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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 in UAE]이란전이 끝난 후 박항서가 불같이 화를 낸 이유

입력 2019-01-13 12:08 수정 2019-01-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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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화'를 냈다.

베트남 대표팀은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9 UAE아시안컵 D조 2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이란의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에게 2골을 허용했다. 이번 패배로 2연패를 당한 베트남은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박 감독은 경기 도중에도 화를 냈다. 상대가 베트남 선수들에게 거친 파울을 하거나, 이에 심판이 반칙을 불어 주지 않을 때 박 감독은 액션을 취했다. 이는 감독의 일반적인 일상이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이례적으로 화냈다. 그것도 불같이, 폭발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정도로 박 감독은 강한 액션을 취했다. 이란에 패배해서 화났던 것일까? 아니면 베트남 선수들에게 불만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다. 아시아 최강인 이란을 상대로 졌지만 선전했다. 베트남 선수들은 물러서지 않고 투혼으로 맞섰다.

박 감독의 '화'의 방향은 대회 주최 측으로 향했다. 박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언성을 높이고, 강하게 항의했다. 도대체 무엇이 박 감독을 이토록 화나게 만들었을까?

경기가 끝나고 그 이유를 박 감독에게 들을 수 있었다. 박 감독이 화낸 이유는, 선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그는 화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주최 측에서 우리 선수에게 인터뷰하라고 했다. 이란 감독과 선수가 먼저 인터뷰하고 있어서 급하게 갈 필요가 없었다. 또 경기가 끝나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선수가 벤치에 들어온 뒤 물을 충분히 먹고 인터뷰하러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오라고 해서 항의한 것이다."

박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도 받았다. "이라크전과 이란전에서 연이은 센터백 실수로 실점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박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실수는 선수만의 잘못이 아니다. 실수를 했다고 해서 그 선수를 지적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승패·경기력·결과의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박 감독의 선수 사랑이 느껴지는 두 장면이다. 박 감독은 직접 선수에게 발 마사지를 해 주고, 부상당한 선수를 위해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는 등 선수를 먼저 생각하는 행동으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박 감독의 선수 사랑은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아부다비(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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