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인분이 커피 한 잔 보다 싸다? 선뜻 믿기 힘들지만 '대패삽겸살'이라면 가능하다. 1인분 100g에 1500~2000원 안팎, 여기에 고기 품질도 좋다니 소비자로서는 환영할 일. 하지만 이런 '착한 가게'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좋은 삼겹살을 절대 싸게 팔 수 없다"며 "대패삼겹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가짜 맛 정보의 진실을 파헤치는 JTBC '미각스캔들'이 황교익씨와 함께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대패삼겹살은 돼지고기를 얼려 얇게 썰면 도르르 말리는데 이 모양이 대패질한 나무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황교익씨는 "삼겹살을 생고기로 팔 때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데 냉동으로 판다는 건고기에 문제가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패삼겹살집에서 파는 고기는 몇 등급일까? 1등급 암퇘지를 1500~2000원에 판매한다는 게 가능한 것일까?
'미각스캔들' 제작진은 돼지고기 가격동향을 살펴봤다. 1등급 돼지고기 1kg 도매가는 4,703원, 소비자가격은 17,020원. 이익 한 푼 없이 고기 원가만 받는다면 대패삼겹살집의 1인분인 100g의 가격은 1702원이다. 하지만 누가 전기세와 가스비를 손해보며 장사할까?
대패삼겹살집 주인들은 "고기는 원가대로 팔고 음료나 주류에서 이익을 본다"고 했다. 이 말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미스터리쇼퍼*로 대패삼겹살집을 찾았다.
가게를 나선 황씨는 "수분을 잘 잡고 있는 고기가 좋은 고기인데 대패삼겹살은 수분이 다 빠져나간다. 고기가 두툼하면 먹기 힘들 텐데 얇게 썰어서 먹을 만 한 것"이라며 고기 질이 최저일거라고 확신했다. 이어 "맛 없는 삼겹살을 먹을 만하게 파는 게 대패삼겹살집의 매력일 수 있지만 맛집으로 포장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5일 방송된 '미각스캔들'은 대패삼겹살의 실체가 '모돈(어미돼지)'임을 확인하고, 모돈에 대한 추가 검증에 들어갔다.
TV 음식프로그램의 거짓 정보를 고발하는 '미각스캔들'은 매주 일요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미스터리 쇼퍼 : 일반고객으로 가장한 채 매장을 방문해 품질, 위생, 서비스 등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는 사람.
방송뉴스팀 조은미 기자 eunmi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