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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년차 소사 "서울이 내 집, LG는 내 가족과 같다"

입력 2018-04-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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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년차 소사 "서울이 내 집, LG는 내 가족과 같다"

어느덧 KBO 리그 7년차. 한국에서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타이틀 한 번 획득한 적 없지만 언제나 묵묵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LG 헨리 소사(33) 이야기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소사는 2012년 KIA와 계약하며 KBO 리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어 2014년 넥센을 거쳐 2015년부터 4년째 LG에서 활약하고 있다. 소사는 올해 16일까지 LG에서만 99경기에 등판해 32승 3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LG의 국내 투수, 외국인 투수를 모두 합쳐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다. LG에서 한솥밥을 먹은 루카스 하렐(2015년) 스캇 코프랜드(2016년) 데이비드 허프(2016~17년·이상 투수) 잭 한나한(2015년) 루이스 히메네스(2015~2017년) 제임스 로니(2017년·이상 야수) 등이 떠났지만, 그는 재계약에 성공하며 계속 LG에서 활약하고 있다.
[인터뷰] 7년차 소사 "서울이 내 집, LG는 내 가족과 같다"

그에게 LG는 어떤 팀이냐고 물었다. 소사의 답은 이렇다. "줄무늬 유니폼을 4년째 입고 있다. (홈 구장이 있는) 서울이 내 집, LG는 내 가족과도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 생활, 음식에 모두 적응했다. 생선회 등 날 것만 제외하고 웬만한 한국 음식은 모두 먹는다. 혼자 쇼핑하는데도 전혀 문제 없다. 그는 "한국이 정말 좋다. 내 가족도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소사는 팀 동료들과도 스스럼 없이 잘 지낸다. 구단 관계자는 "소사 보이 나이 많은 선수가 국내 선수와 마찬가지로 소사를 친근하게 여겨 머리를 툭툭 쳐도 소사는 전혀 짜증내지 않고 같이 장난친다"고 귀띔했다.
[인터뷰] 7년차 소사 "서울이 내 집, LG는 내 가족과 같다"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선수'다. 한때 '소사 이발소'가 성행했다. 삼성에서 2014~2015년 활약한 야마이코 나바로는 당시 넥센·LG와 맞대결을 할 때면 소사를 찾아가 "이발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소사는 아무런 불평없이 이발기를 들고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소사는 "요즘도 내게 이발을 해달라는 외국인 동료들이 있다"며 "최근에는 메릴 켈리(SK)가 요청했는데 마침 한국에 와 있는 사촌 동생이 (좀 더 기술이 좋아) 대신 해줬다"고 웃었다. 요즘에도 "히메네즈, 알프레도 피가로(2015년 삼성) 등 KBO 리그에서 뛴 몇몇 선수들과 연락하고 지낸다"고 소개했다.

KBO 리그에서 활약한 기간만 놓고 보면 소사는 전설로 기억될 만 하다. 한국 무대에서 8년째 활약 중인 더스틴 니퍼트(2011~17년 두산, 2018년 KT)에 이어 KBO 리그 두 번째 장수 외국인 선수다. 타자 가운데는 한화 출신 제이 데이비스(1999~2002년, 2004~2006년)가 최장수다. 또 소사는 KBO 리그에서 활약한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통산 최다승 4위(60승)에 올라있다. 그런데 외국인 최다승 5걸에 이름을 올린 니퍼트, 다니엘 리오스(90승), 앤디 밴헤켄(73승), 에릭 헤커(56승)와 달리 MVP나 골든 글러브, 개인 타이틀 한 번 얻은 적 없다.
[인터뷰] 7년차 소사 "서울이 내 집, LG는 내 가족과 같다"

대신 소사가 KBO 리그에서 7년 동안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은 '꾸준함'에 있다. 2012년 이후 KBO 리그에서 활약한 국내, 외국인 투수를 합쳐 가장 많은 1042⅔이닝을 던졌다. 이 기간 토종 투수 가운데는 윤성환(삼성)이 1003⅓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012년 이후 소사와 윤성환 정확히 두 명만 1000이닝을 돌파했다. 그만큼 부상 없이 꾸준하게 던졌다는 의미다.

소사는 로테이션에 따라 자신만의 루틴을 철저히 지키며 훈련한다. 그는 "스스로 어떻게 준비해야 좋은 컨디션과 몸 상태로 등판이 가능한지 잘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내 루틴에 맞춰 훈련하기 때문에 부상 없이 던질 수 있다"고 소기했다. 'KBO 리그 최장수 외국인 선수 타이틀'에 욕심이 없냐고 묻자 "욕심은 없지만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해서 계속 (LG에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해가 지날 수록 성적이 향상되고 있는 소사는 올 시즌 출발이 좋다. 승운이 따라주지 않아 단 1승에 그치지만, 평균자책점은 1.33에 불과하다. 16일 현재 리그 3위에 해당한다. 4차례 등판 모두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중 두 번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였다. 그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야구를 하다보니 많이 적응했고, 또 많이 배운다"며 "그래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것 같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라주지 않은 데 대해 "(선발 투수가) 5점을 내줘도 이길 수 있는 게 야구다. 개인적인 승수에 일희일비 하면 야구를 즐길 수도, 잘할 수도 없다"고 의연하게 덧붙였다.
[인터뷰] 7년차 소사 "서울이 내 집, LG는 내 가족과 같다"

소사는 올 시즌 목표로 "개인적인 수치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내 투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오직 팀 승리를 위해 던질 뿐이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소사는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가을 무대에서 강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합쳐 3경기에서 14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올해도 팀의 가을 야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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