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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칼빈슨 조롱' 확산…"트럼프, 전 세계 언론 상대 사기"

입력 2017-04-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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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칼빈슨 조롱' 확산…"트럼프, 전 세계 언론 상대 사기"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에 재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 핵 항공모함 칼 빈슨호가 실제로는 한국과는 정반대 방향인 인도양 남쪽으로 이동한 사실과 관련해 백악관과 국방부 등 관련 기관들이 오락가락하는 해명들을 내놓으면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9일(현지시간) 칼 빈슨호의 이동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그릇된 해명이 각종 조롱과 비난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칼 빈슨호와 관련된 수군거림이 특히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언론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칼 빈슨호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말을 전했다. 홍 부호는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한국 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만일 그것이 거짓이었다면 트럼프 임기 동안 한국은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잉룬이란 중국 네티즌은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의 블로그를 통해 "만일 칼 빈슨호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는 미국정부의 발표가 단지 엄포와 언어 게임에 그치는 것이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은 오바마 시대로 다시 되돌아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진싼팡(金三胖)은 대화의 장으로 절대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싼팡'은 김씨 집안의 세 번째 뚱보라는 뜻으로 중국인들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중국 뉴스포털인 관차저왕(觀察者網)은 "전 세계 언론은 또 다시 트럼프에게 사기를 당했다"라고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국과 한국, 일본 미디어들은 '일대의 실책( screwup)'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상하이대 군사문제 전문가인 니 러슝은 웨이보 블로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칼 빈슨호를 한반도에 배치했다고 주장한 것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속임수였던 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와 언론이 합동으로 현대판 공성계(空城計)를 사용했다"라고 주장했다.

공성계란 삼국시대 제갈량이 밀려오는 대군을 맞아 성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성루에 올라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금(琴)을 탔던 작전을 말한다. 힘에 부치는 강적을 맞아 허장성세로 적을 속이는 전략이다. 트럼프가 실제로 강한 무력을 갖추지도 못한 채 북한을 향해 큰소리를 치는 속임수 전략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9일 데이비드 벤험 미국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은 싱가포르에 있던 칼빈슨호가 호주로 갈 예정이었으나 경로를 바꿔 한반도로 기수를 돌렸다고 밝혔다. 그는 칼 빈슨호의 한반도 재배치를 전하면서 "북한이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안정을 해치는 미사일 시험과 핵무기 개발 때문에 이 지역의 최고의 위협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 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 등이 잇따라 칼 빈슨호의 한반도행을 확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큰 실수를 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최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매우 강력한 핵추진 항공모함 함대를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보다 더 강한, 매우 강력한 잠수함들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시아를 방문 중이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현재 태평양 상에서 이동하고 있는 칼빈슨 호 전단은 특정한 목표가 없다. 칼빈슨 호의 현 위치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날 오전 발언과 큰 대조를 보이는 내용이었다.

15일 칼빈슨호가 인도네시아 해역에 있는 사진이 공개됐고,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17일 칼 빈슨호가 실제로는 한반도를 향해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태평양 사령부는 다음날인 18일 "아직 한반도로 항공모함(칼 빈슨호)을 보내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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