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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주의 시작, 일요일일까? 월요일일까?

입력 2015-11-3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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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오늘(30일)이 11월의 마지막 날이자 월요일입니다. 한 달의 마지막 날이고, 새로운 주의 첫날이죠. 시청자 여러분께 질문을 드릴 텐데요. 그렇다면 이번 주는 11월의 마지막 주일까요, 아니면 12월의 첫 주일까요? 또 이와 관련 있는 질문인데, 이번 주는 월요일인 오늘부터 시작된 걸까요, 아니면 일요일인 어제가 시작이었던 걸까요? 골치 아프십니까? 요즘 내년도 달력이 한창 나오고 있는데, 오늘은 이렇게 달력과 관련된 궁금증들, 사실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이 팩트체크 팀에 많이 들어왔다고 하는데, 오늘 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오늘 조금 가벼운 주제로 하는군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이게 사실 7월과 8월에 들어왔던 시청자 질문이었습니다.

취재는 다 마쳤는데 그간 굵직한 이슈에 밀려 이제서야 전하게 됐고, 마침 오늘이 월요일이면서 이달 마지막 날이어서 어찌 보면 올해 마지막 기회란 생각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우선 시청자들은 어떻게 알고 계시는지, 간단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해봤는데요, 결과 보시면 결코 가볍지 않은, 상당히 간단하지 않은 이슈라는 거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먼저 '한 주의 시작은 어느 요일인가' 월요일이란 답이 54%, 일요일이 43%였습니다.

[앵커]

둘 다 아니라고 한 분들은 어느 요일을 첫날로 삼으신 건지…

[기자]

비슷한 종교적인 이유로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거, 조금 후에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는 거 전해드리고요.

또, 이번 주는 11월 마지막 주인가 12월 첫 주인가에 대해선 12월 첫 주라는 답이 조금 더 많았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물었는데요. 이것도 참 알쏭달쏭합니다. '자정은 오전 12시인가 오후 12시인가' 하는 건데, 이에 대해서도 역시 50%대 47%로 비슷하게 엇갈렸습니다.

[앵커]

거의 반반씩 응답이 갈리는 모습이군요. 그럼 첫 번째,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인지, 월요일인지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찾아보니 이에 대한 궁금증, 참 역사가 깊습니다. 1936년 동아일보 독자질문 코너에 전남 사는 박명배 씨가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종교에 따라 한 주의 첫날을 잡는 게 다르던데 어떻게 된 거냐' 물었더니 '성경 해석의 문제지만 통상은 '일월화수목금토라고 한다'는 게 답변이었습니다.

[앵커]

굉장히 오래된, 역사 깊은 질문이군요. 일제강점기 때도 저 질문이 나왔으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이에 대한 맞는지 틀린 지는 잠시 뒤로 미루고요,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살펴봤습니다.

영국의 경우 사전적으로 월요일을 'The first day of the week', 일주일의 첫날이라고 하고 있고, 한편 미국 사전에선 'The second day of the week', 일주일의 둘째날, 그러니 일요일을 첫째 날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달력에 일요일부터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반면 중국에선 요일 자체를 1번날, 2번날 이렇게 부르기 때문에 월요일을 먼저 표기합니다.

아까 설문조사에서 '둘 다 아니다'라고 응답했던 내용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겠는데요.

이슬람권에서는 금요일이 안식일이다 보니까 목금이 주말이어서 이렇게 달력을 토요일부터 시작하는 곳도 있습니다.

[앵커]

2%에 대한 해답이 나왔군요. 꼭 이 의미라고 볼 순 없겠지만. 한국에서는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달력도 최근 좀 보긴 했는데 대부분 일요일부터 시작합니다.

[기자]

한국의 경우는 어떤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달력, 수첩 제조업체 중 하나인 Y사에 물었더니 "일요일이나 월요일을 먼저 표기해야 한다는 정부 지침 같은 것은 없다"고 합니다.

주문자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데, 다만 특별한 요청이 없으면 일요일을 먼저 표기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서 동아일보 내용도 그렇고, 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인 건가요?

[기자]

그런데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순 없는 게요. 강제성은 없지만 이와 관련한 국가 표준이 있었습니다. 한국기술표준원 관계자 이야기로 직접 들어보시죠.

[배승호 연구사/한국표준기술원 :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죠. 국가 간 정보교환을 위해서 날짜를 어떻게 정해야 되겠냐 하는 국제표준이 있어요. ISO 공적 표준에 따르면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이라고 되어있어요.]

월화수목금토일로 순서를 정한 국제기준을 우리도 쓰고 있다는 건데, 국립국어원에도 문의하니 사전적 정의로도 월요일은 한 주의 시작, 일요일을 한 주의 마지막 날로 정의했습니다. 그러니 공식적으로 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이 아니라 월요일이 맞는 거죠.

[앵커]

정서적으로도 보통 그렇잖아요. 이것도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건데, 그러면 11월 30일이 애매하게 낀 이번 주는 11월 마지막 주인 겁니까? 12월 첫째주인 겁니까?

[기자]

이건 목요일이 어디에 끼느냐가 그 주의 정체를 결정합니다.

한 주의 과반이 어느 달에 속하느냐를 보는 건데, 만약 11월 30일이 목요일이나 그 이후에 있으면 이 주는 11월 마지막 주가 되는 거고, 12월 1일이 목요일 앞에 있으면 12월 첫주가 되는 겁니다.

오늘 11월 30일은 월요일이고 목요일은 12월 3일이죠? 그러니 이번주는 12월 첫째주가 되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이게 제일 헷갈리는 건데, 자정을 오전 12시라고 하느냐, 오후 12시라고 하느냐. 이건 어떻게 합니까?

[기자]

예,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어상으로 볼 때 오후 12시, 오전 12시 모두 틀렸습니다.

오전은 자정부터 정오까지,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시와 분으로만 쉽게 이야기할 때 00시 1분부터 11시 59분까지 정도인 거고, 정오를 지나서 다시 자정까지, 12시 1분부터 23시 59분까지를 오후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정과 정오는 오전과 오후에 포함되지 않는 건데, 그렇다면 이들을 몇시라고 불러야 하느냐, 국립국어원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 : 정오는 낮12시 태양이 표준 자오선을 지나는 순간을 이른다는 정의입니다. 자정은 밤12시를 이르는 말이라서, 자정과 정오는 오전, 오후로 설명을 하면 안될 것으로 보이고요. 낮12시, 밤12시로 표현하는 게 정확하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오전, 오후라는 말 쓰지 말고 밤 12시, 낮 12시 이렇게 부르라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전 12시, 오후 12시라는 건 사실 국어적으로 없는 것이고, 낮 12시, 밤 12시가 좋겠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예, 오늘 세 가지를 짚어봤는데, 정리하면 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이고, 목요일이 12월 3일인 이번 주는 11월 마지막 주가 아닌 12월 첫 주, 그리고 자정은 오전 12시, 오후 12시도 아닌 '밤 12시'라고 불러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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