강하게 비판할수록 오히려 의원 측에서 고맙다는 얘기를 듣는 적이 많다.

[앵커]

실제로?

[기자]

그렇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도 많이 느껴봤고요. 한 보도에서는 한 의원이 털어놓기를 "정말 고맙다." 그래서 비판보도가 난 신문을 수백 부를 사서 지역구에 뿌리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이용호 의원도 오늘 한겨레 신문이 비판보도를 했습니다. 통째로 예산안을 날려버리려고 했다, 이런 부분을 보도를 했는데 그 기사를 링크하면서 지역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지역구 의원의 애환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가 오후에 비판적 입장으로 이용호 의원과 통화를 했는데 그다지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튼 비하인드뉴스에 또 등장을 했으니, 좌우지간. 답이 없습니까, 그래서?

[기자]

시스템적으로 막아야 하는데요. 일부에서는 증액, 그러니까 예산을 더할 수 있는 증액심사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공개를 할 경우 욕을 먹더라도 각 지역구 예산을 더 증액할 것이 뻔해 보입니다.

그래서 아예 예결위 마지막 계수조정하는 소위에서는 SOC 예산 등 특정 지역에 해당되는 예산을 증액을 못 하도록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앵커]

비판기사가 난 신문을 프린트해서 돌렸다는데 비하인드뉴스를 녹화해서 돌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를 열어보죠.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 카톡 회동 '맹공' > 입니다.

[앵커]

뭡니까, 이건?

[기자]

오늘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의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의 카톡 메시지가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조금 확대해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개헌안 마련과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렇게 돼 있고요. 그다음에 이른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공수처법도 처리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카톡 메시지는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국민의당의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보냈던 메시지인데요. 묘하게도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의 카톡도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저 밑에 하얀색으로 나온 건 박홍근 의원이 보낸 메시지가 있고 그 위에 노란색, 그러니까 권은희 의원이 보냈던 메시지도 있는데 비례성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선거구제 개편을 개헌과 함께 동시에, 개헌 논의와 함께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이런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앵커]

보면 두 사람의 문구가 조금 다르잖아요. 그렇죠?

[기자]

비슷하면서도 약간은 다릅니다.

[앵커]

이게 합의문을 조정하는 그런 과정이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헌 논의와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두 당이 공동으로 하겠다는 합의문 조정인데요. 여기에 발끈한 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입니다.

오늘 장제원 의원은 예산안 심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정당의 이해득실을 서로 주고받는 밀실야합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미 이 논의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어제 밝힌 바가 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어제) : 예산안이 타결되면 본격적인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추진을 해 가자는 데 대해서 합의했다, 그런 뜻입니다.]

그리고 합의하고 이 구체적인 논의는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하겠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앞서 카톡을 나눈 두 사람이 바로 양당의 원내수석부대표입니다.

그래서 이미 하겠다고 한 것을 카톡으로 논의한 것을 야합이라고 규정한 건데요.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이번 예산안 협의에서 소외됐기 때문에 이를 카톡을 빌미삼아 공세를 하고 또 이번 예산안에서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의 협상을 주도해 왔는데 예산안 협상이 실패했다, 이 책임을 부각시킴으로서 다음 주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른바 범친박 또는 친박에게 좀 더 공세를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치적인 전략이 있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비하인드뉴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알았습니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죠. 세 번째 키워드를 열죠.

[기자]

세 번째 키워드는 < '주어'가 없었다? > 입니다.

[앵커]

오랜만에 듣네요.

[기자]

어제 낮에 안철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서 기자단과 오찬을 했습니다.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기자들이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 문자가 많이 오나?"라고 묻자 "차단해 놔서 거의 안 온다. 수작업으로 다 해 놨다"고 얘기를 합니다.

또 최근에 일을 기자들이 물어보면서 "안희정 지사가 이견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을 좀 받았다"고 얘기를 하자 "공산주의인가 보다.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지혜 아니겠나"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앵커]

주어가 없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안철수 대표는 더 이어서 " 난폭 운전을 하는 사람을 미워할 필요가 없다. 어디 가서 사고 나겠지"라고 얘기했고요. 그러자 표현이 좀 격하다고 생각한 기자들이 "주어만 있으면 하나하나 기사인데…"라고 얘기하자 안 대표가 그래서 "주어를 의식적으로 빼야겠다" 이렇게 좀 우스개 비슷하게 얘기하고 넘어갔습니다.

[앵커]

그런데 다른 건 모르겠는데 난폭운전하는 사람이 어디선가 사고 날 것이라고 하는 것은 글쎄요, 이건 꼭 비유해서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상적으로 하는 말에서 그렇게 했다면 이건 적절치 않은 발언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난폭운전을 하면 개도를 해야지 사고 날 거니까 내버려 두라는 표현을 공당의 대표가, 물론 기자단과의 오찬이지만 그 자리에서 할 표현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아무튼 이 모든 문장의 주어는 없다, 본인이 일부러 의식하고 그랬다는 건가요?

[기자]

의식했다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빠진 건데요. 주어는 생략돼 있지만 문맥상 보면 안희정….

[앵커]

알 수는 있죠.

[기자]

안희정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 비난했던 일부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공산주의 비난에 대해서 이견을 내면 공산주의인가 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이런 표현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표현했던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장은 지난해 재판에서 3000만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비록 주어가 없더라도 저런 표현은 상당히 주의를 해야 하고요.

[앵커]

전 이사장입니다.

[기자]

전 이사장입니다. 지금 해임이 됐습니다. 주어가 없다는 말은 아시는 대로 2007년 당시 나경원 의원이 해서 유명해진 표현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운대 특강에서 "BBK를 설립했다" 이런 말을 하자 그래서 BBK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졌었는데 당시 대변인이었던 나경원 의원이 "주어가 없다" 해서 논란이 됐었습니다.

'해괴한 주장이다, 비약이 심하다.' 당시에 패러디도 좀 많이 나왔고요. 나 의원이 상당히 엄격한 문법을 강조했다고 눈길을 끌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박성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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