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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회 Pick] 수능날 아버지 울린 '아들의 큰절'

입력 2017-11-23 19:24 수정 2017-11-23 20:38

시험장 데려다준 뒤 아들의 다급한 전화
"아빠, 지금 다시 올 수 있어요?" 부리나케 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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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 데려다준 뒤 아들의 다급한 전화
"아빠, 지금 다시 올 수 있어요?" 부리나케 갔더니…

수험생 여러분,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습니까. 뜻하지 않은 지진 탓에 페이스 조절도 쉽지 않았으리라 짐작됩니다. 저도 94년 11월 수능을 봤었는데, 정말 끝나고 나오자마자, EBS에서 하는 '문제풀이' 방송도 안 보고 곧바로 가방 던지고 놀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동안 마음 졸이셨던 학부모님들도 고생하셨습니다.

정치권도 수능을 맞아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목 좋은 곳에 수능 대박 기원 현수막 붙이면서 지역민들에게 눈도장 찍기에 바빴죠. 그런데, 오늘 하루 종일 가장 화제를 모은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보시죠. "마지막까지 더 힘내세요"라고 돼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더'를 강조하고 있죠. 이렇게만 보면 평범합니다. 그런데 뒤를 보시죠. 아, 제가 왜 장탄식을 내뱉는지 아시겠습니까? 전재수…전재수…이름이 전재수. "저는 재수, 고로 너도 재수!" 이게 수능 대박 기원 맞나요? 의원님 그냥 얼굴 사진만 넣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수….

전재수 의원님 보니까, 예전 부산 동구 국회의원 지냈던 신군부 핵심 허삼수 전 의원이 생각나네요. 허삼수, 삼수… 반면 환영받는 이름도 있었을 거 같아요. 현수막 사진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충남 아산 시장, 복기왕 시장, 복기, 왕! 까먹은 영어 단어, 수학 공식, 다 기억해내는 복기, 왕! 죄송합니다.

또 눈높이에 맞춘 현수막도 있었습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 이른바 급식체라고 불리는, 얼마 전 복부장도 직접 시범을 보였던, '인정? 어, 인정! 동의? 어, 보감'을 이렇게 차용했습니다. 재밌습니다.

그리고 오늘 많은 분들의 심금을 울렸던 수능 관련 동영상 하나가 있어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광주에 사는 전윤철 씨, 고3 수험생 아들을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출근길에 올랐는데, 아들한테 전화가 온 겁니다. "아빠, 지금 다시 학교로 올 수 있어요?" 아버지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죠. '이 녀석이 수험표를 놓고 갔나? 시험장에도 못 들어가면 어떡하지?' 부리나케 학교로 돌아왔는데, 정문 앞에서 아들이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네요. 아들 이름을 부르면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아들은 갑자기 차 앞으로 계속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아들, 차앞에 엎드려 큰절을 하는 아들, 그렇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서 깜짝쇼를 준비했던 거군요.

이같은 상황은 전윤철 씨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던 겁니다. 이 영상을 편집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고3 아들의 큰절 퍼포먼스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름이 전준서 군인데, 웃으면서 시험장을 나섰을까요? 아니면 '그 이벤트 안 하고 한 글자라도 더 볼 걸' 후회하고 있을까요. 어찌 됐든 정말 멋진 아들 두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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