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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가' 연상시키는 1500년 전 방울…가야의 신비 풀리나

입력 2019-03-20 21:22 수정 2019-03-2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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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한 번쯤 들어봤을 고대가요, '구지가' 입니다. 이 노래를 불렀더니 하늘에서 6개의 알이 내려와서 가야 여섯 나라가 만들어졌다는 설화도 전해집니다. 경북 고령의 대가야 무덤에서는 이런 '구지가'를 연상시키는 유물이 나왔습니다. 흙으로 만든 방울에 거북의 등, 춤추는 사람 같은 이미지가 새겨져 있습니다. 가야는 6세기 중반까지 존재했지만 문헌 기록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당시 무덤에서 나오는 유물로 1500년 전의 가야를 헤아려보고는 하지요. 3달 전에는 경남 함안의 '아라가야 고분'에서 별자리가 새겨진 덮개돌도 발굴됐습니다. 신기한 유물들은 가야를 둘러싼 여러 가지 상상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강나현 기자가 발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아이 주먹만 한 크기, 지름 5cm 흙으로 만든 이 방울은 1500년 넘는 세월을 견뎠습니다.

얼핏 보면 그냥 평범한 방울로 보이는데, 표면에 새겨진 6가지 그림을 현미경으로 살펴봤더니 독특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거북이 등 껍데기부터 산봉우리, 관을 쓴 남자와 춤을 추는 여자, 하늘에서 내려오는 보따리와 이를 맞이하는 사람들까지.

백성들이 구지가를 부르며 춤을 추자 하늘에서 장차 왕이 될 여섯 알이 든 상자가 내려왔다는 우리가 글로만 전해 듣던, 삼국유사 속 가야 건국 신화 내용을 떠올리게 합니다.

방울은 이 1m 60cm 정도의 작은 무덤에서 나왔습니다.

4~5살 정도, 또 일정 계급 이상인 여자아이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조사단은 이 방울이 아이가 가지고 놀던 물건이거나 무덤에 넣은 제사용품으로 짐작합니다.

어린아이의 치아를 비롯해 작은 토기와 화살촉 등이 무덤에서 함께 발견됐습니다.

그동안 가야가 남긴 기록물이 부족해 그 역사는 베일에 가려져 있고는 했는데 이번 유물은 1500년 전의 가야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합니다.

[배성혁/대동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실장 : 건국신화를 새긴 유물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문헌에 기록된 것들이 유물에 투영돼 있는 건 최초 사례입니다.]

다만 방울에 새겨진 문양의 해석을 두고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의미있는 발굴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해당 그림을 가야 건국신화로 확신하기에는 아직 다양한 해석이 열려있는 상태라 좀 더 치밀한 검증과 연구를 통해 해석 범위를 좁혀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제공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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