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카데미 최고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배우들은 지난주에 귀국을 했고, 미국 일정을 좀 더 이어갔던 봉준호 감독은 어제(16일) 들어와서, 이제 이번주 국내 일정을 갖게 되는데요. 모레 기자회견이 있고요, 그 다음 날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납니다.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로도 불리죠. 꼼꼼한 준비와 구체적으로 정교하게 적혀있는 대사들 때문입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기생충' : Is it okay with you?]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어색한 영어, 각본에는 '길 가다 침 뱉듯'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배우의 분장과 표정은 물론이고, 상황 묘사도 소설처럼 구체적입니다.
[영화 '기생충' : 그 덕에 캠핑 나가리, 가든파티 콜, 비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냐고요.]
특히 반지하 가족이 다 함께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선 "우산을 사려고도, 택시를 타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내밀한 감정 상태까지 설명합니다.
수행 기사와 가사도우미를 취재해 쓴 맛깔나는 대사는 물론이고,
[영화 '기생충' : 어, 38선 밑으로는 골목까지 훤합니다.]
부잣집 부엌에 둔 값비싼 쓰레기통과 등장인물들끼리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까지 빈틈이 없습니다.
이렇게 정교해서 77일 동안 촬영한 이 작품은 다른 영화와 달리 배우들이 정해진 대사 외에 즉흥적으로 내놓는 애드리브가 적습니다.
[영화 '기생충' (애드리브1) : 쉬워 보여도 이런 게. 아주.]
[영화 '기생충' (애드리브2) : 앞에 봐요, 앞에.]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들, 우리를, 이 사회를 돌아보게 만드는 꼼꼼한 각본은 실제 사건도 참고했습니다.
영화에 영감을 줬다는 1933년 프랑스에서 하녀 자매가 고용주 가족을 살해한 '파팽 자매 살인사건'도 기생충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기생충'의 영광을 떠받치는 건 실제 사건들 그리고 실제 사람들에 기초한 이야기의 힘입니다.
(화면제공 : AMPAS)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